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2015. 상반기 전시트렌드② 미술관의 변신… 하반기 기대되는 전시
[전시리뷰]2015. 상반기 전시트렌드② 미술관의 변신… 하반기 기대되는 전시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 승인 2015.09.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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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의 런웨이 <헨릭 빕스코브-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 전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신선한 기획으로 무장한 전시들이 관람에 신선한 맛을 제공하면서 예술의 다양한 해석과 융합되어 날개 단 콘텐츠로 대중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현장을 찾았다. 장소 불문, 공간의 경계를 허문 올 상반기 전시 트렌드를 지난 호에 이어 정리해보았다.

사라져가는 공간도 새로운 콘텐츠로 신선하게 해석하면 태생을 바꿀 수 있다. 34년 된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허름한 동네 목욕탕이 미술관이 되었다.

기획자와 아티스트가 힘을 모아 동네 목욕탕인 영진목욕탕을 갤러리로 바꾸고 8월 1일부터 5일까지 ‘미리보기’ 전시를 마쳤다. 남탕 여탕에서 펼쳐진 전시가 신선했다는 후문이 가득하다. 전시는 10월부터 한 달간 매주 토요일에 전시가 열릴 계획이다

<시티게임 미리보기>展 _플러스마이너스1도씨 카페

양천구 목2동을 소리 나는 대로 발음한 애칭 ‘모기동’에서 이름을 따내 ‘모기랜드 마블판’을 만들었단다. 매일 오고가던 동네를 ‘블루마블’ 게임의 땅 나누듯 26개 장소를 나눠서 땅따먹기 재미를 더했고, 실지 이들은 8명의 아티스트와 작가가 땅 분배도 마쳤다. ‘모기랜드’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는 ‘모기동’ 만의 문화로 지역주민들에게 독특한 재미를 선보인다.

▲플러스마이너스 1도씨의 플러스1도씨 <시티게임 미리보기> 전

문화예술단체 플러스마이너스 1도씨는 2014년 ‘시티게임(CITY GAME)’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문화예술 허브를 이 곳 ‘모기동’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매년 마을 단체들과 ‘모기동 마을 축제’를 열고,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또 다른 마을로 뻗어나간다. 이들의 ‘시티게임’은 공간과 장르의 한계를 넘나드는 진정한 예술창조를 위한 유목을 자청한 것. 창의적이고 젊은 유목민을 자청한 아티스트의 예술창조를 기대해본다.

헨릭 빕스코브 <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展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아티스트 전시가 커다란 이슈가 되어 인기몰이 중에 있는 <헨릭 빕스코브-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 전시에도 주목해 본다. 대림미술관이 선보인 이번 전시는 패션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의 예술코드를 즉흥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자유분방함이 획기적이다. 누구나 입는 옷이지만 예술가의 실험정신이 더해지면서 패션쇼가 아닌 미술관 전시실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재미를 더했다.

▲헨릭 빕스코브(사진=대림미술관 홈페이지)

전시 콘텐츠를 활용하는 채널을 확대하고 전시를 활용한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런웨이를 선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티스트의 콘텐츠로 전시를 통해 미술관을 허브로 하나가 되는 연계프로그램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전시는 12월 31일까지이다.

관람객이 체험하는 전시가 한때 유행이었지만 체험의 범위에는 시간과 장소라는 한계가 있었고, 관람객들은 금세 식상해졌다. 최근에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체험하는 것 이상의 창조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보는 예술을 선보인 아티스트가 늘고 있다. 전시라고 하기엔 관람객 스스로가 관람을 통해 얻어가는 깊이의 차원이 다른 독특한 예술가의 행보가 있어 소개한다.

김소철 작가의 작업실 '염리동 담배센터'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 담배 만드는 예술가가 있다. 이 곳에는 전시 대안공간에 대한 브로셔나 도록이 있는 것이 아닌 담배를 제조하는 전 과정을 알려주는 책자가 놓여있다. 2층 건물의 옥상으로 향하는 길엔 담배 포기들이 꽃을 피웠다. 바로 이곳은 작가 김소철(32)의 작업실 ‘염리동 담배센터’ 이다.

미술은 언제나 사회의 이슈를 감각으로 자극시켜왔다. 아티스트의 작업실은 물감으로 이슈를 캔버스에 담아내지 않았고, 그렇다고 영상을 만들어 자극하지도 않는다. 다만 지금 이 사회에서 조금은 당당한 흡연자가 되어 지금의 제도에 맞서는 하나의 방식으로 표현됐다. 미술장르를 허문 소재의 독특함을 넘어 타인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길 또한 예술로 하나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15년 하반기를 장식할 또 다른 미술전시는 무엇일까. 상반기 변화의 흐름에 집중해 대중과 소통하는 전시를 집중 보도하였다. 미술장르의 모호함을 넘어 일상을 예술로 전환하는 작업들이 늘고 있다.

장르를 허물고 아티스트가 창조해낸 공간에서 관람객 개개인이 지닌 추억과 이야기들이 여럿이 함께 나눔으로써 시대를 대변하는 예술이 유행이 되어간다. 예술창조를 넘어 우리가 사는 사회의 함께하는 작은 움직임이기에 커다란 기대를 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