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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평우의 우리문화 바로 보기] 종묘 앞 세운상가? 보존이냐 개발이냐?
2014년 09월 05일 (금) 16:51:53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press@sctoday.co.kr

   

▲필자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사적분과]/육의전박물관 관장/문화연대 약탈문화재 환수위원회위원장

역사·문화도시의 기본 요건은 오래된 기억들과 흔적을 쉽게 지우지 않는 것이다. 서울은 백제와 조선의 수도부터 현재의 수도까지 1400여년을 이어오고 있다.

전 세계 237개 국가의 수도 중에 1400년, 아니 600년을 넘게 메트로폴리탄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 10여개 정도 된다고 한다. 이러한 도시를 떠올려보며 서울을 생각하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한양도성 안의 역사·문화경관은 궁궐을 제외하면 아예 없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며, 특히 서울의 도시경관은 국적도 없는 공구리(콘크리트의 일본 말)가 판치는 토건자본의 먹이에 불과하다.

더 한심한 일은 이런 공구리 공화국을 만들면서 땅 밑에 어떠한 유적이 있는지 조사도 안한것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서울의 건축은 지하를 파기보다는 건물을 지을 터에 흙을 덮어(복토) 기초를 다지고 그 위에 시공을 했기 때문에 조선시대 건물흔적은 대부분 땅속에 모두 남아있다. 특히 종로와 중구가 가장 잘 남아있다

특히 종묘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창덕궁, 창경궁, 경복궁 등에 인접하며, 지금까지 보존되어 온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유산을 도시환경정비사업(도심재개발사업)으로 역사적 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문화경관을 위협하는 크나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주변의 고층건물의 신축을 제한하는 조건 하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이기 때문에, 그 앞에 고층건물이 들어설 경우 세계문화유산에서 삭제하겠다는 ICOMOS(세계기념물유적협회)와 문화재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보호에 앞장서야 할 서울시의 이명박 시장은 25층 90m이하, 오세훈 시장은 36층 122.3m의 재정비 촉진 계획을 수립 고시하였다.

   
▲ 말끔하게 단장된 세운상가 앞마당의 '초록띠공원' 그 속으로 들어가보면 폐업으로 문을 닫은 점포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명박 시장이 기획하고 오세훈 시장의 공약이었던 녹지축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서울시는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 기대어 종묘 옆의 구 전매청부지(국방부 군인연금기금 운영자산부지이며, 이 부지는 조선시대 궁궐 및 도성의 수비 업무를 맡았던 어영청 터로서의 역사적 가치와 일제강점기의 동아연초 제조창으로서의 역사성이 있음)에 세운4구역과 녹지축 세운상가 상인들의 대체영업장을 조성할 목적으로 구 전매청부지에 신증축을 위한 심의를 문화재청에 의뢰한 결과 2차례에 걸쳐서 부결되었던 사안이 3차에는 그 결정이 번복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400억원을 들여 지을 증축건물을 2015년에 철거한다는 조건으로 문화재위원회를 통과했다.(이제 아무런 사업 진전 없이 1년이 남았을 뿐이다)

이후 2009.4.24 서울시 산하 건설회사인 SH 공사는 정비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하였다. 허가권자인 종로구청장은 문화재청과 협의하라는 보완사항을 통보하였다.

문화재청 심의에서 3개 층만 보이게 하겠다던 82m, 87.4m의 상정안은 부결되고 수목선 위로 건물이 안 보인다고 상정했던 55m, 75m로 인가되었다.

종묘에서 고층건물이 조망되는 경우 종묘의 역사문화적 환경을 저해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종묘 정전 상월대의 시야에서 고층건물이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문화재청은 종묘 정전에서의 시야를 가리는 위압적인 건축물의 신축은 허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2010년 5월 조건부로 인가를 한 것이다.

SH공사는 4년이 지난 2014.2.12 4년 전과 같은 높이의 경관 시뮬레이션을 재상정하며, 하나는 측량전 또 하나는 측량후라고 하여 3~5개 층이 수목선위로 보이는 재상정했으나 보류되었다. 1조원이 넘는 사업계획을 세우며 측량 전, 측량 후라고 한 것은 4년전에 측량했다는 것인지 안 했다는 것인지조차 불명확하다. 재상정안에는 상월대에서 건물이 보이지 않으려면 55m가 40.07m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4년 전 허위 측량 자료를 제출한 꼴이 된다.

   
▲ 초록빛이 싱싱한 앞면과는 달리 뒷편의 상가 골목은 문을 닫은 점포들로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서울시는 70m이하, 문화재청의 심의 결과에 따른 높이 적용이라고 고시했는데도 불구하고, 2014.3.27. SH공사는 55m, 75m 식재보완안(과거 부결되었던 안)과 입면녹화안이란 편법안을 재상정했는데 2014.3.31 식재보완안만 부결되었다.

서울시(SH공사)는 다시 수목선 위로 3~5개층 완화해달라며 건축물 입면녹화안을 55m, 70m로 재상정하여 다시 보류되었다.

위의 주요 사실 정리에서 보듯이 수목선 위로 건물이 안 보이는 SH공사가 제시한 높이는 실제로 55m가 40.07m, 70m가 60~62m이다. 게다가 2014년 4월 28일 제출한 자료에는 수목선 위로 건물이 보이지 않았던 심의 4차(2010. 5. 12. 인가) 자료를 마치 심의 4차 자료가 상월대에서 건물이 보였던 것 처럼 심의 6차(2014. 4. 28) 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 결국 심의 6차 자료에서 제시했던 과거 심의 4차 내용은 수목선 위로 건물이 보이는 허위 자료로 또 한번 심의를 방해한 꼴이 되었다.

세운4구역이 왜 슬럼화되었을까? 이미 1995년 종묘 앞에는 고층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제한되어 있는 것을 이명박과 오세훈 시장이 그것을 무시하고 본인들의 치적인양 과시하기 위해 관주도형으로 밀고 나가며 도시환경 정비사업구역으로 묶어 비가 새고 지붕이 무너져도 수리조차 못하게 한 결과이다.

최근 문제가 되는 문화재보호구역애 재산상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에 대한 보상대책에 힘을 모아야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예산(돈)으로 해결하려한다.

   
▲ 서울시가 세운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도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직접화폐(현금)를 지원하는 방식이지만 전 국토가 문화재인 현실에서 모두에게 현금보상을 하기에는 우리나라 정부예산규모로는 한계가 있으며 반드시 현금보상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정부정책은 긴 호흡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즉 간접화폐 지원 방식인 제도나 법률을 개선해서 해결할 수 있어야한다.

발굴 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결정되거나 문화재주변의 개발제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내에 있으면서 경제적인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구해 보아야한다.

즉 문화재보호구역, 천연기념물보호구역 및 기타 국가가 정하는 개발제한구역이나 보존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가칭)국가유공자”에 준하는 혜택(간접화폐)을 주자는 것이다. 미래의 국가유공자는 전쟁이나 스포츠에서 승리자가 아니다. 한 국가의 문화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불이익과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훌륭한 국가유공자이다.

이러한 「문화보존 국가유공자」에게 일반 국가유공자와 마찬가지로 자녀학자금면제, 차량구입 시 특소세할인, 항공료, 철도 등 교통비 면제, 주민세, 재산세 면제 등 직접 직접화폐(현금)지원보다 문화재구역에 살면서 고통 받는 것을 자긍심으로 전환해 주는 간접화폐(법률적 제도)지원 제도를 만드는 것을 장기적으로 고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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