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재은 혼신다한 치매노인 연기 , 연극 '숨비소리' 개막
배우 이재은 혼신다한 치매노인 연기 , 연극 '숨비소리' 개막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2.0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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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인 무용가 이경수씨 제작 지원,3월1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1관 공연

배우 이재은이 치매 노인을 연기한 연극 <숨비소리>의 프레스콜이 지난 3일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열렸다.

▲ 연극 <숨비소리>

연극 <숨비소리>는 치매가 걸린 어머니와 그의 아들 사이의 불가피한 갈등에 의해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날 공연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출연배우 이재은, 김왕근, 제작자 이경수, 연출가 임창빈이 자리해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이번 제작에 참여한 무용가 이경수(전 울산시립무용단장)씨는 간단한 인사말에 이어 "분장한 모습을 보니 미래의 아내를 보는 것 같다. 아내도 저도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많이 울었는데 다른 가족극처럼 이 연극 또한 남자들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 연극 <숨비소리>

배우 김왕근으 "좋은 배우와 같이 작업하게 돼 기쁘다.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 1주기였는데 작업하는 내내 어머니를 생각했다. 제가 작품 속 아들과 비슷한 나이라 더욱 그렇다. 이 작품이 제 사모곡이라고 생각하고 연습했다"며 작품에 임하는 감회를 밝혔다.

또 "저희가 충분한 감정을 전달하면 관객분들은 그만큼 받아 가리라 생각한다.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녹인 제 연기가 진실되게 관객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이재은은 "한동안 1인극에만 열중했다. 이번 작품은 김왕근 선배님 등 다른 배우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게 된 첫 작품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사람이 신랑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열심히 하는 모습 보이겠다"며 연극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 제작자 이경수, 배우 이재은, 배우 김왕근 (왼쪽부터)

이날 백발노인 역할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이재은은 "TV드라마에서 80대 노인 역할을 해보긴 했지만 연극에서 아무 장치 없이 백발노인을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많이 긴장도 되고 모습에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저희 외할머니께서 치매로 돌아가셨는데 치매라는 것이 주위에서 흔히 있는 이야기라 특별하게 생각하며 준비하지는 않았다. 지인들과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거기에 저의 색깔을 입히려 노력했다"며 이번 치매 노인 연기에 대한 준비 과정을 언급했다.

이어 "'숨비소리'는  잠수하던 해녀가 바다 위에 떠올라 참았던 숨을 내쉬는 소리를 뜻하는 제주도 말인데 이 소리는 어머니의 한(恨) 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 여노인의 삶에 녹아있는 숨비소리를 들려드리려 노력했다"며 "이 작품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어머니께 전화해볼까', '아버지는 지금 뭐 하실까' 하는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느끼며 돌아가신다면 그걸로 저는 만족한다"고 관객들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했다.

▲ 연극 <숨비소리> 출연진

연극 아이디어에 대한 질문에 임창빈 연출가는 "숨비소리를 마지막 소리라고 생각하고 치매를 앓는 분들 자신의 삶의 역사에 관한 것들이 그 소리로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에서 이 연극에 대한 아이디어가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또 "작품을 쓰면서 이재은이라는 배우를 정하고 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배우를 tv에서 많이 봤고 이전에 각시품바에서도 함께 작업을 했는데, 치매 노인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했다. 관객들 또한 이재은 배우의 연기에 대해 궁금증과 기대치가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작자 이경수씨는 "이번 공연은 특히 아내에게 주는 생일선물이다. 둘 다 무대에 서는 사람으로서 가장 기쁘고 값진 선물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수익 생각하고 시작한 작품도 아니고 그저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아내 이재은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임창빈 연출가는 "어느 국부적인 한 가정의 이야기만이 아닌 치매를 앓고 있거나 앓았던 사람이 있는 집안에 대한 모든 것을 연극에 다 담고자 등장인물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며 "현대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네 일상에서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치매'라는 질병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연출 의도와 바람을 밝혔다.

연극 <숨비소리>는 이달 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공연된다.

문의 : 휴먼 컴퍼니 02)742-7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