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전국 지자체 최초 '물순환 ․ 빗물관리 실천 전략' 수립
종로구, 전국 지자체 최초 '물순환 ․ 빗물관리 실천 전략' 수립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03.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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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비버 네트워크 구현

 종로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침수피해를 저감하고, 수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물순환․빗물관리 정책 실현을 위한 실천전략’을 추진 중이다.

▲ 침투형 빗물받이 설치

 이 실천전략은 침수방지를 위한 기존 하수관로 정비사업과 병행해, 도시 물순환을 개선하고 도시경관 향상을 위해 분산형 빗물관리 시설을 도입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도시 물순환․빗물관리 정책을 선도한다는 의미를 담아, 홍수로부터 숲을 지켜주었던 북아메리카의 비버를 따 가칭‘비버 네트워크(Beaver Network)’로 불린다.

 분산형 빗물관리는 빗물탱크, 빗물저류조, 빗물정원, 옥상녹화, 침투형배수로 등을 이용해 빗물을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하늘로 증발하도록 해 자연상태와 유사한 물순환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종로구는 정책수립을 위해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독일 베를린시, 미국 뉴욕시 등의 사례를 검토했으며, 일본 동경도의 세타가야구를 방문해 선진 사례를 직접 확인하고 종로구와 세타가야구간 지속적인 상호 방문과 정책협조 등을 포함하는 협력서를 교환했다.

 세타가야 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타가야 댐’은 실제로 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심 속에 분산형 빗물이용 저류조나 침투시설을 많이 설치해 소규모 시설이 대규모의 댐 역할을 수행하는 물순환․빗물관리 정책으로, 이를 통해 도시홍수를 저감하고 도시열섬화 방지 및 하천 건천화를 예방하고 있다.

▲ 침투형 배수로 설치

 한편 종로구는 지난해, 홍수저감형 옥상녹화와 침투형 빗물받이, 침투 배수로, 빗물 저류조, 친환경 보도 등을 시범적으로 설치했다.
 이러한 장치들의 가장 큰 특징은 빗물을 바로 하수관으로 흘려보냈던 기존 방식에서 빗물을 저장하였다가 땅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바꾼 점이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빗물이 스며들기에 너무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고, 물을 흘려보내는 하수관의 용량이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지하에는 지하철, 가스관, 통신 등 수많은 지장물이 있어 하수관의 용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

 종로구는 가장 침수피해가 컸던 광화문 일대에는 ‘침투형 빗물받이’100개를 설치해 시간당 170톤의 물을 하수가 아닌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했다.

 비만 내리면 물이 고여 있던 학교 운동장 개선법으로는 100년이 넘은 매동초등학교 운동장에 ‘빗물 침투시설’을 설치해 150여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게 했다. 폭우 시 학교 운동장의 하수관을 넘치게 하던 빗물을 운동장 가장자리에 설치한 침투형 저류시설로 모이게 한 후 땅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그리고 학교 옥상으로 눈을 돌려 청운중학교 옥상에 ‘블루 루프’라는 ‘저류시설’을 설치해 29톤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게 했다. 화단에는 저류조를, 위에는 화단을 만들어 비가 오면 토양과 식물에 의해 흡수된 물이 블루 루프에 저장됐다가 천천히 하수도관으로 배출돼 빗물 유입시간을 늦추고 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옥상에 식물을 심어 열섬현상 완화와 단열효과까지 일석 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생태 배수로 설치

 빗물이 많이 모이는 종합청사 뒤 관광버스 주차장에는 ‘침투형 저류조’를 설치해 200톤의 빗물을 저장하고 남은 빗물을 땅속에 스며들 수 있게 했다. 또한, 청와대 앞 진입로 녹지대에는 생태 배수로를 설치해 보도위의 빗물을 땅에 가두어 스며들게 함으로써, 물 순환을 돕고 침수피해를 줄였다.

 마지막으로 일상적으로 시행되는 보도블록 공사에도 빗물 침투형 공법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보도블록 아래 콘크리트 층을 없애고대신 모래를 단단하게 다지고 두꺼운 화강 판석을 깔아 빗물을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 땅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했다.

 광화문 지하에 큰 배수터널을 건설했을 경우 390억 원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산되며, 공사기간 또한 오래 걸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친환경 빗물저류 시설 설치에는 지난해 9억 원의 예산이 소요돼 약 40분의 1 수준이며, 시간당 45mm에 불과하던 하수처리 기능이 75mm까지 늘어나 집중호우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가뭄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 선진국에서는 주민들이 먼저 빗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정에서부터 빗물탱크를 설치하는 등 물의 재이용과 저류를 통해 지하수 고갈, 하천 건천화, 침수피해 등을 예방하고 있다.”면서 “종로구가 시범 설치한 빗물관리시설과 지침을 활용해 주민과 함께 자연을 살리고,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살기 좋은 종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