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굿바이 2015, 돌아보는 2015년 미술계
[전시리뷰]굿바이 2015, 돌아보는 2015년 미술계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 승인 2015.12.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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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했던 올 한해 뜨거웠던 이슈들을 돌아보다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올해 문화면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단연 미술계였다. 경기침체에 어둡게 가려졌던 미술계가 소란스런 이슈와 함께 2016년 도약을 시작한다.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연일 뜨거운 이슈가 된 다사다난한 올 해의 미술계를 돌아보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미술품 투자 가치 수준이 달라지고 있다. 김환기 등의 단색화 화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미술시장의 경매 낙찰 금액이 대폭 증가했다. 홍콩 크리스티 등 해외 유명 경매에서 매번 최고가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것이다. 이러한 옥션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아트페어에서도 단색화를 찾는 이들의 목소리는 컸다.

김환기의 1971년 작품(19-Ⅶ-71 #209)이 지난 10월 홍콩에서 3100만 홍콩달러(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되면서 국내 작품 최고가를 경신했다. 11월말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 이브닝 세일에서 박서보 화백의 작품이 낙찰가 10억 원을 넘기며 이우환, 정상화에 이어 10억 원대  단색화 작가가 됐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가 단색화에 머무는 것이 아닌 추상화 전반에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다. 반면 이러한 단색화 열풍이 계속되면서 작품가가 지속적으로 치솟는 데에 그 하락선을 예상할 수 없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게다가 천경자 화백의 타계로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미술품 위작 사건은 끊임없이 미술품 유통과정에서의 위작에 대한 두려움을 야기했다.

단색화 열풍과 함께 수면 위로 오른 위작 논란은 이우환 화백의 위작을 유통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랑을 경찰이 압수수색하면서 진품의 보존과 안정적인 유통의 제도적 마련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선 미술품 유통시장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다. 단색화 열풍이 미술시장 전반을 뜨겁게 달군 것만은 아니었다. 국내 경매회사 8곳 가운데 서울옥션(692억 원의 낙찰총액)과 K옥션(492억 원의 낙찰총액)에 거래가 집중되면서 미술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2월 2일부터 새로운 관장을 임명했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첫 외국인 관장으로 1차 공모에 최종 후보자에 올랐다 떨어진 최효준 전 경기도 미술관장이 학맥인사를 거론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난하고 나섰고, 2차 공모에서는 외국인을 후보에 올릴 것이라는 발표이후 미술계가 심하게 반발해 왔었다.

그 와중에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Bartomeu Mari Ribas·49) 국제근현대미술관 위원회 회장이 관장으로 임명되면서 전시 작품을 검열했다는 과거 전력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지난 2일 문체부는 마리 회장을 관장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에 국내작가 82명이 마리 리바스 전 관장에게 과거 전시 검열 전적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또한 마리 리사브 관장의 임명이 확정 된 이후에 '일체의 권력으로부터 검열과 통제에 반대한다.'는 공개적 윤리선언을 요구했다.

‘문화 검열’은 올해 문화계를 크게 강타했다. 문화연대 측이 공개한 문화예술 검열 사례만 해도 22가지에 이른다는 보도와 함께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을 중단된 일과 광주비엔날레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의 전시 유보된 일 등 영화, 전시, 연극, 출판 등 1980년대를 회귀하는 지금의 문화검열에 대해 문화예술 전반이 대항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받으려는 노력은 예술의 성장과 문화적 발전의 희망을 키워나가는 기반이 된다.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예술인들의 움직임과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적 가치가 거품을 제거한 진정성 있는 한국의 예술이라면 이 모든 과정이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