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문화비지니스, 그 시작과 앞으로의 과제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비지니스, 그 시작과 앞으로의 과제는?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 승인 2014.11.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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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서울문화투데이=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내가 중국에서 공부하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에서는 '아직 중국 TV프로그램은...'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 중에서도 인기 예능과 드라마 등은 대만에서 출발한 것이 많았으며, 대만의 경우 일본TV프로그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과거 중국 TV프로그램은 드라마는 물론 예능, 시사, 교양까지 내용은 건실하나 화면과 구성에서 세련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중국 인기 예능 캉씨라이러(康熙来了)의 경우 2006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 장장 9년 동안 방송되고 있는 장수프로그램이다. 대만방송사에서 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중국에서 오랜기간 사랑을 받은 만큼 그 인기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우리 예능 프로그램과는 달리 중국 프로그램은 편집과 자막 등 효과가 화려하며 시각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스튜디오 토크쇼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이 다수를 차지하며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을 소개하거나 기인(技人) 또는 특별한 장기를 가진 사람을 불러 인터뷰한다. 시청률 1%만 나와도 대박인 중국에서 캉씨라이러(康熙来了)의 경우 매주 1.2%~1.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대만과 중국 유선방송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그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중국 예능에는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수입이다. 한국 TV예능의 중국 대륙 점령 속도는 생각보다 무섭다. 최근 다시 시작된 한류 열풍과 더불어 한국 예능은 천천히 중국 젊은층을 잠식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토크쇼 위주의 중국 예능과는 차별화된 야외촬영 위주의 국내 예능프로그램은 중국인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준 것이다. 인터넷방송으로 한국 방송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TV에서도 그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시장 반응을 십분 반영하여 중국의 방송사들은 앞다투어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을 적극 수용하고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중국 재제작 한국 예능은 이미 수십가지에 이른다. 이는 포맷 판매와 공동제작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포맷 판매의 경우 말 그대로 중국의 방송사가 한국의 성공한 프로그램의 포맷을 사들여 자신들의 방식대로 제작하는 형태다. MBC "아빠!어디가?"가 가장 대표적인데 중국에서 그야말로 시청률 대박을 치고 있다. 중국의 무궁무진한 관광자원과 문화자원을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메리트와 연예인 자녀의 성장기를 보는 재미에 그 반응이 폭발적이다.

다음은 중국과 한국의 프로그램 공동제작 형태가 있다. 한국의 제작진이 중국으로 건너가 촬영과 편집 및 후반작업을 함께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형태이다. 한국이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중국내에서 판권도 공동으로 소유한다. 중국판 <런닝맨>의 경우 총15회 시즌제 방송으로 5회를 한국 출연진이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한중 합작의 형태로 공동제작을 하였다고 한다.

이렇듯, 현재 중국TV에는 우리나라 자체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중국판 한국 예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이들 대부분이 시청률과 인기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일본에서 포맷을 구입해오던 시기를 거쳐 이제는 한국이 해외에 포맷 및 판권을 판매하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그 성공에 도취되기에는 중국의 성장속도가 매우 무섭다.

중국의 문화콘텐츠 매출액이 GDP 대비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환경은 상당히 체계화 되어 있으며 자본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때문에 제작에 참여했던 PD들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중국은 사업의 동반자이자 앞으로 우리 문화시장의 강력한 조력자가 될 것이라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체계적인 문화 비지니스와 참신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노력이 더 절실해 보인다. 앞으로의 중국은 거침없이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문화차이를 인정하고 미래의 문화콘텐츠를 준비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은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손잡아야 할 비지니스 파트터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