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손숙의 ‘어머니’, 가을 감성을 촉촉하게 적실 모성애를 만끽하며
연극-손숙의 ‘어머니’, 가을 감성을 촉촉하게 적실 모성애를 만끽하며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10.28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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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2시/6시 노원문화예술회관서 열려

노원문화예술회관이 한국의 근대사의 질곡과 아픔을 ‘어머니’의 삶을 통해 바라본 연극-손숙의 ‘어머니’를 오는 31일(토) 대공연장에서 단 하루 동안 선보인다.    

연극-손숙의 ‘어머니’는 지난 1999년 초연 당시부터 문화게릴라 이윤택과 지성파 배우 손숙의 만남으로 주목받았고, 주연 배우 손숙이 앞으로 20년간 이 작품에 출연할 것을 약속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연극으로는 이례적으로 90%를 넘는 유료관객 점유율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국민 연극이다.

▲ 연극-손숙의 ‘어머니’중 한 장면(사진제공=노원문화예술회관)

한국의 어머니는 환란과 질곡의 역사 속에서, 모진 현실을 지탱하며 더욱더 단단해진 여인이다. 때론 바다처럼 푸근한 모성을 뒤로 한 채 현실의 포화를 뚫어야 했기에 극성스러움과 모진 마음으로 스스로를 단련해야 했던 우리의 어머니들이다. 그러나 언제나 불러도 지치지 않는 그 이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어머니’, 우리 가슴 속에 변하지 않는 근원적인 울림이 아닐까 한다.

어머니는 방 한 켠에서 드라마 각본을 쓰고 있는 아들에게 그깟 드라마 하나도 재미없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 가난한 남편과의 결혼생활과 힘겹기만 한 시어머니와 관계, 귀하게 낳은 아들과 딸, 그리고 학질이 앗아간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 오로지 가족들에 대한 헌신과 자식의 죽음까지 감내해야 했던 어머니의 사랑이 관객 모두의 가슴을 울릴 것이다. 

어머니(황일순)는 죽은 아들이 첫사랑의 아들이었음을 고백하며 오열한다. 마치 지나온 삶의 모든 한을 토해내듯이... 그리고 어둠 속에서 죽은 아들을 불러내는 구음과 초망자굿이 전개되며 남편을 따라 저승으로 간다.

손녀에게 배운 자기 이름을 유리창에 남긴채... 일평생 희생과 헌신으로 일관해 온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당신의 이름 석 자를 남긴다. 나는 없는 삶, 그러나 그 어떤 인생보다 주체적인 삶의 모습일 것이다. 또 다른 생명을 위한 ‘어머니’의 작지만 큰 역사의 흔적이 이름 석 자로 유리창에 새겨지는 순간이다. 요즘 근대사를 중심으로 한 교과서 개정을 둔 분쟁을 무색하게 만드는 살아 있는 역사의 한 페이지라고 할 수 있겠다.  

10월 31일(토) 오후 2시, 6시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관람료는 R석 4만원, A석 3만원이다.

자세한 공연안내는 홈페이지 www.nowonart.kr

 문의: 02)951-3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