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ulmn /박현준의 stage,story]바로크식당 김학민 주방장의 먹기 거북한 오르페오 요리
[Culture Coulmn /박현준의 stage,story]바로크식당 김학민 주방장의 먹기 거북한 오르페오 요리
  • 박현준 테너/ 오페라 융성 위원장/한강오페라 단장
  • 승인 2015.07.29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대를 하고 비가 많이 오는데도 오페라계 관계자들과 24일
바로크 식당을 찾았다. 큰 식당의 주방장이 바로크 식당에 출장와서
<오르페오> 라는 새로운 요리를 선보인다 하여 궁금하기도 했지만
김 학민 주방장의 요리솜씨를 한편에선 기대하기도 했다.“ 

▲필자 테너 박현준 / 오페라 융성 위원장/한강오페라 단장

오페라계가 힘들다. 그렇다. 오페라시장이 축소되어 가는 것이 가슴 아프다.  시장이 살아나면 교육도 활성화 되고, 우리가 처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신임 국립 오페라단장 김학민씨가 연출로 선보인 시립오페라단 (이건용단장)의 몬테 베르디의 바로크 오페라 오르페오를 통해 신임 김 단장의 오페라에 대한 안목을 보고 싶었다.

김 단장의 스승인 이건용단장, 서울대 음악이론 동창인 정경영 한양대 음악연구소 소장. 김 단장 등이 합심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과연 몬테베르디의 여백에 무엇을 어떻게 채웠을까?
분명히 애쓴 듯한 흔적은 있어 보였다.
하지만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것이 오페라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 눈에나 보일정도였다.
현장 경험이 풍부하지 않음을 여실이 드러낸, 함량이 많이 미달된 작품이었다.

얼마전 한국오페라단(박기현단장)이 올린 루이지 삣찌 연출의 <리날도>를 본 사람들은 그의 감동적인 연출!을 기억할 것이다,
삣찌는 물론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이다.
김 단장에게 애초 그 정도 까지는 턱 없이 바라지는 않았지만, (오페라의)냄새라도 느낄 수 있으면 필자는 김 단장을 인정하고, 칭찬까지 아끼지 않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연출에는 셋트, 조명, 동작, 동선의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무의미한 동작속에 등 · 퇴장 조차도 팩트가 없는, 음악의 밸런스가 무너진 악기들의 소리, 소음같이 튀어나오는 섞이지않는 관악기 , 챔발로의 밸런스도 전체 사운드와 어울리지 못했다.
시립 오페라단에서 실험적인 오페라를 하는 것은 고무적인일이다.
하지만 대학 워크샾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찌 프로라 할수 있겠는가!
오페라는 모든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연출과 반주를 맡은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서는 가수를 빛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연 이후 더 답답했던 것은 김 단장의 <오르페오> 프로그램북에 작품 해설을 실었던 음악평론가이자 언론사의 객원기자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극찬한 것이다.
진실을 떠난 글은 이 작품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 중간에 실망하고 돌아간 음악가들은 쓴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나라 오페라의 미래, 우리오페라를 이끌어가야하는 사람들인데...

물론 시각의 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의 비평의 저울이 고장 나면 그 저울은 기능을 잃는다.  우리사회 전반에 가치질서가 무너져 내린 데는 지성의 역할이 침묵하거나 아부의 언덕에 기댄 탓이 클 것이다.

평론가가 자기 밥벌이를 위해 시각을 왜곡 시키는 것은 우리사회의 병폐인 ‘비정상의 정상화’를 부추길 뿐이다. 게다가 힘을 가진 기득권이 마구 부풀린 것에 입맛을 들인다면  비정상의 일탈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오페라계에서는 김 단장의 국립오페라단장 임명에 대체적으로 어이없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비전문가들이 볼 때는 그가 얼마간의 오페라 공부를 했으니 나름 임명의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작품을 보는 관점도 그러했다.(감동의 눈물로 포장한 전문가라 자처하는 평론가는 빼고)

개인으로 작품을 한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하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오페라단을 이끄는 단장이 대학 워크샾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찌 프로라 할수 있겠는가.

국·공립 오페라단이 실험적인 오페라를 올리는 것은 오페라 발전을 위해 당연하다.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제작자와 연출가는 외국 연출가의 작품을 참고하는 것은 좋으나 본인만의 확실한 그림을 그릴줄 알아야한다. 신제품을 만드는 것에 만족해 자축하는 것보다 불량품을 만들어서 오페라 소비자에게 외면 당하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정작 본인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물러나지 않는다면 이제는 힘을 합해 도와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나 인정하는 오페라 전문가가 되길 바라는 것은 김학민씨가 맡은 단체가 개인이 아닌 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이기 때문이다.

이번을 계기로 불통 김종덕 장관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환점을 돌아선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이 더 이상 실기(失機) 하지 않도록 마지막 힘을 보태 주기 바란다. 진심으로 잘하길 바라고, 이번을 계기로 진정 오페라를 사랑하는만큼 실력을 키우는 단장이 되길 바란다.

누구보다 오페라를 사랑하는 뜨거운 현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쓴소리가 한국오페라에 영양분으로 용해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박현준 한강오페라단장은 배재고등학교와 한양대 음대, 이태라 롯시니 국립 음악원 등을 졸업했다.이태리 푸치니. 모나코. 콩쿠르 등 수많은 국제대호에서 입상을 했으며 오페라 <돈 카를로> <카르멘>. <팔리앗치> 등 1000여 회 음악회에 출연한 성악계의 중진이다.

kbs 열린 음악회. sbs콘서트 등 300여 회 방송 출연을 비롯 김영삼 대통령 마르틴 루터 킹 평화상 수상식 특별 연주/문화일보 초청 독창회/예술의 전당 서울 심포니 초청 독창회/ 월드컵 1주년 기념 세계 최대 상암 월드컵경기장 오페라 <투란도트> 예술 총 감독/2005 세종문화회관 최장기 오페라 <투란도트> 예술 총 감독/2012.2013년 예술의 전당 오페라 <페스티> 주역 출연/2014 파리 바그너 아카데미 초청연주/2014 예술의 전당 밀알 콘서트/유엔 평화음악회 등 출연하며 연출과 연주활동을 병행해 오고 있다. 현재 한국오페라융성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