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계 '찻잔 속 태풍' 회오리 될까? 국립오페라 감독 임명 철회 요구
음악계 '찻잔 속 태풍' 회오리 될까? 국립오페라 감독 임명 철회 요구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01.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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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진 신임 예술감독 납득할 수 없다", 긴급토론회 개최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지난 2일 임명된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의 임명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됐다.

오페라계는 10여 개월 가까이 공석인 채 끌어오던 자리에 신년 행정 공백기에 기습적으로 발표된 한 예술감독 임명에 대해 자격의 부족함을 피력하고 당치 않은 처사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것이다.

한예진 교수의 예술감독 임명 전, 이미 지난 12월 한국성악협회는 한 교수가 당시 물망에 오른다는 정보를 입수, 전국 회원들의 반대 의견 서명을 받아 문체부에 의사를 전하기로 했으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결국 음악계는 오늘날 이같은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그러나 다시 대전의 음악협회를 중심으로 이미 반대 서명 운동이 일고 있어 향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 오페라계 관계자는 이번 임명건에 대해 "경험이 전무한 순경이 하루아침에 경찰 총감 자리에 오른다면 말이 되겠냐"며 "경영과 제작 어느 쪽도 전문성이 없는 인사로, 전국 각처에서도 정치권이 가세해 문화를 죽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의 문화예술계 인사 혼선은 지난해 연극계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비롯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비리 사건, 여타 국립기관의 전문성 결여된 인사로 인해 문화계 저변의 불신과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오페라계는 이번 한 예술감독 임명에 대해 합의 여하에 따라 예술감독 사퇴 권고, 성악가들 출연 거부 등의 고사(枯死) 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누가 어떤 이유로 인사를 강행했는지를 따져 정부의 문화예술계 인사 난맥상을 알려 이번 기회에 인사 정책의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오페라 비상대책위를 결성, 오는 14일 오후 5시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한국 오페라계의 문제점 자성 및 해결 방안 강구를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를 발의하는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는 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 예술비평가협회, 대한민국오페라포럼, 소극장오페라연합회, 대한성악동호인협회, 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 등이 참여하며 한국 오페라, 성악계 관련 단체 및 대전, 대구, 부산 등 지방 음악인 등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신임 예술감독의 불신임에 따른 향후 대처 방안, 문체부 인사 개선 정책안 등과 국립오페라단의 역할과 정체성 및 방향성에 대한 제고, 바라는 점, 한국 오페라 발전 방향에 대한 실질적 대안 등을 논의하며, ‘한국오페라연대’ 발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비대위는 이날, 범오페라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오페라계 원로들부터 성악인에 이르기까지 1인 릴레이 시위를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명 철회 논란에 휩싸인 한예진(44) 상명대 상명대 산학 협력단 특임교수는 대전여자고등학교 졸업, 밀라노베르디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했고, 유럽과 일본에서 오페라 주역가수로 활동했으며 충남대ㆍ배재대ㆍ한세대학교 강사 경력이 있다.

문체부는 한예진 교수의 임명에 대해 "현장 경험이 많아 세계 오페라 흐름 파악에 안목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 문화계 인사는 "음악계가 오페라단 단장 임명을 놓고 그동안 한 목소리를 내고자 여러번 시도는 있었지만 결국엔 뿔뿔이 였다"며 "이번 한 단장 임명도 뻔히 눈뜨고 제지하지 못하다가 뒤 늦게 뒷북을 치는 감이 팽배하다. 그간 말로만 외치던 '대책'이 이번엔 제대로 한 목소리로 음을 고를지 의문이다"고 그간의 음악계의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