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의 고유성과 현재성을 이야기하는 대금연주자 한충은
한국적인 것의 고유성과 현재성을 이야기하는 대금연주자 한충은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3.13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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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해야 할 이 시대의 젊은 연주자 한충은을 만나다.

대금과 소금을 모두 능수능란 다루고, 전통음악에 기초를 두면서도 크로스오버의 넓고도 현대적인 색깔의 음악을 다루는 연주자, 지난해 KBS 국악대상 관악상을 받은 데 이어, 본지 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상까지, 이어 2014년 새해를 미국 뉴욕에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온 한충은은 이제 도약의 한 해를 시작하는 중이다. 한충은은 자신의 콘서트를 열고 앨범을 만드는 것 외에도 국악팝스오케스트라 여민 악장이자, KBS 국악관현악단 부수석이기도 하다.

▲국악인 한충은

 국악을 하면서도, 국악에 머무르기보다는 한국적인 것을 찾아나가며, 이 시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음악으로 감동을 주고자 하는 한충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통적인 것으로부터 시작하되, 현재로 그것을 다시 지펴 올리고, 다시 전통적인 것을 되살리려는 그의 생각들이 살갑고도 가깝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 우선,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셨다. 이에 대한 소감을 부탁드린다.

굉장히 영광이죠. 공연만 열심히 했었는데, 갑자기 큰 상을 두 개나 받게 되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2012년 겨울, 출시된 음반에는 대중적인 공감대보다는 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았는데, 결과적으로 전통과 현대적인 부분을 가장 무난하게 섞을 수 있었던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1집 같은 경우에는 국악기로 이렇게 좋은 소리를 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 2집은 전통적이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저에게는 큰 힘이 됐습니다.

- 미국 뉴욕에서 지난 7일 가진 ‘별이 내린 숲’ 콘서트를 여셨는데요. 해외 현지 반응은 좋았는지, 우리 악기에 대한 관심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네요.

월드뮤직을 많이 하는 공연장이었는데, 유투브 같은 데서 검색 가능한, 엄청 뛰어난 연주자들과 같이 공연하게 됐어요.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언어의 벽이었고, 여럿이서 할 때는 그들이 잘하는 부분을 맞춰져야 하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 날이 미국에서 118년 만의 한파였지만, 공연장은 가득 찼어요. 또 미국 사람들은 굉장히 독특한 악기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굉장히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어요. 같이 공연한 기타리스트가 자기의 곡을 한 곡 줬는데, 제가 새롭게 편곡해서 새 앨범에 넣을 수도 있게 됐고, 앞으로도 미국에서도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 것 같네요.

▲국악인 한충은
- 기존 대중가요에만 집중해 있던 ‘한류’와 달리, 몇 년 전부터는 한국 전통 문화나 전통 음악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실제 그 선두에 선 사람으로서 한류나 케이 컬처(K-CULTURE)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요.

아직까지는 한국 음악의 독창성이나 독특함이 다른 문화에서 많이 자리 잡지는 못했고, 기본적인 색깔이 나오지는 못했어요. 싸이의 음악은 파격이었지만, 한국 음악의 정서가 그다지 담긴 것은 아니었어요. 한국적인 것과 국악적인 것은 별개의 문제에요. 일례로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 중에 장사익 선생님의 음악이 국악적인 것은 아니거든요. 우리의 정서의 문제가 담기지 않으면 케이 컬처의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잠시 지나가는 해프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요.

- 한충은은 ‘월드 뮤지션’으로서, 유수의 음악인들과 협연을 해왔는데요. 특히, 재즈 거장 ‘찰스 로이드(Charles Lloyd)’가 큰 영향을 줬다고 들었습니다.

외국에서 공연자가 왔을 때 같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연주자를 물색해요. 그래서 찰스 로이드나 밥 제임스(Bob James), 바비 맥퍼린(Bobby McFerrin), 잉거 마리(Inger Marie)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유명 뮤지션들과 같이 공연하게 되는 때도 생기고, 저한테는 좋은 자양분이 됐죠. 찰스 로이드와는 공연을 같이 한 게 아니라, 미팅에서 한국 음악이 이런 게 있다는 식으로 보여줄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음악은 굉장히 강렬하고, 영혼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이라는 찬사를 받았죠. 그런데 중간에 잠시 재즈적인 곡들도 같이 들려줬는데, 자신의 악기와 맞지 않는 음악을 하냐는 지적을 들었어요. 우리에게는 외국 것들이 세련되고, 우리 것은 오래됐고 진부하다는 인식이 커요. 문화 말살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 있고, 친일파들이 문화적으로까지 득세하는 부분도 큰데, 전통적인 국립국악원이 존속한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죠. 그런데 현재로서는 우리 것을 보존해야 한다는 게 문제인데, 전통은 계승하고 발전을 시켜야 하는 거거든요. 보존만 강조하다 보니 우리 음악이 다 박물관에 있어요. 이 시대의 전통이 있어야 하고, 이 시대에 맞는 음악으로 대중과 호흡하고 공감해야 해요.

- 한충은 하면, ‘크로스오버’가 연상됩니다. 더 나아가 ‘광대한 활동 영역’으로까지 이야기가 발전되는데, 콘서트 활동 외에 KBS 국악관현악단, 국악팝스오케스트라 ‘여민’ 등에서 활동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요.

KBS에서는 악단 부수석으로 있고, 대금 파트를 총괄하고 있어요. KBS 국악관현악단 자체가 전통음악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져서, 굉장히 많은 창작 관현악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악단에 있기 때문에, 악기의 독주나 실내악적인 부분은 제 개인적으로 따로 만들어내야 하는 부분으로 남지만, 좋은 연주자들과 함께 관현악 등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여민’이라는 악단은 국악과 클래식과 팝이 함께 공존해요. 악기 파트가 국악, 현악, 밴드로 세 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거든요. 국악 관현악이나 서양 팝스 오케스트라가 국악이나 클래식을 많이 바꿔서 연주를 하는데, 공연 때 한두 번 하는 것이지, 우리의 주요한 일은 아니라고 터부시하면서도, 실제로는 많이 하거든요. 그럴 바에야 그런 음악을 하는 악단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해 만들게 됐죠.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를 통해서는, 각 나라에서 아시아정상회의나 아시아경제회의를 할 때 치르는 문화행사에서, 각 나라의 민속음악과 만나 같이 공연하게 되요. 서로의 음악도 공유하게 되면서, 각자 자신의 문화를 소중하게 생긴다는 것을 볼 수 있죠. 그래서 오히려 자국 중심의 문화주의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또 반대로 문화 사대주의적인 생각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그런 생각이 바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국악인 한충은
- 대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가장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는 악기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피리 같은 악기는 리드 악기인데, 중국이나 일본에도 비슷한 악기가 있어요. 그런데 대금과는 크기와 발음하는 방법이 달라요. 대금이 갖고 있는 음악적인 확장력이나 파워풀한 에너지가 대단하죠. 대금에는 독특한 ‘청’이라는 발음 기관이 있어서, 어느 순간 가슴을 찌르는 소리가 나와요. 중국 ‘디즈’도 비슷하지만, 대금처럼 악센트를 넣고 클라이맥스를 넣는 부분이 전혀 달라요. 대금은 두 옥타브 반이라는 음역대가 나와서, 최저음부터 고음까지 단계적인 도약의 부분이 나올 수 있어요.

- 이외수 작가가 앨범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요.

이외수 선생님은 1집 때는 시를, 2집 때는 노래 제목을 써주셨어요. 이외수 선생님과는 20년 정도 인연이 돼 가는데, 우연한 기회에 중국에서 온 연주자와 한국에서 같이 공연했는데, 그 분이 이외수 선생님과 친구인지라 춘천에 모셔다 드리며 처음 만났는데, 먼저 살갑게 대해 주셨어요. 설이나 추석 연휴 때를 맞아 춘천에 내려갈 때는 2-3일 선생님 댁에 머무르며 이야기 나누고, 음악을 들려드렸어요. 선생님이 음악에 조예가 깊으셔서 미디 작업은 저보다 나은 것 같아요. 또 굉장히 여러 분야를 잘 하시고, 막힘이 없으신 분이에요.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크로스오버 음악을 벗어나 전통음악에 더 초점을 두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요?

영산회상이나 청성곡과 같은 대금 독주곡들, 전통 가곡들을 좋아해요. 결국에는 크로스오버적인 측면 말고도, 전통의 독창적인 부분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전통음악은 계속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음악이 나오기 힘들어 게을러지지 않으려 노력하고요. 전통음악을 들으러 간다는 것은 일반 대중에게는 굉장히 마음의 준비가 따르는데, 저는 콘서트처럼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해야 한다는 생각하고요. 많은 분들이 저를 더 많이 알고, 공연을 보러 오게 될 때는 전통음악만으로 꼭 공연을 하고 싶어요.

- 올해 계획은 어떤가요?

미국 쪽이 굉장히 매력 있는 시장이고, 한국보다 미국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게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을 더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미국 작곡가협회에 등록이 되기도 했고, 원래 저는 작곡가라기보다 연주자인데, 연주자로서 악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계속 밀어붙여 볼 생각입니다. 하반기까지는 곡을 정리해서 내려 해요. 1집에는 두 곡이 제 곡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연주자의 역할을 떠나서 곡을 만들게 됐어요. 8월 말과 11월쯤에 제 개인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뉴욕에서 8월쯤 공연이 준비 중에 있어요. CF 음악도 하고 있는데, 송소희 씨가 모델로 나오는 CF 2탄의 음악을 준비 중이에요.


한충은 프로필


* 현) KBS 국악관현악단 부수석
* 현) 국악팝스오케스트라 "여민" 악장
* 현)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 악장
* 현) 청소년국악관현악단 지도교수
* 현) 한국음악협회회원
* 현) 대금연구회 회원
* 현) 한양대금앙상블 회원
* 현) 뮤지컬 브레멘음악대 국악감독
* 창작국악실내악단 ‘슬기둥’ 동인
* 프로젝트그룹 ‘모자이크’ 대표
* 월드뮤직앙상블 ‘오리엔탈리카’ 동인
* 실내악단 ‘젊음에 부치는 풍경’ 동인
* 퓨전 Rock 그룹 ‘유라시아의 아침’ 멤버
* 한양대 음대 국악학과 졸업, 동대학원 수료
* 2000년 KBS국악대경연 관악부 차상
* 2013년 KBS국악대상 관악상 수상
 2014년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최우수상 수상

2006 음반 “ MORNING ” 출반
2012 음반 “ 숲 - Forest" 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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