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입에 달고 사는’ 청소년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청소년들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3.12.0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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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96% 욕설·비속어 사용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일상생활에서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26일부터 나흘간 전국 만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시행한 '국민의 언어생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6%가 욕설이나 비속어를‘사용한다(자주+가끔)’고 답했다. 반면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거의+전혀)’는 69.4%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소년과 욕설·비속어를 연관시키면 양상은 달라진다. 전체 청소년 중 96%가 욕설·비속어를 사용한다고 답해 60세 이상의(48.1%)와 큰 차이를 보였다.청소년들의 욕설이나 비속어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언어폭력으로 사회문제’라고 생각한 비율이 89.4%로 가장 높고 세대 간의 소통을 단절한다(78.8%), 또래 간의 친근감의 표현(57.2%),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다(40.4%) 등 순서로 나타났다.

한편 욕설 사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어른들은 ‘영화나 방송프로그램의 말투’를 꼽은 반면, 청소년들은 9.3%만이 영화나 방송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다. 오히려 주변 선후배나 친구들의 말투(54.7%), 인터넷에서 쓰는 말투(25.3%), 부모 등 주변 성인의 말투(10.7%)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주변 성인의 말투에 대해 40~50대는 5.6%로 나타났다. 문체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주변 성인의 말투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말의 품격이 높아지려면 성인들의 모범적인 언어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42.6%로 가장 높고, 상대방이 나에게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해서(16.6%), 웃기거나 재미를 위해서(15.0%), 의미는 모르고 습관처럼 사용했다(6.6%)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민 10명 가운데 5명은 인터넷이 언어파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56.2%는 언어파괴나 비속어 사용에 가장 영향력을 미친 매체로 인터넷(카페, 게시판 등)을 꼽았다. 방송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5.4%였고, SNS를 지목한 이는 16.2%였다. 신문이라고 답한 사람은 2.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