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통합전산망 구축, 이해관계 좁혀질까?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구축, 이해관계 좁혀질까?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8.14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티켓판매 투명성 확보로 건전한 공연생태계 조성VS 좌석공유망과 예매연동제 함께 도입해야

문체부와 예술경영센터가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시범서비스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되면서 이를 둘러싼 각 기관과 업계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실질적인 사업이해에 있어서는 입장차이가 크게 달라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면실시 될지 주목된다.

이 문제를 두고 지난 12일에는 문체부 주최로 문체부와 예술경영센터가 시범사업으로 시작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관련 기관과 업계는 각 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총론에서는 동의하지만 세부적인 운영 내용에 들어가게되면 각각의 입장차가 상당히 크게 벌어지고 있다.

▲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의견수렴을 위한 정책토론회

이런 가운데 12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의 의견수렴을 위한 ‘공연예술 정책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이에 앞선 하루 전날 한국뮤지컬협회와, 콘서트협회, 관광공연협회 세 단체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전산망 실시와 관련해 자신들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은  7개 국?공립공연시설(16개 공연장)을 중심으로 예매(발권)정보를 전송받아 시스템을 통해  통계정보 등을 제공한다. 시범운영에 참여하는 공연장은 국립극장, 예술의 전당, 명동예술극장, 정동극장, 한국공연예술센터, 국립국악원, 극장 용 등이다. 이어 2014년 하반기도 주요 대형 공공 및 민간공연장과 연계를 확대해 나가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문체부의 통합전산망 구축 사업은 그동안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공연예술계의 티켓 판매 집계를 통해 투자와 지원을 위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공연예술계의 생태계가 건전하게 자리잡아 나가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12일  개최된 토론회에서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펼쳐졌다.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 그야말로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다느냐’가 관건이었다.공연기획사와 제작사의 입장은 티켓판매의 집계와 통계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좌석공유망>과 <예매연동제>를 도입해 직접적인 티켓예매창구로 정착시켜나가자는 입장이다.

즉 현재 티켓예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인터파크에 대한 그간의 불만을 통합전산망이라는 카드를 출구전략으로 쓰고 싶은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게되면 현재 국내 티켓예매 시장의 8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인터파크의 경우 그간 자신들이 쌓아올린 기득권을 내려놔야하는 상황이다.

이날 인터파크 이종규 상무는 큰틀에서는 적극 협의를 한다면서도 세부 운영 부분에 있어 공연예술계 관계자들과 생각이 같지 않음을 내비쳤다. 아울러 인터파크에 대한 공연예술계의 성토가 이어지자 오해가 있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핵심키를 쥐고 있는 문체부 김정훈 전통예술과장은 “각 이해당사자들의 합의가 쉽사리 이뤄지지 않을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이날의 공청회를 시작지점으로 앞으로 협의체 구성 등, 시간을 두고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해의 간극을 좁혀나가겠다”고 밝혔다.

 

▲ 예술경영센터가 시범 운영하고 있는 통합전산망 시범 서비스 홈페이지 캡쳐

문체부는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의 성공을 위해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에 참여(동의)하는 기획·제작사 등에 대해 각종 정부지원사업(문예기금 포함)에 대한 혜택 부여(공모 참여 조건 등) ▲국?공립 공연장에서 공연할 경우 통합전산망 참여를 유도하는 등의 ‘표준대관계약서’수립, 보급 ▲통합전산망 시스템 연계를 위한 소요비용(기술지원금) 등의 지원 검토 등의 다각적인 정책지원을 병행하는 한편, 어느 정도 정착(성숙)되는 2016년경부터는 공연법 개정을 통한 ‘통합전산망 가입 의무화’ 등의 법·제도 개선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내용을 보면 전산망 구축 성공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그럼에도 통합전산망 구축을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 영화 발권집계시스템 도입보다 먼저 논의가 된 공연예술전산망 도입은 자리를 완전히 구축한 영화계에 반해 아직도 논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 점도 그만큼 공연예술계의 여러 상황들이 영화에 비해 복잡하기에 갈 길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한 이날 토론에서도 지적됐지만 기술도입 문제와 무엇보다 각 기획사나 제작사가 자신들의 내부사정을 훤히 까발려야되는 현실에 직면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동참할 지도 관건이다.

한편 공연예술계 관계자들은  이해관계가 첨예한 공연기획사와 제작사의 통합전산망 구축안에 부가적인 노림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도 있어 앞으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어떻게 연착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과 관련해 계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다음 호에도 게재하고 자 한다. 12일 열린 공청회는 다음호에 구체적으로 다루도록하고 이번 호에서는 11일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세 개 단체의 기자회견 내용을 내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