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고암 작품 500여 점 '첫 선', 2014 이응노미술관 「신소장품 展」
미공개 고암 작품 500여 점 '첫 선', 2014 이응노미술관 「신소장품 展」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4.02.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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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이응노미술관에서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2014년 고암 이응노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이응노미술관에 기증된 고암 작품 50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2014 이응노미술관 신소장품 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되는 작품들은 그동안 대중들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고암의 미공개 작품들이다.

▲ 「2014 이응노미술관 신소장품 展」
 이응노미술관은 2007년 개관 이래 재단이 된 현재까지 기증, 구입, 관리 전환 등의 방법으로 작품을 수집해오고 있으며, 현재 이응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수는 총 1,230점으로, 그 중 1,212점이 기증을 통해 미술관 소장품으로 수집됐다.

 1,212점의 기증 작품에는, 고암의 부인이자 현재 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인 박인경 여사가 총 8차례에 걸쳐 기증한 1,209점, 고암의 유족인 서승완 씨가 기증한 8폭 병풍 1점, 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이 기증한 목조 작품 1점, 그리고 고암과 특별한 인연을 간직한 프랑스인 아를레트 브랜 여사가 기증한 회화 작품 1점이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옥중화를 비롯해 문인화, 풍경화, 무화, 구성, 서화, 판화, 판화 원판 등은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예술작업을 펼친 고암의 예술 세계를 포괄적으로 조망한다.

 미술관 제1 전시실에서는 고암이 동백림 사건으로 1968-1969년 대전교도소 안에서, 2년 반 동안의 옥고를 치를 당시 제작한 옥중화 8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옥중화 작품들은 삶의 굴곡진 단면을 치열한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고암의 예술가적 면모를 살필 수 있는 한편, 이후 <문자추상>, <군상>으로 이어진 고암의 전환기적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제2 전시실에서 선보이는 동물화, 풍경화, 구성 시리즈 등 200여 점에 이르는 미공개 회화들은 고암의 폭넓은 관심분야와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특히 동물화 시리즈는 해학을, 무화 시리즈는 리듬감과 경쾌함을 가득 담고 있으며, 구성 작품에서는 고암에 의해 재해석된 고대 상형 문자와 쐐기 문자, 아라비아 문자 등을 엿볼 수 있다.

 제3 전시실에서는 도불(渡佛) 이전인 1958년도에 제작된 서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는 고암의 작품 세계가 뿌리내리고 있는 토양이 동양화와 서예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암의 서체뿐 아니라, '합작도(合作圖)'와 같이 그와 영향을 주고받은 주변 인물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4 전시실에서는 판화와 판화 원판이 전시된다. 고암만의 작업 방식으로 자유롭게 변주된 판화 고유의 특성과 함께 판화라는 장르가 담아내는 독특한 질감에 응축돼 전달되는 작가의 내면적 고행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응노미술관 김문정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가 일반 대중들뿐만 아니라 근·현대미술사를 연구하는 국내·외 학자들에게 아주 특별한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로부터 고암을 새롭게 배우고 이해하게 되길 기대하며, 이를 계기로 이응노미술관은 현재의 소장품 수집 및 운영 체계를 재정비하고, 향후 수집 및 관리 체계의 발전 방향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응노미술관은 전시 개막 행사로 <소장품 수집 정책 및 관리 방안과 예술자료 아카이브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향후 이응노미술관의 선진화된 소장품 수집 및 관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복기 아트인컬처 대표,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마엘 벨렉 프랑스 세르누쉬 파리시립동양미술관 학예연구사가 발제자로 참석하는 이번 학술세미나는, 신소장품을 통해 바라본 도불 이후의 고암 이응노의 작품 세계를 비롯해, 예술자료 아카이브에 대한 방법론적인 고찰과 프랑스 미술관의 소장품 수집 정책 및 관리 방안이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