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먹거리 문화, 광주시 공동브랜드 '자연채'
청정 먹거리 문화, 광주시 공동브랜드 '자연채'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07.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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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ㆍ계란ㆍ토마토ㆍ미나리 등 먹거리 차별화로 지역경쟁력 확보

1995년 민선 지방자치의 부활은 지역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독립된 법인격을 갖춘 지방자치단체의 출현은 주민이 선출한 단체장을 중심으로 지역의 살림살이를 외부의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영위해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독립된 법인격을 갖춘 지방자치단체라고 해서 국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관선 시대와는 다른 의미의 독립성을 갖는 것이 지방자치시대의 특징이다.

따라서 각 지자체마다 처해있는 여건은 다르지만, 지방재정의 확충을 위해 기업을 유치하거나 지역특화 산업의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도시의 경우 대부분이 도농복합도시인 관계로 농촌 지역의 경제 활성화 문제는 대다수 지자체의 공통적인 이슈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각 지자체에서는 농축산 6차 산업화 추진을 비롯해 지역특산물 육성 재배 및 가공 산업 육성, 도농 간 직거래 교역 활성화 등의 농업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농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식

그런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농업이 국가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3%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통계청(2011) 경제활동인구조사 보고서]. 이러한 단순 통계만 볼 때는 농업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육성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보다 GDP 대비 농업비율이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미국(1.2%), 독일(0.9%), 일본(1.6%)을 살펴보면, 오히려 농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서 인식하고 그 육성에 힘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이미 농업을 녹색 일자리 창출 및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주목하고 있었고,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5대 핵심 아젠다에 포함시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

독일은 농업을 꼭 지켜야 할 삶의 근간으로서 ‘농업, 우리는 삶을 위해 그것이 필요하다’는 농업의 10대 기능 안내서까지 발간할 정도이다. 일본은 농업을 미래의 성장 분야로서 지역 산업의 중추가 될 뿐만 아니라 식품, 유통, 에너지 산업 등으로의 확장을 고려해 잠재성장력이 가장 높은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향촌형 인구이동, 농업 분야에 새로운 바람

한편 한국의 경우 농촌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한 가운데, 그나마 인구의 절대치는 조금 나아지고 있다. 특히 2000년 들어서면서부터 향촌형 인구이동(도시 지역에서 농촌 지역으로의 이동)이 향도형 인구이동(농촌 지역에서 도시 지역으로의 이동)을 앞서기 시작했다. 또 향촌형 인구이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령 집단이 30대(21.4%), 20대(19.1%), 40대(15.9%)로 젊어지고 있다(2010년 기준).

요컨대 고령층이 단순한 요양 및 인생의 노후를 여유롭게 지내기 위해 농촌으로 이주해 오는 것이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서, 생산연령층의 인구가 귀농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농촌 지역에서 이들이 농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확실한 소득원을 창출해야 하는 소명이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을 통해 지역에 새로운 에너지가 분출되고 결국은 이것이 지역발전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광주시의 경우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 부응함과 더불어 농민의 소득증대, 이와 더불어 이를 활용한 관광테마 사업전개 등의 목적으로 몇 해 전부터 광주의 청정함을 브랜드로 내세운 차별화된 농산물을 재배 및 판매로 많은 외지인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 원래 광주는 서울과 인접한 육로교통의 요충지이며, 수도권 시민의 일일생활권으로, 쾌적한 주거환경과 잠재력이 있는 지역이다. 지역의 70% 이상이 산지로 계곡과 하천이 많고, 특히 수도권 지역의 상수원인 팔당호 주변으로 빼어난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살기 좋은 청정 고장이다. 반면 광주시 역시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로 특히 수도권 지역의 각종 규제에 묶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제약이 많다 보니 지역발전이 더딘 대표적인 도시였다. 그래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자연채”이다.

광주의 청정함을 내세워 농업의 새로운 활로 개척한 공동 브랜드 “자연채”

농산물 시장개방화, 자유화, 가격경쟁 등 농산물 유통환경이 급변하면서 소비자 욕구의 변화, 대형 유통업체의 산지구입의 확대로 브랜드 비중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우수브랜드 육성과 마케팅, 농산물 유통이 핵심으로 대두됐다. 광주시가 공동브랜드 자연채를 개발한 목적은 이러한 시장환경에 대응하고 타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된 브랜드 개발을 통해 청정 농·특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 확보와 접근성을 강화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광주시의 자연채는 “자연 그대로의”라는 의미로, 친환경의 순수한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클린광주” 지역 이미지에 잘 부합되는 친환경브랜드로서 2004년 2월에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및 포장디자인 개발계획을 수립해, 2004년 6월에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명칭을 공모해 자연채가 선정됐다. 그리고 2005년 1월 1일 「광주시 자연채 상표사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공포했고, 2007년 8월에는 자연채 상표 및 서비스류(42류)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한편 광주시는 2006년 8월에 삼두농산 외 4개소를 시작으로 자연채 상표 사용권을 부여해 현재는 18개소에 이르고 있다. 승인품목은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어린잎 채소, 한우, 계란, 새싹, 친환경 쌀, 콩나물, 토마토, 미나리, 상추 등 수십 종에 이른다.

자연채 상표 사용권을 부여받은 업체들의 특징은 무농약 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으며, 농산물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는 데 있다. 신규로 자연채 상표 사용권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엄격한 인증절차를 받아야 한다. 먼저 자연채 신규 사용신청 공고를 하고 사용신청서를 제출하면 현지심사 및 예비심사서를 작성해 15인으로 구성된 자연채 상표관리위원회의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를 받는다. 이것을 통과하면 사용승인서를 교부받고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업체들도 매년 자연채 상표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신선하고 청결함으로 무장한 자연채

청아랑 영농조합법인에서 재배되는 느타리버섯은 무농약 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고 소비자의 입맛에 딱 맞는 신제품 개발노력으로 농협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에 출하하고 있으며, 매일 5톤의 버섯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도척버섯작목반에서 재배하고 있는 표고버섯은 톱밥, 면실박 등 천연재료와 100m 이하의 지하수와 오염이 없는 청정지역의 맑은 공기로 재배되고 있다. 주생산지가 농촌전통 테마마을로 선정돼 마을을 찾는 관광객에게 체험 및 견학 등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건강나라농원은 신선하고 청결한 식자재 공급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이 기업이념으로 메밀 싹, 비트, 항암초, 비타민 등 각종 영양분이 풍부한 친환경 미니 야채를 생산해 서울 시내 및 주요호텔에 공급한다.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선사하는 데코레이션 채소로도 이용하고 있다.

 

영농조합 다한의 “오늘 아침란 2050”은 닭이 일생동안 생산한 계란 중 신선도와 영양소가 가장 우수한 20주령부터 50주령까지 생산한 계란만을 공급하고 있다. 친환경인증 및 HACCP 적용농장 지정,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가입으로 소비자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계란만을 공급하고 있다.

광주축협에서는 “자연채 광주한우600” 브랜드 사업단 사육농가를 바탕으로 혈통-사료-사양관리를 통해, 거세우 1등급 이상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HACCP 적용업소 지정, 쇠고기 생산이력 추적시스템 구축 등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최상품의 한우를 엄선해 공급하고 있다. 정지2리 채소작목반은 팔당호 청정지역에서 수정벌 천적을 이용한 무농약 재배로 자연적인 맛을 담아 건강에 좋은 무공해 친환경 토마토를 재배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동브랜드 자연채 이미지 광고 집중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육성할 터

브랜드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인식됐는가가 가치의 척도이다. 즉, 아무리 좋은 품질을 상품으로 해도 홍보가 잘 이뤄져야 한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런 브랜드화 사업에서 내용물의 실속을 확보하는 것을 기본으로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홍보 노력이 요구된다. 광주시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자연채 매출액은 2008년 65억 원, 2009년 164억 원, 2010년 196억 원으로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11년에서 2013년까지 최근 3년 동안은 평균매출액이 약 225억 원에 이르고 있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광주시에서는 이에 발맞춰 광주시 ‘공동브랜드 자연채’의 이미지 광고를 추진하고 있다. 인체에 무해한 청정, 친환경 농·특산물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소비자의 신뢰도 획득에 주력할 것이다. 향후 수도권 내 백화점, 호텔, 대형마트, 학교급식 등에 공급을 확대하도록 인지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자연채 인증업체의 출하품목에 대한 상표부착 관리·지도를 강화하고 생산·품질관리·유통시스템 등에 대해 분기별 1회 사후 관리점검을 시행한다. 불량상품에 대한 즉각 반품 및 교환조치와 포장재에 표시된 사항과 내용물의 일치 여부 수시확인, 위생상태, 원료사용의 품질 등 생산과정의 청결성과 정직성 점검 등 수시확인을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