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기행-131]잔아문학박물-관인간의 존재와 본질의 샘
[박물관기행-131]잔아문학박물-관인간의 존재와 본질의 샘
  • 동동 전통문화예술연구소
  • 승인 2015.05.18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잔아문학박물관의 전신은 문학관 ‘새뜸’으로 1996년 5월에 지금의 위치에서 문을 열었다. 이후 2009년 3월 ‘잔아문학촌’으로 등록한 후 이듬해인 2010년 6월 경기도를 통해 ‘잔아문학박물관’으로 등록을 필하며 명실 공히 1종 전문박물관이 되었다.  

▲잔아문학박물관 전경.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 위치한 잔아문학박물관은 세계적인 문호들과 국내 작고문인들의 테라코타 흉상, 사진, 작품해설, 육필, 도판 등을 입체적으로 전시하고 있는 문학전문박물관이며 미술관이다. 이 박물관은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렸던 젊은 날의 꿈을 되찾아주고 학생들에게는 장엄한 웅지를 품게 해주는 지성의 성전을 지향하고 있다. 문학은 시나 소설의 창작 말고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사업을 하는 데도 꼭 필요한 정서적인 기본 양식이다. 세상사는 수리적이고 논리적인 이성적 판단보다도 신비나 환상 같은 감성적 느낌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잔아문학박물관은 특히 어린이들의 관람을 환영하고 있다. 유치원생이라도 한글만 읽을 줄 알면 그들에게 푸슈킨, 톨스토이, 세르반테스, 카프카, 괴테, 헤밍웨이, 도스토예프스키, 셰익스피어와 같은 대 문호들의 이름만 외우게 해도 어린 정신에 엄청난 문화충격을 주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인터넷 게임이나 문자메시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차원 높은 세계, 우주와 영원과 진리 같은 넓고 깊은 세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잔아문학박물관을 <글과 흙의 놀이터>라고 토를 단 것은 이곳이 문학과 테라코타가 어우러진 세계임을 강조하고 싶어서인데, 흙을 인간의 본질이라고 한다면 글은 인간의 존재(소통)를 가능케 하는 언어라고 볼 수 있음에서이다.

▲문인들의 흉상.

박물관은 설립자의 정신이 고스란히 내제된 곳이다. 특히, 설립자가 문인이라면 문학박물관은 더 그렇다.

잔아문학박물관 설립자는 장편소설 『칼날과 햇살』(중앙일보)로 유명한 소설가 김용만(1940.5.24.~)이다. 잔아(殘兒)는 마지막 아이를 뜻하는 것으로 소설가 김용만이 그의 마지막 작품에 등장하게 될 여자아이의 이름이라고 한다. 충남 부여에서 출생한 김용만은 부산중학교(부산)와 용산고등학교(서울)를 졸업하고도 가정이 어려워 『현대문학』에 늦깎이로 등단한 후, 광주대학교와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수학했다.(박사수료)

첫 소설집 『늰 내 각시더』(실천문학)를 출간하면서 정통 단편소설 미학과 독특한 향토적 문체, 이념에 함몰되지 않는 휴머니즘으로 문단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문제작가로 떠올랐다. 그 후 장편『칼날과 햇살』 (중앙일보),  『칼날과 햇살』 『세계문학 기행 』 (서정시학), 소설집 『아내가 칼을 들었다』(랜덤하우스), 2권짜리 장편 『인간의 시간』(문이당), 『93한국문학 작품선』(문예진흥원 선정)과 문화관광부 선정 2010년도 우수교양도서 『春川屋 능수엄마』(JANA문학사) 등을 발표했다. 2007년 산문집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과 내 허튼소리』(랜덤하우스)를 발표하자 다시 한 번 문단의 조명을 받았다. 

▲김용만관장과 시인이면서 테라코타작가인 여순희여사 부부.

동인문학상 심사에 올랐던 『칼날과 햇살』을 놓고 2004년 동인문학상 제2차 심사독회에서 심사위원들은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김원일), ‘칼날과 햇살(김용만), ‘노래의 날개’(이윤기), ‘유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이치은)를 제3차 독회에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김용만의 『칼날과 햇살』을 놓고 심사위원들은 “조미료를 안 친 음식의 감동적인 맛을 느낄 만큼 능란한 작품이다” 라는 평을 내놓았다. “문학이란 새 발견이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재밌게 읽게 해주었고, 소설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충족시켜준 작품”......(이청준), “현란한 기교의 시대에 무기교의 순박함을 보여준 수작”......(정과리), “타고난 언어감각에 의지해서 성공한 케이스”......(김화영) (2004. 2. 9일자 조선일보)

이어 김용만은 세계 90여 국가를 다니면서 인류의 정신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카프카, 세르반테스, 도스토예프스키, 에밀리 브론테, 헤밍웨이, 푸슈킨, 셰익스피어, 괴테, 스타인벡, 톨스토이, 위고, 디킨스,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 대 문호 열세 명의 기념관을 답사하고, 작가론과 작품론을 서정시학에 3년 동안 연재했으며 이것을 『세계문학관 기행』으로 출간하여 한국 지성사회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서울문화예술대학교(디지털) 방송문예과 교수, 경기대학교 국문과 초빙교수, 경희대학교 국문과 출강, 국제 펜문학상, 경희문학상, 만우(박영준)문학상, 유승규 문학상, 동아시아 문학상, 불교문학대상, 농민문학대상 등 다수 수상했으며, 중편 『보이지 않는 시계』가 1993년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바 있다. JANA문학사 대표, 사단법인 시사랑문화인협의회 이사, 국제 펜클럽 이사,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한국농민문학회 부회장, 독서신문 논설위원, 종합문예지 문학미디어 주간을 역임했다.

단편 및 중편으로는 『늰 내 각시더』(현대문학), 『보이지 않는 시계』(현대문학), 『도벌단속』(실천문학) 등 20여 편이 있다. 또한 장편 및 소설집으로는 『인간의 시간』 1.2권(문이당),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과 내 허튼소리』(랜덤하우스), 『아내가 칼을 들었다』(랜덤하우스) 등 11편이 있다. 그리고 김용만의 모든 것은 지금 그가 건립한 잔아문학박물관에 보관·전시되고 있다.

▲ 잔아문박물관 야외 공연장.

잔아문학박물관에는 문인들의 흉상을 테라코타로 제작한 작품이 많다. 또, 문학작품에 등장했을 법 한 감수성 풍부한 테라코타 소조작품도 곳곳에 있어 문학적인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박물관을 더욱 다채롭게 해 찾는 이에게 입체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김용만 관장과 공동설립자라고 할 수 있는 테라코타 도예가이자 시인인 여순희의 작품이다. 잔아문학박물관-부부가 만들어가는 흙과 문학의 놀이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위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사랑제길 9-9(문호리 860-2), 문의 (031-771-8577)  ◆‘동동’전통문화예술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