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권의 단상]그리움의 차도(茶道),후산 이근수의 풀잎연가
[책 한권의 단상]그리움의 차도(茶道),후산 이근수의 풀잎연가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4.0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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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미술,차를 아우르는 저자의 '순향'이 저절로 차탁으로 이끌어

 

▲後山 이근수 著 그리움의 차도 <茶道>(룩스문디 /268장/16,000원)

매일같이 사무실로 배달돼 오는 이런 저런 책들을 사실 제대로 다 읽어 보기가 쉽지 않다.

책상 옆에 책들은 쌓여가는 가운데, 며칠 전 본지 무용칼럼 필자인 이근수 교수로부터 책 출판이 됐다는 소식과 함께 다음날 책을 받아 보았다.

사실 ‘차도’라는 제목이 붙어있어 처음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평소 커피와 함께 지인들이 선물해 준 차를 마시기는 하지만 예법을 차려가며 마시지 않기에 솔직히 필자와는 조금의 거리를 느꼈기 때문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차도, 쉽게 말하는 다도라는 것이 고루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었다.(책을 읽은 이후 무척 죄송한 마음이다.)

주말에 퇴근하면서 몇 권의 책을 챙기면서 ‘차도’도 같이 넣었다.

저자에 대한 예의로 가볍게 훑어볼까하고 책을 꺼내 들었다. 몇 몇 관심가는 제목부터 읽어 나갔다. 읽다보니 점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마음 한켠에서는 책을 재빨리 읽고나면 드는 허전함을 염려하면서 말이다.

그런 조바심과 달리 결국에는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다 읽어버리고 입맛을 다시며 다시 책장을 넘겨보게 된다.

책 속에는 저자의 무용과 미술, 차에 대한 사랑과  따뜻함, 곳곳에 삽입한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샘물같은 이성선 시인과 김필곤 시인의 시와 글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페이지 한 장 마다 ‘순향’한 차맛을 사랑하는 저자의 묵직하고 순정한 글들이 학문과 차와 시 예술을 사랑하고, 그 궁극의 선을 향해 닦아가는 저자의 세계관으로 이어졌다.

책을 읽고 난 후 언젠가 후배에게 선물받아 어딘가 두었던 다기 세트를 찾아냈다. 앞으로 차를 제대로 좀 마셔야 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

이론만이 아닌 직접 현장을 다니며 저자가 느낀 생생한 글들이 저절로 차탁 앞으로 이끈다. 이 책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기를 권한다.

마음이 정화가 되는 순정한 책이다.

-다음은 출판사에서 보내온 책소개-

책소개

그리움의 차 한 잔으로 삶의 무거움을 비워내다
후산後山 이근수 교수는 회계학자이자 무용평론가, 차를 사랑하는 차인茶人이다. 이 책은 회계학과 무용, 차라는 세 분야를 종횡무진하는 ‘이근수’라는 저자의 풍모를 그대로 빼닮았다. 저자는 차 마시는 일을 풀잎에 대한 그리움이라 표현하고, 그의 지인들은 저자의 차 미학을 ‘그리움의 차도茶道’라고 부른다. 이는 그대로 오랜만에 펴낸 책의 제목이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차를 통해 체험했던 삶과 자연의 이치를 ‘그리움의 차도’에 담아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마음을 담은 책 『그리움의 차도』는 차의 마음을 닮은 글을 통해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참삶의 여유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읽는 이를 이끌어주고 있다.

출판사 서평

회계학과 무용, 그리고 차. 쉽게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세 분야를 아우르는 한 사람이 있다. 후산後山 이근수, 경희대학교 회계학과 교수이자 매달 서너 꼭지의 무용평론을 전문매체에 싣는 비평가이며, 지리산자락에 자신의 차밭을 갖고 있을 만큼 차를 사랑하는 차인茶人이다.

도대체 어떻게 한 사람의 몸에 전혀 동떨어진 듯 보이는 세 가지가 한데 모일 수 있었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궁금해 하는 이 질문이 이근수 교수는 조금 의아하다. 그에게 회계학과 무용, 차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조합이기 때문이다. 회계학자가 무용평론가와 차인이 된 것도 그처럼 자연스러운 인연이었다.

경희대 교수로 부임하여 무용학과 졸업생의 공연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을 계기로 무용애호가가 되었고, 회계학자다운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방식으로 무용공연을 비평하다보니 어느새 매달 꼬박꼬박 무용평론을 쓰는 평론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차와의 인연 역시 자연스럽고 절로 일어난 흐름이었다. 어쩌다 개운사에서 열린 차 마시는 자리에 참석하게 된 것을 계기로 30년을 줄곧 차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온 것이다.

단순히 차를 좋아하고 마시는 것을 넘어, 우리 차의 문화와 미학에 대해 가르치고 알리는 일에도 매진하고 있다. 대학에서 ‘차 문화의 과학과 미학’, ‘차 문화의 미적 경영’ 등 교양과목을 개설해 가르치는 한편, 미국 코넬대, 예일대 등 해외 대학들과 한인사회에서도 여러 차례 차 우리는 시범을 보이고 강연을 열었다.

이근수 교수는 회계학, 무용, 차는 사실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재무제표 관계자를 위한 학문인 회계학과 관객을 위해 존재하는 무용은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그는 실제로 회계감사에서 사용하는 분석방법들을 무용평론에도 적용하여 객관성, 투명성, 공정성을 잣대로 비평을 한다. 사람을 위로하는 힘을 가진 무용과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한 차 한 잔 역시 일맥상통하는 두 세계다.

차 마시는 일을 풀잎에 대한 그리움이라 표현하는 이근수 교수다. 그의 지인들은 후산 이근수의 차 미학을 ‘그리움의 차도茶道’라고 부른다. 이는 이근수 교수가 오랜만에 펴낸 책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이 책은 회계학과 무용, 차라는 세 분야를 종횡무진하는 ‘이근수’라는 저자의 풍모를 그대로 빼닮았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책의 첫 장은 ‘차인’ 이근수를 보여준다. ‘차의 미학과 과학’이라는 제목 아래, 차의 효능에서부터 찻그릇, 찻집, 차인, 차 문화 등 차에 대한 다양한 담론과 생각을 담았다. 번잡한 격식을 싫어하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마시는 차를 강조하는 그는 형식에 얽매이는 일본식 ‘다도’와 구별 짓기 위해 특별히 ‘차도’라는 말을 사용한다.

차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은 책의 두 번째 장 ‘다심茶心, 선심禪心, 무심舞心’에서 더욱 다양한 갈래로 뻗어간다. 차를 즐기며 국내외 여러 절집에서 스님들과 쌓은 인연,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무용작품에 대한 소회가 담겼다. 이 장을 통해 저자는 차도, 무용도 모두 삶을 풍성하게 하는 참선의 화두임을 이야기한다.

세 번째 장은 혼자지만 두 개의 찻잔을 내어놓고 하나는 여기 없는 그리운 사람을 위한 잔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그때, 그곳, 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할머니, 사랑하는 차시인, 존경하는 스승, 먼저 떠난 동료이자 친우 등 다정한 사람들과 보낸 시간과 기억이 차 향기 속에 그리움으로 피어난다.

이근수 교수에게 그리움이란 다시 만날 것을 믿는 기다림이다. 그러하기에 둥그런 다관 안에서 찻잎이 따뜻한 물을 만나 속 이야기를 풀어내듯 연녹색 찻물을 우려낼 때, 찻잔을 비우며 마음도 비워내어 삶과 차가 하나 되는 ‘순응의 미학’이 완성된다. 저자는 자신이 차를 통해 체험했던 삶과 자연의 이치를 ‘그리움의 차도’에 담아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마음을 담은 책 『그리움의 차도』는 차의 마음을 닮은 글을 통해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참삶의 여유를 함께 누리자고 읽는 이의 손을 이끌어준다.

룩스문디 刊  /268쪽/16,000원

 

 

지리산자락에 차밭을 갖고 있을 만큼 차를 사랑하고 세계에 한국 차 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힘쓰는 ‘차인茶人’이며, 20여 년간 무용공연을 관람하고 비평해온 ‘문화예술인’이다. 『차인』, 『차의 세계』, 『미디어 조계사』 등에 차에 관한 산문을 연재하는 한편, 『서울문화투데이』,『몸』, 『예술세계』,『댄스포스트코리아』 등 문화와 무용 전문 매체에 매달 무용평론을 기고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전공과목 외에 ‘차 문화의 과학과 미학’, ‘차 문화의 미적 경영’ 등 차 관련 교양과목 및 ‘문화예술경영론’, ‘예술텍스트와 평론’ 의 예술과목을 개설하고 강의하면서 무용과 차의 대중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경희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회계학석사, 성균관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2012년까지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경영대학원장, 경희사이버대 부총장을 지내고 현재 경희대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과 미국의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고 있으며, 한국회계학회 회장, 공인회계사회 국제연구위원장과 감사인증기준위원장을 역임했고, ㈜KAIT 캐피탈의 비상임감사로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및 페어리디킨슨대학, 포틀랜드대학 등에서 객원교수를 지낸 바 있다.

저서로 회계학술서 『현대회계감사』, 『현대회계학원론』, 차에 관한 산문집 『풀잎에 띄우는 연서』, 『푸른 화두를 마시다』, 『시간 사람 나 그리고 사랑』, 무용 평론집 『무용가에게 보내는 편지』, 『누가 이들을 춤추게 하는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