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안똔 체홉 숨겨진 4대 장막전”을 만나다
국내 최초 “안똔 체홉 숨겨진 4대 장막전”을 만나다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4.03.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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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특정 작가의 전용관 안똔 체홉 전용관 개관과 함께

 오는 4월부터 12월까지 안똔 체홉 전용관(서울 삼성역 소재)에서, 애플씨어터가 주최하고 그레이프바인(주)이 기획하는 “안똔 체홉 숨겨진 4대 장막전”이 열린다.

 “안똔 체홉 숨겨진 4대 장막전”의 전훈 연출은 러시아 유학파 출신으로, 2004년 체호프 서거 100주년을 맞아 “체호프 4대장막전”을 기획·연출해 전회 매진 행렬을 기록한 바 있다.

▲ <검은옷의 수도사>
 이번 4대 장막전에는 체호프가 젊은 시절에 쓴 초현실주의적 색채가 강한 작품들로 구성해 거칠고 뜨거운 형이상학적인 주제의식을 전달한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초창기의 작품으로 <검은옷의 수도사>, <숲귀신>, <잉여인간 이바노프>, <부정상실> 총 4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장막전은 또한 서울종합예술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특정 작가의 전용관으로, 200석 규모의 소극장인 안똔 체홉 전용관(삼성역) 개관에 맞춰, 4월, 7월, 10월, 12월 각각 한 달 동안 <검은옷의 수도사>, <숲귀신>, <잉여인간 이바노프>, <부정상실>의 작품 순으로 진행된다.

 4월 첫 공연을 선보일 작품은 체호프의 중편 소설 중 가장 신비롭고 서정적인 작품 중 하나인 <검은옷의 수도사>다. 체호프 작품이 지니고 있는 삶에 대한 진지하고 예리한 통찰이, 신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와 조금은 음울한 색조의 낭만성과 어우러져 나타난 독특하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연출가 전훈식의 희곡 번안을 거쳐 초현실주의적이며 탐미주의적인 무대로 형상화될 예정이다.

 7월에 소개될 작품은 체호프 4대 장막 중 하나인 <바냐 아저씨>의 전신이자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출연진과 희극적인 결말을 갖는 <숲 귀신>이다. 이 작품은 체호프가 29세인 1889년에 아브라모프극장에서 초연됐지만 참혹한 실패를 겪은 후 그가 죽기 전까지 '숲귀신'에 대한 모든 출판과 공연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던 작품이다.
 이후 10년간의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거쳐 1899년 '바냐 아저씨'로 재탄생돼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10월에는 모스크바의 코르쉬 극장장의 요구로 만들어져 1887년 초연됐던 <잉여인간 이바노프>다. 이 작품은 체호프가 10일 만에 완성한 작품으로 성공적인 초연에도 불구하고, 체호프는 "내 작품 같지가 않아", "배우들이 자신의 역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대사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라고 전한 바 있다. 이어 수정을 거듭해, 1889년 세인트 피츠버그에서 처음 수정본이 상연돼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후 체호프의 대표 작품들의 초석이 된다.
 
 12월에는 체호프가 18세에 쓴 것으로 추정하는 미완성작으로 역시 그의 초창기 낭만적 초현실주의 성향의 전형을 보여주는 <부정상실>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그의 사후 16년 만에 세상에 알려진 작품인 데다가 6시간 분량의 긴 대본임에도 완성되지 못한 희곡이다. 제목도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주인공 이름이 플라토노프라는 제목으로 가칭되었지만, 이번에 2시간 30분으로 각색됐고 ‘부정상실’이라는 한국적 제목을 붙였다.

 한편, 안똔 체홉 전용관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와 함께 “체홉의 우수작품 레퍼토리공연”, “대학생 체홉 경연대회”, “해외 유명 연출가 초청공연” 그리고 “체홉 관련 세미나 및 학술대회”도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