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 Q(윤진섭)',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연장선상에서의 퍼포먼스 전시
'Han Q(윤진섭)',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연장선상에서의 퍼포먼스 전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2.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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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전시기획·작가가 하나의 정체성. '크리큐라티스트'

▲ 이상한 풍경_Weird Landscape(2012)
오는 3월 7일까지, 아트스페이스 휴(경기도 파주시 소재)에서, Han Q(윤진섭) 개인전, 사물은 초즈의 치즈를 골랐다(La chose chose Chose's cheeze)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비평·전시기획·작가(critic·curator·artist)의 역할을 결합한 자신만의 신조어, ‘크리큐라티스트(cricurartist)’를 표방해온 윤진섭이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기 위한 첫 번째 전시이다.

윤진섭은 1976년 이후 40여 년 동안 작가와 비평가, 전시기획자로 각각 활동해 왔다. 이번 스페이스 휴의 전시에서는 2007년 이후 퍼포먼스 활동을 재개하며 사용했던 왕치(王治/Wangzie)라는 예명 대신에, 'Han Q'라는 예명을 사용한다.

윤진섭은 2009년 이후 ‘페이스북’에서 ‘Pajama Jun’, ‘Vindung Bindung Y’, ‘So So(小小)’, ‘천둥치는 이 밤에’, ‘아침에 힘(朝力)’, ‘진자(晉子:Jinja)’, ‘지족거사(知足居師)’, ‘뒤죽박죽Q(Mingle-Mangle Q)’, ‘Don Fuan 등 20여 개의 예명을 사용해 왔는데, 이는 추사 김정희가 평생에 걸쳐 334개의 명호를 사용한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여러 정체성(이름)을 가짐으로써 하나의 상(像)에 고착되지 않으려는 정신은 유사하다.

한 달간의 전시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는 특징을 갖는다.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따라 유동적으로 전시가 바뀌게 된다. 작가는 한번 설치되면 작품이 철수될 때까지 고착돼 있는 전시를 ‘죽은 전시(dead exhibition)’로 규정한다. 이를 지양하기 위해 작가는 스스로를 무당으로 규정하고, 죽어가는 작품을 살리기 위해서 늘 ‘푸닥거리(굿)’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70년대 이후의 미술 활동을 정리하고 종합하는 성격을 갖는 한편, 비평가(1990년 이후), 전시기획자(1987년 이후), 작가(1976년 이후)로서의 다양한 정체성을 ‘criㆍcuraㆍrtist(크리큐라티스트:critic+curator+artist의 합성어)’로 규정하면서 이 세 가지 요소가 융ㆍ복합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삶과 예술을 분리하지 않으려 시도하는데, 전시기간 동안 전시장에서 자연스레 삶을 퍼포먼스로 옮기는가 하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사물들을 사용하여 작품을 만든다. <사물은 초즈의 치즈를 선택했다(La chose chose Chose's cheeze)>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작가가 갑자기 떠올린 세 개의 똑같은 단어들(순서대로 첫 번째 하나는 불어, 나머지 둘은 영어)의 조합으로 구성돼 있으며, 어떤 논리적인 의미를 구성하지 않음을 통해 세상에는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음을 은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