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한여름밤을꿈> 개막 연기
뮤지컬 <한여름밤을꿈> 개막 연기
  • 강다연 기자
  • 승인 2015.09.0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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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과 채권단 분쟁으로 공연장 사용 불가 결정... 장소 옮겨야
▲ '한여름밤을꿈' 티저 포스터

지난 8월 21일부터 대학로뮤지컬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던 뮤지컬 <한여름밤을꿈>은 결국 새로운 공연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로뮤지컬센터와 주채권자인 건설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소송에서 해당 공연장 사용 불가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유치권 행사로 대학로뮤지컬센터 공연에 차질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개관작인 뮤지컬 <그날들>은 개막을 며칠 앞두고 채권단이 건물 출입구를 봉쇄해, 배우와 스태프가 공연장 안에 갇혀서도 연습을 계속했다.

채권단의 권리 남용이 인정돼 ‘공연방해금지가처분신청’이 제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그날들> 초연도 개막을 미루거나 무대를 옮겨야 했을 것이다.

이후 건물 내 음식점, 카페 등의 시설만 운영되다 2013년 <요셉 어메이징>이 대극장에 오른 것도, 극장주’ 에니웍스’가 부채 청산을 하지 못하자 수익을 위해 한시적으로 건물 점유를 일부 해제한 덕이었다.

공연에 차질이 생긴 <한여름밤을꿈> 제작사도 막대한 비용 손실을 떠안았다. 하지만 공연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다. 제작사 ㈜베터리즘이 발표한 호소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십니까. 뮤지컬 '한여름밤을꿈' 제작사입니다.

메르스 사태를 비롯하여 극장과 건설사의 다툼 사이에서도 창작 뮤지컬을 반드시 무대에 올리고자 무더운 여름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던 저희 뮤지컬 ‘한여름밤을꿈' 배우 및 스태프들에게 결국 건설사와 채권단의 자본논리 앞에 법원마저 저희를 공연장 사용 불가 판정이라는 사지로 내몰았습니다. 참으로 비통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화 예술의 발전을 격려하고 그 곳에 함께 몸담고 있는 예술가들을 위로하고 지원해 줘야 할 기업과 법원이 자본 논리의 잣대로만 사건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에 저희 뮤지컬 '한여름밤을꿈' 제작진은 결국 참담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유치권자인 건설사를 비롯하여 채권단, 법원 등에 간절히 부탁하고 설득하고 호소하고 심지어 무릎을 꿇기까지 했지만 결국 모두가 저희를 외면하였습니다. 창작 뮤지컬 '한여름밤을꿈'에 관계된 배우, 스태프 100여 명은 순식간에 일터를 잃게 되었으며 제작진 역시 너무나도 큰 비용 손실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저희 뮤지컬 '한여름밤을꿈' 제작진은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처사에 굴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고자 합니다. 단 하루도 지체할 수 없음에 뮤지컬 '한여름밤을꿈'의 관객분들을 만나기 위해 새로운 공연장을 찾고 있으며 그 동안의 배우, 스태프들의 노력이 헛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멈추지 않을 것을 알립니다.

소중한 관객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