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와 중국의 ‘한류엔터테인먼트’ 규제,득일까? 실일까?
한중 FTA와 중국의 ‘한류엔터테인먼트’ 규제,득일까? 실일까?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 승인 2015.02.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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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한중FTA가 타결되어 그 합의 내용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합의문에는 한중 문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문화 예술의 중국 비지니스에 활기를 띌 전망이다. 하지만 한중FTA 합의에 대한 청사진만을 바라보기에는 그 문제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

먼저, 한중FTA 발표 전 중국에서는 중국 해외저작물에 대한 규제 정책을 먼저 제시 하였다. 중국은 새로운 방송 통신 정책을 내놓으며 한국, 미국 해외영상물의 중국점령을 교묘히 막고 있다. 규제 조항 대부분의 내용은 한국, 미국영상물을 견제하기 위한 조항들로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한국 드라마의 해외 수출 길이 막힐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2014년 중국을 강타한 <별에서 온 그대> 열풍이 중국의 규제 정책 발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보도에 따르면 "최근 2년동안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로 인해 새롭게 한류 열풍이 일어났고, <별그대> 최종회의 경우 중국 동영상 사이트가 자막 업체와 손을 잡고 한국과 동시간에 방송을 이루어 냈다. 새 규제 정책의 발효와 함께 해외(수입)영상물은 반드시 모든 회차의 내용을 사전 검열 후 방영을 해야 한다는 조항을 제시하였다" 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드라마가 제작과 동시에 방영하는 형태라 앞으로는 드라마의 흥행과 인기 여부에 관계 없이 중국 동시 방영은 불가능해졌다. 중국 심의의 경우 최소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실시간 방영을 위해 고액으로 영상물을 수입 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문제는 심각하다. <별 그대> 이후 새롭게 분 한류 열풍으로?한국 드라마들이 중국에서 다시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금, 드라마를 빠르게 중국에 유통 시키고 싶어도 그 길이 막혀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종영한 sbs <피노키오>의 경우 지난해의 1/3 가격으로 중국에 수출 되었다.

중국에는 해적판 시장,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크게 발달하였다. 이에따라 빠른 시일내에 콘텐츠를 접하고 싶은 중국인들은 미리 불법 경로로 한류 콘텐츠를 접하게 될 것이다. 이번 한중FTA를 통해 한국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대한 합의 조항이 신설되어 우리 콘텐츠가 보호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실효성 여부에 의문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규제 정책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 네티즌은 "나라별로 방송 규제는 모두 있지만 중국처럼 조직적으로 규제를 하는 나라는 없다. 현재 중국은 민영기업에 대한 개방이 매우 적으며, 이는 우리 콘텐츠를 그다지 가치는 없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에게 외국 고기는 먹지 못하게 하고 국내에서 만드는 것은 나쁜데, 그럼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사나" 라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를 높였다.

또 몇몇은 "중국이 이제는 법치국가로 가는 징조네"라며 비꼬고 " 어떻게 막아도 볼 사람은 다 본다"라며 우리 콘텐츠 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의견은 많은 공감수를 기록하고 있는 댓글들이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규제 정책이 콘텐츠 규제 자체에 대한 불만 보다는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대변되는 분위기다.

결국에는 규제는 시행 될 것이고 남은 숙제는 우리에게 있다. 한중 FTA가 발효되고 방송 관련 시장은 개방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한중 공동제작을 통한 콘텐츠 제작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판권 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 해야 할 것인가? 빙산에 일각에 불과한 문화콘텐츠 중국 수출에 대한 문제들을 앞으로 어떻게 해결 해 나가야 할 것인지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