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부산에서 열려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부산에서 열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3.2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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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화가가 본 한국의 근현대 역사와 삶'

 가나아트는 오는 4월 27일까지 가나아트부산에서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국민 화가’라 불리는 한국근대미술의 대표 작가 박수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앞서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기념전의 순회전으로, 유화, 수채화 및 드로잉 등 총 100여 점을 선보인다.

▲ 빨래터, 1959, Oil on canvas, 50.5x111.5cm

 가나아트는 지난 2013년 가나아트부산에서 김환기 탄생 100주년 기념전 개최를 시작으로 한국 근대미술의 대가들의 대규모 전시를 통해, 그들의 명작들을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남권 미술문화 애호가들에게 알리고 있다.
 김환기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 이어, 이번 전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박수근 화백의 중요 작품과 드로잉 등 폭넓은 작품 세계를 소개하며, 국내외 소장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해를 얻어 화집 등에서 간접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박수근은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이며 독자적인 특성을 지닌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주로 그렸던 것은 시장 사람들, 빨래터의 아낙네들, 절구질 하는 여인, 아이 업은 소녀 등 평범한 서민의 일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그렸다는 특징이 있다.

▲ 귀로, 1964, Oil on hardboard, 16.4x34.6cm

 그의 작품 주제는 당시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기도 한데, 한국전쟁 이후 남자들을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머니들이 행상이나 품팔이를 통해 가족을 먹여 살리는 시장 사람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그 대표적인 예다. 또한 자신의 큰 딸을 인물로 한 아이 업은 소녀는 화백의 가족 모습이면서, 당시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박수근의 작품은 그의 생전에는 오히려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외국인들이 그의 작품을 많이 소장했고, 이번 전시도 존 릭스를 비롯한 여러 외국인들의 소장품이 출품됐다.

 박수근의 작품이 국내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한 이후로, 이전에는 척박한 사회와 궁핍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미술에 대한 관심도가 낮았기도 했지만, 어려운 이웃과 사회 분위기를 담은 그림은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이후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축적된 공통된 정서를 담아내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점점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다가가게 됐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 외에도 김달진 미술연구소에서 소장 중인 박수근 관련 아카이브 자료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서 제공하는 다큐멘터리 영상이 함께 전시돼 작가 활동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