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보테로, 6년 만에 다시 보는 라틴 미술
페르난도 보테로, 6년 만에 다시 보는 라틴 미술
  • 이우상 기자
  • 승인 2015.06.09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의전당 7월 11일부터 10월 4일…라틴 미술 매력과 이해를 넓히는 기회

▲ 페르난도 보테로 FERNADO BOTERO 포스터.
“그림을 바라보는 기쁨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의 경우 그 근원은 형태의 감각과 결합되는 ‘생의 기쁨’이다. 그것이 내가 형태를 통해 감각을 창조하는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7월 11일부터 10월 4일까지 풍만한 형태, 인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콜롬비아 출신의 살아있는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 Fernando Botero>를 소개한다. 

보테로는 지난 2009년, 서울에서 열렸던 대규모 첫 전시에서 20만 명이라는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어 올해 현대백화점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보다 더 다채롭고 흥미로운 작품들로 전시 될 예정이다. 특유의 유머감각과 화려한 색채, 특히 남미의 정서를 살린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 보테로만의 스타일을 완성해 세계적인 거장이 되기까지의 노력과 과정을 살펴 볼 수 있다.

라틴 미술의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

거장들의 작품을 보며 독학으로 자기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페르난도 보테로는 고전을 재해석하며 정물과 라틴의 생생한 문화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거장이다. 어린 시절 체계적인 그림을 배울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유명 화가의 화집을 통해 그의 꿈을 이어나갔고 그 꿈을 실현하고자 유럽과 미국 등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오직 그림에만 몰두하며 그의 꿈을 예술로 승화시켰고 독자적인 양식을 구축해 세계인의 시선을 모았다.

라틴미술은 특유의 조형성과 색채를 선보이면서 발전해왔고 많은 작가들을 탄생시켰지만 이 전 유럽과 미국에서는 라틴 미술이 알려진 바 없었기 때문에 많은 고전이 있었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미술전시가 개최되면서 라틴 작가들이 소개됐고, 보테로 역시 60~70년대 크게 주목받기 시작하며 꾸준한 활동으로 보테로 스타일을 표현하는 작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그리기 시작한 작품에서부터 유럽과 뉴욕을 거쳐 라틴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우기까지 비교적 최근의 작품을 담고 있다. 비정상적인 형태감과 화려한 색채로 인해 기법은 다소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반면, 인간의 천태만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면밀함도 엿보인다. 또한 중남미 지역의 정치, 사회, 종교적인 문제점과 라틴의 전통, 문화를 아주 구체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정물’, ‘고전의 해석’, ‘라틴’ 등의 일관된 개념은 보테로의 작품에서 꾸준하게 보여 지고 있으며 무한한 즐거움과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특히 풍만한 형태에 대한 표현은 보는 이의 시선이 뚱뚱함의 연속이라 인식되지만 그 현실은 많은 의미를 담고 확장시키고 있다.

▲왼쪽부터 발레 바의 무용수 DANCER AT THE BARRE, 대통령 THE PRESIDENT, 영부인 THE FIRST LADY, 거리 THE STREET.

왜 뚱뚱한 사람들을 그리나요?

누군가의 설명 없이도 쉽게 이해하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비결일 것이다.

2009년 서울 전시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던 페르난도 보테로는 도쿄와 워싱턴, 스톡홀름에 이어 최근 본인의 고향인 메데인의 ‘더 서커스’전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많은 전시로 소개되고 있다. 수십 년간 어떠한 화가도 그처럼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보테로는 뚱뚱함과 양감이 강조된 화풍으로 인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감성을 환기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왜 뚱뚱한 사람들을 그리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뚱뚱한 사람들을 그리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해 혼란스럽고 도발적인 느낌을 전해 준다.

보테로의 대답이 주는 혼란은 인물 모두가 ‘살이 쪘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림 속 모든 요소에서도 비롯된다. 살찐 남자나 뚱뚱한 여자같이 특정한 무엇을 그리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리얼리티를 미술로 변환하는 수단의 하나로 변형과 변신을 이용하는 데 큰 관심을 쏟을 뿐이다. 터질 듯 부푼 엉덩이, 거대한 넓적다리를 가진 풍만한 인물들은 보테로의 이미지 중에서도 가장 오래 기억 속에 남는 주제일 것이다.

▲왼쪽부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를 따라서 AFTER PIERO DELLA FRANCESCA(1,2), 정물 STILL LIFE WITH BLUE COFFEE POT, 실내 INTERIOR.

보테로는 구상화가지만 사실주의 화가는 아니다. 그의 그림은 리얼리티에 부합하게끔 설계되지만 그것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보테로 그 만의 시각을 제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며 자유롭게 표현되고 있다.

보테로의 조형성과 색채를 아우르는 각각의 주제로 선정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표현기법은 조금씩 변화됐으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그의 주제는 벗어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보테로를 유명하게 만든 패러디 테마는 고전의 엄숙함과 진지함을 웃음으로 표현되고 있고, 형태와 색채로 표현되는 정물과 라틴의 일상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들을 계속해서 다루고 있다.

‘살아 있는 거장’이라 극찬 받으며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보테로, 7월 11일부터 10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되는 그의 작품을 통해 라틴 미술의 매력과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더한 감동을 느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