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탁’ 이상무 화백, 작업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별세
‘독고탁’ 이상무 화백, 작업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별세
  • 김승용 인턴기자
  • 승인 2016.01.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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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독고탁 캐릭터 탄생시킨 만화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만화와 함께하고 있었다.

▲ 이상무 화백이 만든 캐릭터 '독고탁'

이상무(본명 박노철) 화백이 지난 3일 작업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향년 70세의 나이로 별세한 이 화백은 70~80년대 인기 만화 캐릭터 ‘독고탁’을 탄생시킨 만화가다.

이 화백은 1946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1963년 대구 영남일보 어린이 지면에 4칸 만화를 연재했다. 이듬해 상경해 박기정, 기준 작가 아래서 만화를 배웠다.

그는 1966년 ‘여학생’에 ‘노미호와 주리혜’를 연재하면서 이상무라는 이름으로 공식 데뷔했다. 1971년 ‘주근깨’에 처음 등장한 캐릭터 독고탁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독고탁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야구를 하겠다며, 변장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인물이다.

이 화백의 모든 작품은 독고탁을 주인공으로 한다. 작품마다 천재 독고탁, 바보 독고탁, 어린 독고탁, 성인 독고탁 등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당시 범람하던 명랑만화는 주로 정의롭고 선량한 미남미녀 주인공을 앞세웠지만, 독고탁은 반항심과 질투심을 품은 까까머리 소년이었다.

만화평론가인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박인하 교수는 이 화백에 대해 “가족의 가치와 스포츠를 통한 감동과 성장을 드러내는 작품을 주로 발표한 이상무 작가는 박기정, 박기준 작가의 계보를 이어가는 한국 서사만화의 중요한 축”이라고 평가했다.

이충호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은 "나를 비롯한 동년배 만화가들이라면, 1970~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독고탁과 친구로서 시간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 화백의 작품으로는 ‘주근깨’, ‘우정의 마운드’, ‘아홉 개의 빨간 모자’, ‘달려라 꼴찌’ 등이 있다. 그는 15대, 16대 한국만화가협회 협회장을 지냈다. 1998년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 공로상, 2001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병원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 아내 박정화 씨와 딸 슬기 씨, 사위 이상종 씨가 있다. 발인은 5일 오전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