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 하스 콰르텟' 체코가 배출한 우리 시대 현악4중주단
'파벨 하스 콰르텟' 체코가 배출한 우리 시대 현악4중주단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10.19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월 7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차세대 현악4중주단 가운데 현재 음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파벨 하스 콰르텟이 오는 12월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 12월 7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파벨 하스 콰르텟 (사진제공=LG아트센터)

2002년 체코 프라하에서 창단, 2005년 이탈리아 파울로 보르치아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연주활동을 시작한 파벨 하스 콰르텟은 2007년에 내놓은 첫 음반(“야나체크/하스 현악4중주”)이 세계적 권위의 음반상인 그라모폰상 ‘베스트 실내악 음반’으로 선정되면서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첫 음반으로 그라모폰상, 이 단체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상상만해도 짜릿하다”는 그라모폰지의 흥분에 찬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파벨 하스 콰르텟은 창단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올해의 음반”(드보르작)을 포함해 4회의 그라모폰상과 황금디아파종상, 미뎀 클래식 어워드, BBC뮤직어워드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쓰며 일찌감치 위대한 현악4중주단의 반열에 오를 발판을 굳건히 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발매한 <스메타나 현악4중주집>으로 그라모폰상 “베스트 실내악 음반” 2년 연속 수상이라는 보기 드문 수상이력을 기록하며 현재 가장 돋보이는 현악4중주단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 12월 7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파벨 하스 콰르텟 (사진제공=LG아트센터)

파벨 하스 콰르텟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정확한 테크닉과 악기간 음색의 훌륭한 조화, 여기에 곡의 감정선을 극대화시키는 열정과 더불어 세밀한 뉘앙스까지 놓치지 않는 치밀한 앙상블로 “더 이상 훌륭할 수 없을 것이다”(BBC–야나체크/하스), “과거 명연의 후광이 아닌 그 영광을 공유할 수 있는 최상의 연주”(그라모폰지-드보르작), “주저 없이 들어야 할 결정반”(디아파종-프로코피예프) 등 내놓는 음반과 연주마다 평단의 열렬한 찬사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30대의 젊은 체코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2차 대전 이후 체코 4중주단의 중흥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스메타나 4중주단의 비올리스트 밀란 슈캄파를 오랫동안 수학하고, 1944년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서 안타깝게 짧은 생을 마감한 체코 작곡가 파벨 하스의 이름을 단체명으로 정함으로써 체코의 실내악 전통에 자부심을 드러낸 레퍼토리를 우선적으로 선보였다.

하스가 남긴 세 곡의 현악4중주와 야나체크의 현악4중주 두 곡을 가장 먼저 녹음했으며, 2011년에 녹음한 드보르작 현악4중주(Op.96 & Op.106)는 그라모폰상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음반”으로 등극했다. 올해는 스메타나의 현악4중주를 발매하는 등 파벨 하스 콰르텟은 ‘실내악 강국’인 자국 음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완벽에 가까운 연주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파벨 하스 콰르텟의 첫 내한공연도 이들의 강점이자 보헤미안의 강한 리듬과 고요한 사색, 깊은 노스텔지어와 자유로운 정신이 깃든 체코 음악으로 꾸며진다. 역대급 명연주로 인정받은 이들의 드보르작 현악4중주 ‘아메리카’를 포함하여, 한 여인을 향한 노(老) 야나체크의 끓어오르는 연모의 정을 강렬하게 표현한 ‘비밀편지’ 4중주, 그리고 파벨 하스와 마찬가지로 홀로코스트에 희생되었으나 슬라브 민족의 에너지에 재즈와 카페음악까지 섭렵하는 독창적인 작법을 선보였던 슐호프의 현악4중주 등을 통해 스메타나, 탈리히 현악4중주단 등에 이어 체코가 배출한 우리 시대 또 하나의 걸출한 현악4중주단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