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열매이다. 호두에 얽힌 소소한 몇 가지 사실들을 풀어놓자면 호두가 성경책에서 등장하는 3가지 견과류 중 하나라는 것, 뇌를 닮은 모습에 걸맞게 알츠하이머를 예방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건강 측면에서 호두는 식용으로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전남 장흥군의 명물로 귀족호두라는 것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장흥군에서만 자생해 온 귀족호도는 지구상의 모든 열매 중 가장 깊은 주름과 골을 지녔으며 내용물이 거의 없어 그로인해 파종 및 발아가 되지 않는,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희귀한 품종이다.
일반 호두와는 확연한 차이의 독특함을 지닌 귀족호두의 용도는 바로 손 지압에 있다. 선현들의 오랜 역사와 경험의 축적에서 생겼다는 지압용 귀족호두는 일반 건강보조기구와는 달리 몸값부터 차이가 상상을 초월한다. 각角의 개수에 따라 억 단위를 호가 하는 것도 있으며 이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애호가들도 적지 않단다.
손바닥이나 손가락에 있는 신경들을 자극하여 그 신경과 연결되어 있는 인체의 장기에 자극을 전달, 혈액순환 및 대뇌의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는 효능이 많은 이들에게 귀족호두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고 있다.
돌과 같이 단단한 표피, 깊은 주름이 새겨진 귀족호두의 매력은 장흥군 내 위치한 귀족호도박물관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흔히 호두와 호도를 혼동하지만 호두가 표준어이다. 그러나 본 글에서는 등록명칭 그대로 귀족호도박물관으로 기재하였음을 밝힌다.)
귀족호도박물관은 명품귀족호두와 목재제품이 어우러진 전시장, 분재실, 자원식물관, 생약초 체험랜드, 귀족호도 테마공원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귀족호두를 관리하고 보존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문화 공간이다.
귀족호두는 건강기구의 효능을 넘어 장흥만의 농업 문화 예술로도 성장할 수 있는 지역의 희망이자 보물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귀족호두는 1각부터 6각까지 다양하며 특히 6각 흥화興華는 극히 드문 명품으로 학계 및 언론 추정 가 1억 이상에 달하는 진귀한 유물로 박물관장이 직접 ‘장흥의 명예와 자랑이자 전국 귀족호도 애호가들의 희망’ 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 빛과 모양이 아름다워 눈길을 이끈다.
귀족호두 외에도 귀족호두나무로 만든 장식물과 가구, 목재품등도 호두와 함께 어우러져 전시되고 있다.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농 귀족호두의 과육이 없는 것을 장점으로 살려 제작한 고리장식이나 자글자글한 표면의 주름을 특징삼아 제작된 2005년 공예 국전 입선작 다구세트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손안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 반질반질하게 닳은 귀족호두 뒤로 적힌 ‘가장 좋은 호두란 오랜 연륜을 함께 한 호두’ 라는 글귀에서도 귀족호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박물관 밖에서도 관람할 요소가 군데군데 숨겨져 있다. 마당 여기저기 크고 작은 귀족호두의 모습을 한 석재 조각들과 호두 모양의 분수대 등 호두로 가득한 박물관의 전경을 한 층 더 즐겁게 살려준다.
정성 다해 가꾼 분재로 가득한 분재실도 들러보는 재미가 있으며 귀족호두 테마공원에는 수명 3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귀족호두나무가 있다. 아름드리 호두나무가 마치 박물관을 감싸주는 기분이다.
호두를 손 안에서 굴리면 ‘와글와글’하고 개구리가 우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과 함께 있을 땐 조용히 달그락하며 굴리는 것이 호두에티켓이라는 귀여운 주의사항도 있다.
고소한 향기나 맛은 없지만은 손 안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은 그 어느 열매 못지않다. 추운 겨울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호두를 굴리면 손이 따스해지는 기분이 좋다. 유행처럼 먹거나 몇 번 쓰다 버린 건강식품, 건강 가전제품이 참 많다.
이쯤해서 수십 년을 함께 해도 질리지 않는 나만의 귀족호두를 소장해 만져보는 것은 어떨까. 장흥의 보석이자 보물이 귀족호도박물관에서 함께 할 이를 기다리고 있다.
귀족호도박물관(www.hodonamu.com) 사진 제공
위치_ www.hodonamu.com /문의_061-863-27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