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포트만의 '천일의 스캔들' 오페라로 만난다면? '안나 볼레나'
나탈리 포트만의 '천일의 스캔들' 오페라로 만난다면? '안나 볼레나'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10.1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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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라오페라단,도니제티의 오레라 중 한국 초연...11. 27~29일,예술의전당
▲ 영화 ‘천일의 앤’의 원작이라고 할 도니제티의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한국에서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가을의 쓸쓸함을 달래는 노래로는 무엇이 있을까. 애잔함의 대명사를 꼽는다면 ‘천일의 앤’이 제격이다. 늦가을에 듣는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이 ‘천일의 앤’을 감미로운 목소리가 담긴 클래식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바로 영화 ‘천일의 앤’의 원작이라고 할 도니제티의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한국에서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한국에서는 도니제티의 오페라로 ‘사랑의 묘약’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안나 볼레나’는 전혀 새로운 맛의 오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인 헨리8세와 왕비 앤볼린(Anne Boleyn)은 영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커플이었고 비운의 사랑을 나눈 ‘왕자와 신데렐라’이기도 하다. 헨리8세는 종교개혁을 통해 현재의 영국성공회를 만든 군주이며 1000일간 왕비의 자리에 앉아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앤볼린은 바라던 아들을 낳지는 못했지만 외동딸을 낳았다. 그 외동딸이 현재 영국에서도 위대한 여왕으로 알려진 ‘엘리자베스1세’가 된다.

이 스토리는 마치 100년 뒤인 1600년대 중반 조선시대에 숙빈최씨가 무수리의 신분으로 숙종의 아들을 낳게되고 그가 후일 위대한 왕, 영조가 되는 모습과 닮았다.

▲ 영화 ‘천일의 앤’의 원작이라고 할 도니제티의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한국에서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한마디로 ‘안나 볼레나’는 영국왕실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던 1536년의 모습을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극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도니제티가 ‘안나 볼레나’를 만든 1830년은 영화가 없었던 시절이니 오페라로 재현했지만 이후 ‘안나 볼레나’는 1969년 ‘천일의 앤’으로, 그리고 2008년 ‘천일의 스캔들’이란 이름의 영화로 다시 태어날 정도로 서구 유럽에서는 잘 알려진 로맨스이기도 하다.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이강호)이 선보이는 오페라 ‘안나 볼레나’는 11월 27 ~ 29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다.

초연이라는 점 이외에도 관객들이 감동의 영역 내에서 벗어나지 못할 요소는 많다. 배경이 영국왕실이다. 유튜브에 올라있는 뉴욕 메트오페라단의 ‘안나 볼레나’를 보면 영국왕실인 윈저궁의 화려하고 기품있는 문화와 옷 등이 무대에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로 ‘영국 명품의 향기’를 풍기며 오페라 마니아들을 놀랠 준비를 하고 있다. 

‘안나 볼레나’의 주인공인 앤볼린 역은 현재 러시아 출신의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가 독주하고 있다. 그러나 강인한 인상과 큰 덩치, 조금 굵은 소리가 앤볼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오히려 세계 성악계의 강자로 떠오른 한국의 소프라노가 더 알맞을 수도 있다.

▲ 영화 ‘천일의 앤’의 원작이라고 할 도니제티의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한국에서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한국에서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박지현과 애잔함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자랑하는 강혜명이 안나 네트렙코의 영역에 도전한다. 충분히 지켜볼만하며 박수를 칠만한 배역이라는 게 국내 오페라계의 평가다.

영국황실의 사랑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탈리아어로 노래하는 독특한 오페라. 올 가을 서울에 ‘천일의 앤’이 오페라로 가을의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전망이다.

공연문의: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 (02-572-6773)
티켓가격: R석 - 25만원, S석 - 20만원, A석 - 15만원, B석 - 10만원, C석 - 5만원, D석 -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