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르네상스, 정말 잘하고 있나?
한강르네상스, 정말 잘하고 있나?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7.09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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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6,726억원 대부분 토목ㆍ조경공사에, 반포 달빛무지개분수 월 전기요금만 2,100만원

 


전 세계적인 관광 랜드마크로 변모한다. vs 되려 콘크리트를 쏟아 붓고 있다.
한강이 확 달라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회복‘과 ’창조‘를 기조로 한강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 덕분이다. 오는 2030년 완성을 목표로 한강의 12개 공원(광나루, 잠실, 뚝섬, 잠원, 반포, 이촌, 여의도, 선유도, 양화, 망원, 난지, 강서)을 각각 고유한 테마를 지닌 생태공간이자 문화, 역사공간으로 재창조하고, 한강관광자원화를 통해 경제 가치를 창출하며 자연과 더불어 함께하는 문화, 예술 공간을 만드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렇다 보니 한강이 눈에 띄게 변모 해 가고 있어 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확실히 업그레이드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 한편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본지에서는 한강의 변모되고 있는 모습과 시만단체 학계의 우려의 목소리를 담아본다.


한강르네상스는 현재 2010년까지 1단계 33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한강의 접근성 향상 사업과 새로운 문화공간을 탄생 시키는 것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 한강변 워터프런트위치도

그러나 접근성 향상 사업과 새로운 문화공간을 탄생 시키는 문제는 어려운 시기에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강은 실제로 올림픽대로, 강변북로에 막히고 주변 아파트들에 의해 막혀있어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제방을 통과하기 위해선 ‘토끼굴’이라고 불리는 지하 제방통로를 지나가야한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상단에 그린웨이(녹도)를 조성해 시민들이 보다 쉽게 한강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

우선, 오는 2010년 6월에는 가양ㆍ서빙고ㆍ성수지역에 한강 전망보행길이 선보일 것이다. 또 2011년까지 망원과 암사지역에 물과 조화되는 녹색생활공간 그린웨이가 조성된다.

▲ 한강광진교 다리에 조성된 녹지공원

전망보행길은 수상택시, 유람선 등 수상교통과 연결되고, 지하철(서빙고역, 가양역, 서울숲역)을 통해서도 접근이 가능하게 된다. 한강변 아파트들을 공공기여를 통해 재건축시 뒤로 물러서게 함으로써 대규모 공공용지와 시설을 확보해 토지이용을 다양화할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한강으로의 접근도로 38개소를 정비하고 기존 제방 지하통로 34개소의 환경을 정비한다. 한강교량 5개소(양화ㆍ한강ㆍ동작ㆍ한남ㆍ잠실대교)에 버스정차대와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시민들이 한강교량에 하차하면 엘리베이터를 통해 바로 한강공원에 올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당산ㆍ성내ㆍ옥수 3개 지하철역에도 한강공원으로의 연결 보행교를 만들 예정이다.

한강다리도 더 이상 차들만을 위한 다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모한다. 특히 올 7월 말 하부전망대를 개장하게 되는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는 기존 4차로를 2차로로 축소하고 여유 공간은 보행자를 위한 휴식공간으로 만든다.

27개 한강다리 중에 유일하게 보행자 중심으로 조성된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를 통해 광진구 아차산에서 강동구 ‘광나루 자전거공원’까지 산책할 수 있게 됐다.

광진교의 하부전망대는 암사생태공원과 아차산으로의 전망이 탁 트여 있으며 전망대 바닥 중 일부는 삼중강화유리가 설치되어 발아래로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양화ㆍ한강ㆍ동작ㆍ한남ㆍ잠실대교의 전망카페와 마포대교의 전망쉼터 그리고 잠수교 보행로는 한강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한남대교 남단에 신설되는 전망대 겸 휴게 시설인 ‘카페 레인보우(Cafe Rainbow)’는 한강 교량 위에 설치되는 9개의 전망 쉼터 중 가장 먼저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시설로 지난 1일 개장했다.

▲ 한남대교 변에 자리한 CafeRainbow_외부전경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쉼터로 조성된 '카페 레인보우’의 4층은 한강, 한남대교, 남산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로 조성됐다. 카페 메뉴도 건강, 자연, 야외활동 등 웰빙을 테마로 구성됐다.

 잠실대교와 광진교 전망쉼터는 운영을 맡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7월 말 개장할 예정이며, 기타 전망쉼터 6개소(동작대교 2개소, 한강대교 2개소, 양화대교 2개소)는 올 9월 초 개장할 계획이다.

이들 쉼터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상택시를 이용하게 한 것도 이색적이다. 한강 수상택시는 현재 관광객들이 반드시 한번은 타보는 대표적인 관광명물 호주 브리스번의 ‘시티캣’과 같은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강수상택시는 총 10대가 운영 중이며 15개 승강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세계최장 ‘달빛무지개분수’ 있는 반포한강공원, 2010년 인공섬인 플로팅 아일랜드 완공

새로운 문화공간 중 눈에 띠는 것은 단연 오는 2010년에는 완공되는 인공섬인 플로팅 아일랜드다. 또 2014년에는 자연이 만들어낸 한강 노들섬이 복합문화시설로 거듭나 한강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서 한강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플로팅 아일랜드’는 첨단 IT기술을 접목, 미디어 아트(Media Art)를 주제로 공연, 컨벤션, 전시, 레저, 축제 등 다양한 기능이 어우러진 역동적, 개방적 문화ㆍ레저시설로 조성된다.

▲ 한강예술섬이 조성된 노들섬 조감도
반면 노들섬은 정적(Static), 고전적(Classic) 공연 위주의 전형적인 대단위 문화예술 공연장 ‘한강예술섬’으로 꾸며진다.

노들섬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의 주요 조망점으로서 해맞이와 석양 등 자연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섬에 심포니홀(1,900석)과 오페라극장(1,500석), 다목적 공연장은 물론 미술관, 야외음악공원, 조각공원, 생태노을공원, 전망카페 등 1년 365일 예술과 낭만이 넘치는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 될 것이다.

올해 한강르네상스의 사업중 가장 주목 받는 것이 있다면 플로팅아일랜드 조성과 관계있는 반포한강공원이 지난 4월 27일 세계최장의 교량낙하분수인 ‘달빛무지개분수’와 함께 공식 개장한 일일 것이다.

반포한강공원의 준공은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33개 사업 중 첫 결실이자 반포, 여의도, 뚝섬, 난지의 4개 한강공원 조성사업 중 첫 번째로 이룩한 것이다.

여기에 요트나 윈드서핑 등 아직도 우리에겐 낯설고 마냥 부담스러운 수상레포츠까지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매주 토ㆍ일요일 반포한강공원에서는 요트ㆍ모터보트를, 뚝섬한강공원에서는 6~9월까지 윈드서핑 프로그램이 무료로 마련되어 있다.

특히, 소년소녀가장, 생활보호대상자인 청소년들에게는 우선 참여의 혜택이 있으며, 차량ㆍ점심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한강르네상스의 일환으로 뚝섬과 여의도 수영장은 사계절 다목적 수영장으로 변신한다.
여름엔 수영장이지만 다른 계절엔 스케이트장, 카페 등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광나루, 잠실, 잠원, 망원한강공원 수영장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6월 26일 우선 개장했다. 수영장 입장료는 어린이 3,000원, 청소년 4,000원, 어른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해 진행 중인 한강공원 생태프로그램들도 시민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생태복원이라며 추진 중인 사업들 부실의 연속... 부동산 투기도 심각

그러나 이런 장점들에 가려진 이면의 어두운 부분들을 등한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콘크리트에 짓눌린 하천생태계, 수몰된 전통 문화와 역사, 제방으로 단절된 한강과 시민들의 관계 등을 복원하는 계기가 될 줄 알았던 ‘옛 한강의 회복’과 ‘문화생태도시 서울의 창조’의 ‘한강 르네상스’는 오히려 예상을 크게 빗나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각계에서 들린다.  

▲ 여의도워터프런트

서울환경연합 염형철 운영위원장은 “마스터플랜이 작동한지 일 년이 지난 지금, 2010년까지 투입하겠다는 6,726억원의 대부분이 접근성 향상과 이용 활성화를 명분으로 토목공사와 조경공사 비용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광장, 편의시설, 진입로, 관찰로 등을 건설하느라 2008년에만 수만 톤의 콘크리트가 되려 한강에 더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한강변을 따라 조성하겠다는 남북 발전 거점들인 마곡, 상암, 당인리, 여의도, 용산, 흑석, 행당, 잠실 등은 부동산 투기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며  “한강을 공원화해 제공하고, 전략적으로 지원하겠다니, 이들 지역의 땅값이 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강변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용산구, 성동구, 동작구 등의 부동산가격이 여전히 상승세인 것은 한강르네상스의 왜곡된 위력을 실감케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엄 운영위원장은 아울러 “요즘 문제가 되는 반포대교특화사업(사업비 539억원)은 월 2,100만원의 전기요금을 들여 하루 90분간 월 20일, 물쇼를 벌이는 게 핵심” 이라며 “분수 가동에는 300 가구 몫의 전기가 들어가 낭비가 심각하며, 불야성을 이루는 조명은 야밤의 한강생물들에게 빛 공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그나마 생태 복원이라며 추진 중인 사업들도 부실의 연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S대 환경토목과 이 모 교수(63)는 “강서습지공원 확장공사는 사전환경성 조사 과정에서 멸종위기 보호종인 맹꽁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파헤쳤다가, 지금은 이주 대책을 마련하느라 공사를 중단하고 있다”며  꼬집은 뒤 “뚝섬 지구 사업에서는 제방을 가꾸겠다면서 무성하게 잘 자라던 나무와 풀을 밀어버리고 그 곳에 부직포와 나무판자를 엮어 인공적인 화단을 만드느라 수억의 예산을 썼다”고 비난했다.

▲ 한강워터프런트마리나

이와 함께 “둔치의 생태공원 조성공사는 콘크리트로 쌓아올린 둔덕 위에 잔디를 붙이는 등 외관만 녹색”이라며 “그런데도 서울시는 이곳이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며, 10월 개장을 위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한강르네상스는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했던 경부운하 공약의 서울구간 공사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17억원을 들여 발주한 ‘서해연결 주운 기반 조성 기본 설계’는 대형 선박의 왕래에 필요한 수로정비, 갑문시설, 국제 터미널, 선착장 건설 등을 건설하기 위한 것이며 예산은 내년에 36억원으로 늘어나고, 총 1,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또 다른 한 전문가는 “바다와 육지를 다니는 배는 구조부터 다르기 때문에,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주운만으로는 사업성이 없다는게 중론”이라며 “그런데도 서울시가 이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의 80%가 반대해 폐기된 경부운하 되살리기라 할만하다”고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