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채용 비리에 대한 자성과 쇄신책 발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채용 비리에 대한 자성과 쇄신책 발표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03.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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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사가 참여하는‘학교비상쇄신위원회’ 구성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김봉렬 총장은 최근 학교 안팎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해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성과 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지난 2011년도의 한예종 무용원 교수 채용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해당 교수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된 사건과 관련한 것이지만, 실은 성희롱 사건, 연구비 부당집행 등의 비리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오점으로 점철된 '한예종 사태'에 대한 측면도 포함한다.

그동안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수 차례에 걸쳐 지면을 통해 한예종의 이같은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해 왔었다.

▲ 교수채용비리와 관련 ‘자성과 쇄신’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학교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한예종은 이 자리에서 그간 사건을 반성하는 것과 함께, 이를 쇄신의 기회로 삼아 학교와 예술 발전의 계기가 되도록 쇄신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희롱 사건'은 재작년 9월부터 연습실과 회식 자리 등에서 남녀 제자들을 수차례 성희롱한 의혹으로 작년 5월 중순 학교 징계위원회에 회부당해 해임된 사건을 가리킨다.

 한편, '연구비 부당집행'의 경우, 지난해 5∼6월 교육·경찰 등 감사원이 실시한 5대 민생분야 특별점검에서, 재작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에 7개 연구 과제에 대해 총 9억 1천 600만원의 연구비를 맡아 집행하면서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한 제자들에게 줘야할 인건비를 편취해, 5천 834만원을 챙긴 것으로 적발된 사건을 말한다.

 이에 학교가 마련해 시행하고자 하는 쇄신책은 다음과 같다.

▲ 교수채용비리와 관련 ‘자성과 쇄신’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학교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첫째, 교수채용과정이 보다 투명하도록 심사절차를 시스템화할 계획이다. 심사위원 인력풀을 지금까지의 2배수에서 4배수로 확대하고, 심사위원 간에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토록 개별 심사방식으로 진행하고, 해당학과에서 외부심사위원 선정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담합행위를 철저히 차단할 예정이다.

 둘째, 공채과정에서 문제 발생 시에는 공채조정위원회를 거쳐 해당분야의 공채를 중단하고, 전공심사 발표 후에도 이의신청 접수를 위해 2주간의 유예기간을 둘 계획이다.

 셋째, 현재 운영하고 있는 클린신고센터에서 입시비리뿐만 아니라 여타 비정상적 문제에 대한 민원도 접수·처리토록 해 비리신고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넷째, 비리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해당원에 대해는 분명히 그 책임을 묻고, 문제를 야기한 해당학과는 물론, 비위자 각 개인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다섯째, 보다 철저하고 근본적 쇄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와 교내의 교수 등이 참여하는 ‘학교비상쇄신위원회’(정성진 전 법무부장관 등 9인)를 구성해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이후, 학교비상쇄신위원회는 학교의 위기상황에 대한 진단을 통해 근원적인 쇄신책 마련과 함께 학교의 위상과 신뢰를 회복하고 재도약을 위한 학교 발전방안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김봉렬 총장은 “한예종은 20년 전의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예술적 열정 속에서 학교와 우리 예술계의 발전에 더욱 기여해 나갈 것”이라 다짐하며, “국민들의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한예종의 ‘자성’ 기자회견 소식을 접한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오랫동안 곪아왔던 것이 터진 상황에 너무 늦은 반성”이라며 “ 교수들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돼야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