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그들은 왜 삭발까지 해야했나?
'서울연극제',그들은 왜 삭발까지 해야했나?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5.04.1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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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농성 단행 ‘서울연극제’, ‘예술위 공연센터’ 대관 갈등 재점화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3편, 결국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 못 해…

제 36회 서울연극제 시작부터 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이하 예술센터)와 삐걱됐던 대관문제가 결국 또 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연극제집행위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일방적 폐관 통보에 항의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아르코극장 앞에서 열었다.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오전, 아르코예술극장 앞에서 ‘아르코극장 일방 폐쇄 통보’’와 관련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성토하는 항의집회를 가진 후 삭발식까지 단행했다.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서울연극협회장, 이하 집행위)과 김태수 집행위 감사, 공재민 집행위 사무처장이 삭발식에 참여한 후 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이하 예술센터)에 대해 법원에 업무방해 고소와 함께 공익감사 청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집행위는 “파행 행정 일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해체와 무능한 공연예술센터 유인화 센터장 해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융성에 역행하는 파행 행정을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집행위는 예술센터가 밝힌 바와 같이 △아르코대극장의 중대한 이상을 발견한 시점인 3월 10일부터 4월 10일까지 안전 점검을 철저하게 진행했는지 △아르코대극장 폐쇄 기간인 4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안전 점검 에 대해 충분히 안전을 검사할 수 있는 기간인지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예술센터가 운영하는 모든 극장에 대해 2012년 1월 1일부터 2015년 4월 13일까지 관리 및 안전점검이 철저히 실시되었는지도 감사 청구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한팩 측이 대관 취소 이유로 내건 구동부 모터 결함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구동부 모터 제조사인 이탈리아 MGM사에 질의서를 보내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 김태석수 집행위 감사, 공재민 서울연극제 집행위 사무처장(좌측부터)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일방적 폐관 통보에 항의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대체극장 제시했지만 모두 소극장이며 일정조차 맞지 않아

이번 사건의 발단은 서울연극제가 예술센터로부터 연극제 개막 하루 전인 지난 3일 예술센터 측으로부터 아르코대극장폐쇄를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으면서다. 아르코대극장 구동부의 중대한 이상이 발견되었기에 13일부터 5월17일까지 긴급점검 및 보수를 위해서라는 내용이다. 이 기간 동안 서울연극제는 공연예술센터가 운영하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식참가작 3편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술센터가 해당 극장 무대장치 이상으로 일시 폐쇄를 결정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집행위는 예술위에 대극장 규모의 대체극장 마련을 요청했으나 지난 9일 예술위가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과 아트원시어터 등 소극장을 대안으로 제안하자 내부 회의 끝에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집행위는 "대극장용으로 디자인된 작품을 소극장에서 하라는 것은 연극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무능력한 행정"이라며 "예술위는 대체극장을 제시했다는 시늉만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집행위는 이와는 별도로 서울연극제 집행부는 올해 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3편이 다른 극장으로 대체해, 공연일정에 무리 없이 진행된다고 알렸다.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 김태석수 집행위 감사, 공재민 서울연극제 집행위 사무처장(좌측부터)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일방적 폐관 통보에 항의하며 삭발을 한 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삭발을 한 이들의 참담한 심경이 앉은 모습에서 드러난다. 연극제 관계자들도 침통한 표정이다.

예술센터 일방적 공연장 폐쇄통보 축제차질, 예정된 공연 장소 옮겨 일정 이어가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은 240석 규모의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23일부터 공연되며 <물의 노래>는 5월3일부터 730석 규모의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한다. 당초 5월7일부터 공연하기로 한 <청춘,간다>는 2일을 앞당겨 5월5일부터 예술마당 1관에서 공연 할 예정이다.

이날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은 “한국공연예술센터가 대체극장을 제시했지만 모두 소극장이었다”면서 “이번 연극제에서 문화예술위원회 소속 극장과 대체 극장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가슴이 아픈 것은 아무도, 그 누구도 얼굴을 마주 보고 직접 (죄송하다) 얘기해주는 이가 전혀 없었다” 며 “공문만 오고갔을 뿐으로, 집행위가 할 수 있는 것이 현재 이 것뿐이라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문제와 관련해 예술위는 "사용 가능한 공연장 중 유사한 공연장을 제안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서울연극제 측과 성실히, 원칙에 따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소 극장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소극장·3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소극장, 아트원씨어터 1관·2관·3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서울연극제 집행위가 신청한 공익감사청구란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하거나 부당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 청구자격 을 갖춘 자가 특정사항에 대하여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제도다.

청구자격은 청구인으로는 19세 이상으로 300명 이상 국민이거나 상시 구성원 수가 300명 이상으로 등록된 공익 추구의 시민단체이어야 한다. 다만 정치적 성향을 띄거나 특정 계층 또는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는 제외된다.

처리 절차는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에서 청구서 접수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감사실시가 결정되면, 감사실시 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감사를 종결해야 하며, 그 결과를 청구인에게 통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