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낯설게하기]윤은혜, 중국 비즈니스가 그녀에게 심어 준 환상
[대중문화낯설게하기]윤은혜, 중국 비즈니스가 그녀에게 심어 준 환상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 승인 2015.10.1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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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배우 추자현은 지난달 국내에서 개최한 “서울 드라마 어워즈”에 참석하여 명실상부 금의환향하였다.

올해 초부터 추자현의 중국 진출 성공기는 큰 화제가 되었다. 그녀의 행보가 연일 보도되었고, 이제 그녀는 중국에서 출연료 회당 1억원을 받는 소위 스타급 연예인이 되었다. 추자현의 성공이 금의환향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는 한국 연예계에서 잊혀지고 있었고,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이 없을 만큼 힘든 시기를 겪다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중국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다른 한류 스타들과는 달리 중국의 초청이 아닌 직접 발로 뛰며 중국 시장에 진출을 하게 되었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하였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 그녀의 인기는 차곡차곡 쌓여갔고, 이제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대륙의 여신'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행복에 대해 추자현은 한 토크쇼에서 “한국 팬들의 칭찬은 지금까지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는 느낌이 든다”며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중국과의 문화콘텐츠 비즈니스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한중공동제작, 한국 배우들의 중국 진출, 중국의 한국 엔터사업 투자 등 한중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인지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가수, 배우, 스타PD·작가 너나 할 것 없이 앞 다투어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우리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서 사랑 받고, 큰 이익을 창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는 자칫 연예 기획자들, 그리고 국내 연예인들에게 커다란 착각과 환상을 심어 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윤은혜는 의상 표절 논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중국 동방위성의 <여신의 패션>이라는 중국프로그램에 출연한 윤은혜는 연기가 아닌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입지를 만들기 위해 중국행을 선택했다. 중국에서 <궁>, <커피프린스> 등으로 나름 한류 인기 스타인 그녀에게 중국 진출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중국 진출 결과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중국 진출의 환상에 도취되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그녀가 출연한 <여신의 패션>은 패션 디자인 경쟁 프로그램이다. 6인의 출연자가 주제에 맞게 옷을 디자인하고, 그 옷의 낙찰가를 매겨 순위를 결정한다.

이러한 경쟁적 요소는 출연자를 압박했고, 윤은혜는 윤춘호 디자이너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창작의 고통이 힘들었다는 점, 중국인들의 열띤 환호가 그녀를 압박했다는 점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지만, 어쨌든 과한 유사성은 부인할 수 없는 상태다.

물론 의상 표절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표절의 진위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그녀의 후속 대처는 한국 대중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중국 비즈니스에 도취되어 마치 한국의 여론정도는 가볍게 무시해도 된다는 식의 언론 대응은 많은 대중들의 빈축을 샀다.

<여신의 패션>에서 윤은혜는 디자이너로서 자질을 과감하게 뽐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중국에서의 높은 출연료와 젊은이들의 관심도 그녀의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또 최종 낙찰가라는 자극적인 굴레 또한 그녀를 압박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중국 비즈니스의 변수가 그녀에게 심어준 환상은 가장 중요한 한국 팬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윤은혜가 한국을 버리고 중국에서만 활동을 할 생각이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그녀는 한국의 여배우이고, 한국에서의 작품과 실력을 기반으로 중국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중국에서 아무리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도 후속 작품과 활동이 없으면 이는 곧 사라져버릴 거품에 불구하다. 그럼에도 그녀는 한국 연예사업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안일한 대응과 부적절한 언행으로 대중들의 미움을 사고 있다.

 중국 비즈니스가 가지고 있는 달콤한 열매는 엔터 종사자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을지 모른다. 중국의 거대자본으로 우리 문화콘텐츠 사업이 위협 받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하는데, 정체성보다는 눈앞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상황이다.

우리 문화콘텐츠 시장은 긴 호흡을 가지고 발전되어야 하는 성장 동력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철저한 준비와 노력,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하다. 정체성을 잃은 우리 콘텐츠는 더 이상 한류를 이끌 수 없다. 단순히 중국의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