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 20주년 기념, <마스터피스>지휘자 김홍재 ‘아리랑 환타지’등 선보여
국립국악관현악단 20주년 기념, <마스터피스>지휘자 김홍재 ‘아리랑 환타지’등 선보여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5.11.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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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 조선인이라는 한계 극복한 지휘자, 북한음악. 5곡의 명곡으로 20주년 정체성 되짚어
▲김홍재 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사진제공=국립극장)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김홍재 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초빙해 민속음악 ·아시아 음악· 북한음악 등 5곡의 명곡을 들려주는 <마스터피스> 공연을 올린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인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임재원)은 지난 10월 1일, 6대 임재원 예술감독을 새롭게 임명하고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담는 두 편의 연주회를 준비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20주년 기념 관현악 시리즈 Ⅰ <리컴포즈>와 관현악 시리즈 Ⅱ <마스터피스>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11월 5일, 객석점유율 88%로 성공리에 공연을 마친 <리컴포즈>가 앞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청사진을 보여준 연주회였다면, 이달 26일 공연되는 <마스터피스>(지휘 김홍재)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공연이다. 예술성과 완성도를 갖췄다고 인정받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작 중에서도 시대와 다양한 음악적 특색을 대표하는 명곡 다섯 곡을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 20년간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동시대 음악을 재창조하는 작업을 통해 국악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북한과 동아시아 음악을 통해 민족과 문명의 동질성을 확인하는가 하면, 한국음악이 나아가야 할 차별적인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선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이러한 여정 속에서 특히 주목을 끌었던 명곡, 즉 다섯 곡의 마스터피스(masterpiece)를 선정했다.

좌측부터 아쟁 연주의 김일구, 고수 정화영, 장새납 최영덕, 고토 기무라 레이코(사진제공=국립극장)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1976)이 그 첫 곡이다. 이 곡은 2008년 지휘자 로린 마젤과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연주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곡이다.

또한 자연파괴에 대한 우려와 녹색환경의 복원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미키 미노루의 고토협주곡 ‘소나무’(1984), 국악관현악곡 중 가장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신내림’(1986), 현존 최고의 아쟁 명인 김일구가 직접 연주하는 아쟁 산조의 협주곡 버전 ‘김일구류 아쟁산조’(1997)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곡은 북한 악기인 장새납을 위해 한국 대표작곡가 김대성이 작곡한 장새납 협주곡 ‘봄’(2002)이다. 초연 이후 13년이 지난 이 곡은 남북 이산가족의 만남과 화해 그리고 따스한 희망을 담고 있는 곡으로, 지난달 금강산에서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져 더욱 뜻 깊게 다가올 것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사진제공=국립극장)

이처럼 지난 20년의 국악관현악을 되돌아볼 수 있는 5곡의 지휘봉은 김홍재(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잡아 의미를 더한다. 한국, 북한, 일본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무국적 재일(在日)조선인이라는 한계를 음악을 통해 극복한 지휘자 김홍재가 지휘를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2006~2007년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특별객원지휘자로 음악적 호흡과 조화를 이끌어낸 바 있으며, 한국․ 북한․ 일본의 유수한 오케스트라를 아우르며 동‧서양, 남과 북의 음악에 정통한 유일한 인물이기에 이 명작 시리즈의 지휘를 맡은 건 상징적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매 정기 공연에 앞서 관객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음악 전문가로부터 듣는 깊이 있고 전문적인 해설과 관람 포인트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계성원의 해설은 <마스터피스>의 감동을 배가시킬 것이다. 관객 아카데미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선착순으로 무료 신청할 수 있다.(문의 02-2280-4135)

※ <마스터피스> 프로그램
1. ‘아리랑 환상곡’
작곡_ 최성환, 편곡_ 이인원, 악기재구성_ 계성원
2. 고토 협주곡 ‘소나무’
작곡_ 미키 미노루, 편곡_ 백대웅, 고토 협연_ 기무라 레이코 
3. 장새납 협주곡 ‘봄’
작곡_ 김대성, 장새납 협연_ 최영덕
4. ‘김일구류 아쟁산조 협주곡’
작곡 및 협연_ 김일구, 고수_ 정화영, 편곡_ 박범훈
5. ‘신내림’
작곡_ 박범훈

■ 지휘자 김홍재

지휘자 김홍재는 무국적 조선인이라는 한계와 숱한 좌절을 딛고 신념과 노력만으로 일본 최고의 지휘자로 자리에 오른 지휘자다. 일본 도호음악대학 졸업. 1978년 도쿄시티필하모닉 연주회로 데뷔한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일본 TV 프로그램 '오케스트라가 왔다',
'나의 음악회‘ 등의 전속 지휘를 계기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됐으며 도쿄시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1981-1989), 나고야필하모닉오케스트라(1985-1989), 교토 교향악단(1987-1989)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
 '일본 최고 지휘상' 인 사이토 히데오상(1979)과 와타나베 아키오상(1998) 등을 수상하며 일본 최정상의 스타 지휘자로 우뚝 섰다. 2005년 대한민국 국적 취득 후, 2007년 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단원들의 역량을 150% 끌어내는 지휘자라는 평을 받았다. 2007-2008년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특별객원지휘자로 <겨레의 노래뎐>, <네 줄기 강물이 바다로 흐르네>를 통해 음악적 호흡과 조화를 이끌어내어 서양관현악 뿐 아니라 국악관현악 지휘자로서의 자질을 평론계와 음악계에서 높이 평가받았으며 현재도 대한민국 음악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1995년 국립극장의 전속단체로 창단된 국립국악관현악단(National Orchestra of Korea)은 한국 고유의 악기로 편성된 오케스트라다. 창단부터 현재까지 전통국악을 동시대의 현대음악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과 영혼의 소리를 담은 최고의 오케스트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음악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국내외 저명한 작곡가 및 지휘자들 영입해 국립국악관현악단만의 독자적인 레퍼토리와 음향을 확보해나가는 것은 물론 국악의 대중화와 관객 저변 확대를 위해 차별화된 음악회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