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조 'Who am I'전, '돌의 피부에 아이의 영혼을 현상하다'
박대조 'Who am I'전, '돌의 피부에 아이의 영혼을 현상하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3.0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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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갤러리 기획초대전, 3월 11일부터 23일까지
 충무갤러리는 오는 11일부터 23일까지 기획초대전으로 박대조의 “ Who am I "를 연다. 
                    
▲ prayer2_transparency_in_light_box_+_change_color_103.2×153

▲ Desire_120x135Cm_화선지위에_프린트후_금분으로_드로잉+배면조명+칼라변환
 박대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간 수묵으로 산수화와 대리석의 무늬와 색상을 이용해 구현하는 산수 이미지에서 벗어나, 어린아이의 얼굴을 촬영해 이를 확대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순수한 아이의 영혼을 보여주는 얼굴의 전면 뒤로,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과 테러, 환경오염 등을 암시하는 암울하고 비극적인 풍경이 대비되며 슬프고도 찬란한 느낌을 선사한다.

 작업은 단순히 사진을 찍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포토샵의 리터치 과정을 거쳐, 다시 제판‧전사해, 수압을 이용해 현상한 뒤 건조시켜, 감광필름을 돌‧대리석 피부에 붙이는, 복잡한 가공의 과정을 거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박대조 작가는 자연과학을 전공한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로, 오래 전부터 서법을 익히고 대학원에서 한국화와 동양철학을 연구하면서 동양의 미와 심미안을 체득해 왔다.

 작가는 “작품 활동은 자기 내부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자연과의 지속적인 반응과 소통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는 삶의 철학”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연’은 작가와 분리되지 않은 삶의 조건으로 긴밀하게 작용했다. 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을 주 매체로 사용하고 있지만, 돌과 대리석을 2차 재료로 이용한 데서 드러난다.

▲ 오!_주여__139x126Cm_trancyparency_in_light_box__(_2011)

 한편, 인간의 삶을 “자기를 둘러싼 주변 조건들과 자기 내부의 깊은 곳으로부터 발생하는 근원적인 의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해답을 추구하는 힘든 노정”으로 비유하는 작가에게서 작품을 삶으로부터 치열하고 끈기 있게 승화시키는 일견 구도자적인 기질을 발견하게 된다.

 김종근 교수는 이번 전시에 대해 “마치 내레이터가 다큐멘터리를 감정 없이 서술하고 풀어내듯 감정을 감추고 있지만 내면에는 깊숙한 발언과 송곳 같은 아픈 시선이 담겨 있다.”며 “갈등과 인간의 욕망에 의해 상처 입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가장 순수한 어린이의 눈을 빌려 말을 거는 방법”을 통해 ‘충격’을 선사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