개관 30주년 맞은 박여숙 화랑 의미있는 기념 전시
개관 30주년 맞은 박여숙 화랑 의미있는 기념 전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11.2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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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FUL KOREA’전 통해 한국의 색채미 드러내

박여숙 화랑이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색'을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오는 27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열리는 ‘COLORFUL KOREA’전에서는 한국 현대 회화의 대표 작가 김환기·김종학·이대원과 사진작가 배병우, 염장(染匠) 한광석의 작품이 전시된다. 김환기·김종학·이대원 작가는 한국 근현대회화사중 서양의 인상주의와 모더니즘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자연과 전통을 모티브로 거대한 색채의 축제를 작품에 담아내며 한국의 색채미를 찾은 거장들이다. 이번 전시는 명지대 이태호 교수(미술사학과,문화예술대학원장)의 기획으로 이뤄졌다.

▲배병우 BWN2A-031HC, 184 x 223 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9

 엘튼 존과 칼더 재단의 컬렉션으로 잘 알려진 배병우 작가는 이번 전시에 창덕궁의 풍경을 담아냈다. 염장 한광석은 천연 염색 작품을 선보인다.

김환기 작가는 고향의 바다와 하늘을 추억하며 블루 색감과 다채로운 색면의 조합을 완성했다. ‘산월’(山月)에 나타난 미묘하고 신비로운 블루는 그가 항상 그리움을 품었던 고향의 바다 색이다. 바다 색과 조우한 하늘의 청색빛은 두텁게 바른 질감으로 간결하게 표현해 인상을 더했다. 김환기는 순수한 색면 배합의 추상화풍을 시작으로 참신한 색채 감각을 화면에 구축했다.

▲김환기,‘산월’(山月), 100 x 72.7cm

김종학 작가는 태양과 여섯 송이 꽃이 화면에 안정감을 주는 2003년작 ‘풍경’ 등을 통해 화려하게 만발한 꽃들을 통해 생동하는 기운을 표현하고 있다. ‘설악의 가을’은 단풍에 물든 바위산과 흰 구름을 거침 없는 붓질로 표현하며 격렬한 필지의 절정을 보여준다. 김종학은 이처럼 자연에서 혹은 전통 미술에서 자신의 회화적 격식을 갖춰왔다. 

▲김종학 설악산풍경 81x100 cm oil on canvas 2001

이대원 작가는 화창한 인생의 음률을 화폭안에 소나기처럼 리듬감 있는 필법으로 화려하게 담아 낸다. 그는 농원을 그리며 자신의 숨결에 맞춰 계절색을 붓의 탄력으로 쏟아냈다. 1986년작 ‘나무’는 청명한 하늘과 뻗어 나가는 나뭇가지의 움트는 생명력을 인상주의 화풍을 기본으로 한 표현주의적 경향을 보여준다.

▲이대원, 나무, 99.5 x 72.5cm, oil on canvas, 1986
박여숙 화랑의 박여숙 대표는 이 작가들에 대해 “한국인의 미의식을 자극하는 대중성을 지닌 한국의 대표적 작가”라며 “세 작가는 조선시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통해 각자의 개성적인 회화세계를 완성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병우 작가는 창덕궁에서 자연의 색을 찾아냈다. 겸재 정선의 진경 산수를 연구한 후 자연과 가옥이 어울리는 장소를 세련된 구성으로 잡아내 극단적인 두드러짐 없이 조화를 이루는 특징에 주목해 작품에 담아냈다.

이와 함께 오사카 한국 문화원에서 ‘고구려의 색, 한국의 색’으로 주목 받은 염장 한광석의 천연 염색 작품이 더해지며 ‘한국의 색’이 완성된다.

30년 한국 미술 저변 확대 위해 노력한 박여숙 화랑

한편 박여숙 화랑 박여숙 대표는 학창시절 김점선 등과 같은 화실을 다니며 그림을 그렸고 이후 서울로 올라와 '공간'지에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과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예화랑 큐레이터를 거쳐  지난 1983년 8월에 서울 강남 압구정에서 박여숙 화랑의 문을 열며 30여 년간 한국 미술계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1983년 이영학 조각전, 1984년 박윤자 테라코타전 및  유병업 소묘와 파스텔전, 1985년 조성희 개인전을 열며 화랑 초기를 개척했다.

이후 1990년대에 들어 1991년 1회 청담미술제를 개최하며 강남 화랑계의 대표 역할을 자처했고, 핀랜드 도예 6인전, FRENCH MODERN ART 전시를 통해 세계로 시선을 넓혔다. 1993년에는 10년의 발자취 展:개관 10주년 기념전을 통해 김상유·김원숙·김웅·김종학·이강소·이영학·오광섭·이종빈 등 깊은 인연을 맺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1994년에는 로이 리히텐슈타인 전시를 통해 트렌드를 선도했고, 1995년 현 청담동 박여숙 화랑으로 이전하며 김승희 금속공예전, 이고르 미토라이전 등을 열었다.

▲ 박여숙 박여숙 화랑 대표

20주년이던 2003년에는 G. VANGI·CHRISTO·PATRICK HUGHES·HARRIE GERRITZ·NIGEL HALL· FRE ILGEN·BILL BECKLEY·UGO RIVA·박서보·윤형근·김종학·김원숙·김태순·정종미·서정국· 남춘모·이헌정·임만혁·이대원·권옥연·서세옥·김강용·이진용·박은선·박용남·이영섭 등 작품으로 기념전을 개최했다.

계속되는 기획과 전시로 30년 명성을 쌓은 박여숙 화랑은 올해  WORKS ON PAPER전, 이명호 개인전, 김창열 개인전, 探梅 전, 권기수 개인전, 이헌정 개인전 등을 통해 미술 저변 확대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