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성황 이룬 ‘제12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폐막작 '월드갈라'
[공연 리뷰]성황 이룬 ‘제12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폐막작 '월드갈라'
  • 김보림 기자
  • 승인 2015.08.0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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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높은 다양한 장르 무용 선보여 관객들의 환호 이어져

지난달 7월 23일(목)일에 시작한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이하 콩쿠르)’가 31일(금), ‘월드갈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발레, 컨템포러리무용, 민족무용 등 3개 부문에서 차세대 무용 스타를 선발하는 무용계 큰 행사로, 올해 12회 째다.

다양한 작품 구성과 생동감 있는 연출 선보여

'월드 갈라'를 관람한 객석의 반응은 대단했다. 마치 대중가요 콘서트를 즐기듯, 무용수의 점프 하나, 리프트 하나에도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출연자도 화려한 무대로 이에 화답했다.

후지마 란코와 요시무라 고유는 양산을 매개로 약간 멀어지기도, 곧 가까워지기도 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일본의 민족무용 형식으로 표현했다. 국내에서 실연으로 보기 힘든 작품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안무가 그 자체로 큰 환영을 받았다. 커튼콜에선 과장된 동작으로 관객들의 흥을 북돋는 무대 매너까지 보여줬다.

  ▲ '월드갈라' 커튼콜 모습

이어 황혜민, 엄재용 커플의 ‘춘향’ 파드되는 테크닉과 연기, 호흡까지 완벽했다. 이들이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으며, 오랫동안 “믿고 보는” 스타로 남아있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

워싱턴 발레단에서 초청된 프란세스카 두가르테와 히안카를로 페레스는, 1부에서는 플라멩코 음악에 현대무용과 발레를 접목한 안무로 열정적인 무대를, 2부에선 클래식 발레인 해적 파드되를 보여주며 라티노/라티나의 독특한 매력을 자랑했다.

2부에서 마사코 쿠도와 게이고 후쿠다는, 1부의 일본 전통무용 팀과 달리 강한 비트에 빠르고 힘찬 동작이 주를 이룬 컨템포러리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해 불가리아에서 열린 제26회 바르나국제발레콩쿠르 주니어 전체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고, 무용 유망주에게 주는 에밀 드미트로프상과 스페셜상도 함께 받아 3관왕의 영예를 안은 발레리나 이수빈은 '라 바야데르'의 니키아를 침착하고 자신있게 연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수빈은 올해 17세의 어린 나이로 불가리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주역무용수로 발탁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제9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프리주니어 1등상을 수상했다.

컨템포러리를 선보인 원진영은 "마치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것처럼" 자유롭게 춤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출연자와 작품 구성이 다양하고 독특해서 지켜보는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발레 ‘돈키호테’의 ‘결혼식 파드되’는 어느 무용 공연에서든 객석에 인기 있는 작품이지만, 이날 환호는 더 특별했다. 스웨덴 왕립 발레단 주역 드미트리 자그레빈이 바질을,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가 키트리를 맡았다.

이날 유난히 눈에 띄었던 자그레빈은 9년 전 콩쿠르 입상자에서 주역 무용수로 갈라 무대에 서게 된  의미 있는 날이었다. 그는 싱글 파트에서 점프도 턴도 힘있게 동작을 선보여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파드되에서 신랑인 바질이 신부인 키트리를 잘 받쳐주는 모습도 중요한데, 일부 호흡이 불안정하고 힘이 부족해 서포트가 불안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에 힘을 얻었는지, 본인의 최대 기량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점점 자신 있는 태도로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역시 공연자에겐 관심과 열정으로 지켜보는 관객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공연 홍보와 초대권 적절한 조절 등 필요

공연 내용과 연출은 최고 수준을 자랑할 만하지만, 주최 측의 공연 내용 홍보 부족과 대다수 무용공연이 그렇듯, 관객의 참여가 낮을 것을 예상해 좌석 수를 초과 발행한 초대권 탓에 현장을 찾은 일부 관객은 공연장 입장을 할 수 없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그동안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갈라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적극적인 공연홍보와 사전 티켓 오픈 등 일반 관객을 위한 배려는 꼭 필요하다.

이날 갈라 공연은 공연전문 채널 아르떼TV로 생중계돼 표가 없어 관람하지 못한 관객들은 방송을 통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년을 맞은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우리 무용계의 유망주 발굴에 앞장서온 주요 콩쿠르로서 앞으로 더 많은 관객이 콩쿠르에 관심을 갖고 공연장을 찾아와, 축하 공연을 하는 프로페셔널 무용수에게도, 콩쿠르에 입상하기 위해 땀 흘려 무대를 준비한 학생 무용수에게도 환호와 관심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