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의 일본속보] '2014년 일본 사회문학회 전국대회' 성황리 종료
[이수경의 일본속보] '2014년 일본 사회문학회 전국대회' 성황리 종료
  •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학교수
  • 승인 2014.07.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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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시아와 사회문학-역사에서 미래로' 주제로

필자 이수경 교수
일본 도쿄 가쿠게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 후원하는 '2014년 일본사회문학회전국대회' 가 성황리에 치뤄졌다. 〈글로벌아시아와사회문학—역사에서 미래로〉라는 주제의 이번 대회는 일본의 홋카이도에서 큐슈 각 지역에이르기까지, 멀리는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격려 차 많은 회원, 일반 연구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줬다.

30년의 역사를 가진 이 학회가 도쿄 가쿠게이대학교에서 열린 것은 처음인데, 오전에는 4명의 소장파 연구자들에 의한 다양한 사회문학적 분석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오후의 심포지엄전에는 90 평생을 한반도와 일본 사회의 평화유지와 한민족의 통일을 기원하며 '화산도' 라는 장편의 일본어 소설로 재일 동포문학의 기반을 구축시켜 온 김석범작가의 '문학과 역사와 나' 란 주제의 기조 강연이 있었다.

김석범 작가는 역사와 기억을 객관화시켜서 작품으로 승화시키려 했다는 자신의 문학 자세를 명확히 표하며, 한반도의 역사와 일본과의 관련성, 1947년 3월 1일부터 시작돼 1954년 8월까지 계속된 제주 4.3 사건 속에서수 많은 동족간의 학살의 역사가 있음을 논하며, 죽음의 침묵을 반세기 이상 해 왔던 '기억의 타살과 자살' 속에서 한민족이 그동안 짊어져야했던 수난과 비애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역설하였다.

또한 미국 일본 등 주변 대국이 한반도의 분단체제에 관여해 왔음에 대한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갈파하며, 가해자로서의 의식이 희박한 일본의 역사 인식을 책하며, 마이널리티로 살아 온 재일 동포로서의 자세를 포함한 역사적 사회적 의식들을 형상화시킨 사회ㆍ문학 작품 집필에 몰입하여 걸어왔던 문학의 삶이었노라고 토로했다.

올해 만 90세를 맞는 김석범 작가의 기조강연을 통해, 신념과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현역작가에게 나이라는것은 어디까지나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필자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게다가 90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확실한 언변과 역사적 문학적 자세, 연륜 이상의 설득력 강한 어조로 이 시대의 모순을 꾸짖는 애정어린 채찍에 모였던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았다. 

▲ 2014 일본 사회문학회 전국대회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인생의 대선배 작가로서의 시대를 염려하는 강연이 끝난 뒤에는 귀중한 기회를 마련해 준 학회측에 감사하다는 인사도 끊이지 않았다. 그런 인사를 접할 때 우리학회의 사회적 역할과 공헌에대해 다시 한번 자긍심을 갖게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석범 작가의 열변을 들은 직후, 글로벌 아시아 시대의 근대 역사 문제와 국가론 등의 작품 및 작가를 통해동아시아사회의 역사와 현대의 과제 등을 토론하는 연구자들의 심포지엄이 이어졌다.

그리고 대회 마지막에는 최근의 히로시마대학교의 수업에서 위안부 관련영상을 교재로 한 수업내용을 들은수강생이 '산케이신문' 에 투서한 결과, 많은 우익들의 공격을 받아야만 했던 과정, 그 때문에 언론의 압박에 학문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는 내용과 더불어 재일동포가 타깃이 되어있는 우익들의 공격과, 입에 담기조차 혐오스런[증오표현]을 사용하는 헤이트스피치의 인종차별적 행위를 우리 학회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시국 성명을 선언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글로벌 시대의 아시아 사회 및 과거 역사에서 배우는 시대적 과제, 현재의 병폐적인 우경화 등에 굴하지 않는 연구자들의 올바른 자세를 참석자 전원이 지지하는 가운데 향후 사회적 제반문제에 대한 의식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그러한 사회의식을 내재한 문학과 접목시켜 시대를 올바르게 가도록 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일본 사회 문학회의 역할이자 사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기회가 되었다.

이번 학회 개최를 통해 학회 운영위원회 멤버들과 선ㆍ후배 및 동료들의 다대한 배려, 제자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이런 큰 행사 개최는 무리였을 것이다. 쉽지 않은 행사였지만 협력해 주신 많은 분들의 애정이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지면을 통해서 관계자 모든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바이다. 참고로 차기 대회 개최지는 후쿠시마대학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 길 빌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