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노는 예술-'살아있기 그리고 생각하기로서의 예술'
잘 먹고 잘 노는 예술-'살아있기 그리고 생각하기로서의 예술'
  • 강다연 기자
  • 승인 2015.07.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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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서울변방연극제’ 참여 프로그램... 31일(금), 압구정 갤러리 에이트

저녁식사 후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전자음악 공연을 감상하는 자리가 오는 31일(금), 압구정 갤러리 에이트에 마련된다. “좋은 현대미술이란, 잘 놀고 잘 먹는 것이다.”라는, 작가의 명제를 증명할 실험이기도 하다.

유병서 작가의 <살아있기 그리고 생각하기로서의 예술>이라는 공연이다. 작가가 독일에서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에 선발됐지만, 생활비 지원은 받을 수 없어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살아있”는 방법을 찾아 다녀야 했던 시기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 유병서 작가

“일상과 예술은 전에 유례없이 가까워졌지만, 예술과 일상을 분별해 가치판단을 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려워졌다. 현대미술이 가지는 특유의 어려움과 이해 불가 속성의 원인은 바로 예술-일상 간의 거리가 유례없이 가까워져 마침내 그 간극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 작가는, “현대 미술가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좋은 작업을 전개하는 등, 내 작가로서의 관심과 소명은 결국 어떻게 잘 놀고, 어떻게 잘 먹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과 일맥상통하는 것을 알게 됐다. 좋은 현대미술이란 잘 놀고 잘 먹는 것이다. 잘 놀고 잘 먹으면 그것은 좋은 현대미술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유병서 작가는 텍스트와 일상 속 뉴미디어(new-meida)를 매개로 작업하는 포스트 컨셉츄얼 아티스트로, (사)캔 파운데이션에서 주재한 P.S berlin 레지던시 작가로 선발돼 현재 베를린에서 작업하고 있다.

‘제17회 서울변방연극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연극제라는 공간에서 연극을 비판하는, 메타 연극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예술가의 복지’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살아있다는 것, 생각한다는 것에 대해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식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31일 저녁 7시부터 공연의 1부인 식사가 시작되고, 8시부터 전자음악 공연이 이어진다. 키라라(KIRARA), Cabinett, 킴 케이트(Kim Kate)가 연주자로 참여하고, 8월 1일로 넘어가는 새벽 4시까지 공연이 계속된다. 오늘(30일, 목)부터 8월 1일 토요일까지 소극장 혜화당에서도 전시 위주의 공연이 진행된다.
예매: http://blog.naver.com/mtfestival/220401344429

한편, 올해 ‘변방연극제’는 ‘십오원오십전’이란 제목을 걸고 혐오와 배제가 넘치는 한국사회 구조와 질서에 문제를 제기한다. ‘십오원오십전’은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어 집단 학살을 자행했던 일본 관동대지진 사건을 상기하는 말이다. 일본은 1923년 당시, 일본인과 조선인을 구별하기 위해 “십오원오십전”을 발음하도록 했다. 그리고 발음이 이상하면 바로 살해했다.

이번 연극제는 정부 기금을 받지 않고 크라우드 펀딩(풀뿌리 모금)을 진행했다. 텀블벅 모금에 성공해 독립적인 예술제를 만들 수 있다는 후문이다.
안내: http://mtfestival.org/2015/intro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