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주도양-시선의 기원, 곤충의 눈>展
곤충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주도양-시선의 기원, 곤충의 눈>展
  • 김승용 인턴기자
  • 승인 2016.01.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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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까지 사비나미술관 전관에서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곤충들, 곤충들의 시선으로 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사비나미술관은 2016년 첫 전시로 <주도양-시선의 기원, 곤충의 눈>展을 개최한다.

▲ 주도양 <Blossom>, C-Print, 100X200cm, 2016

주도양은 사진 기법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비틀거나 왜곡시켜 다차원적으로 표현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만 개가 넘은 겹눈으로 땅과 하늘, 풀잎 위에서 세상을 넓게 보는 잠자리, 땅 위에서, 물의 표면에서 세상을 보는 딱정벌레와 소금쟁이처럼 곤충의 시선에 착안한 충감도(蟲瞰圖)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업과정과 사진의 촬영원리, 인화기법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전시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인간의 눈과 카메라 렌즈, 그리고 곤충의 눈을 중심으로 ‘보는 것’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더 할 전시다.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재현(再現)하는 미술을 넘어, 세상을 독창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시도하고, 보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도달했다. 그 결과 사진을 독학해서 사진에 대한 이론적, 기술적 실험을 통해 대상을 입체적인 시각으로 보기 위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 주도양 <Hexapoda II>, C-Print, 120x170cm, 2016

작가는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렌즈라는 하나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아닌, 여러 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작품을 선보인다. 하나의 렌즈가 아닌 여러 개의 바늘구멍으로 이루어진 핀홀카메라로 본 세상, 인간의 두 눈이 아닌 여러 개의 홑눈으로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곤충학자의 자문을 통해 곤충의 시야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곤충의 서식지를 고려해 작품을 촬영했다. 작가는 주로 우리 주변 풍경, 즉 일산 호수공원, 양평 세미원 습지,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곤충을 상상했다. 직립보행하는 인간의 눈이 아닌 다양한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작품은, 보는 방식에 대한 환기를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크게 2가지 기법으로 촬영됐다. 하나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c-프린트 방식이고, 두 번째는 핀홀 카메라로 촬영된 필름을 검프린트 방식으로 인화한 방식이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여러 이미지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재구성돼 입체적인 풍경으로 재탄생된다.

▲ 주도양 <Lotus III>, C-Print, 100X200cm, 2016

작가는 빠르게 발전되는 기술에 대조되는 사진의 역사에 있어 초창기 방식인 옵스큐라의 원리를 이용한 핀홀 카메라의 작품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작품과 동시에 선보인다. 검프린트로 인화된 사진에 담긴 풍경의 색채와 구도는 느린 시간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 몽환적이고 낯선 이미지로 표현된다.

지하 전시장에는 작가가 직접 제작한 핀홀카메라로 촬영해 검프린트 한 작품이 전시되며, 핀홀카메라 제작 설계도면과 검프린트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드로잉을 선보인다. 

주도양 작가는 “저의 경우 원근법적 시각을 벗어나기 위해 사진의 광학적 원리를 이용해 입체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진의 고전적인 방법과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카메라 옵스큐라, 핀홀카메라, 비은염사진, 렌즈와 거울 등 사진의 기원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인간-렌즈-곤충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체험을 유도함과 동시에 <주도양 작가와 함께하는 곤충의 눈 사진학교>를 개설해 카메라의 원리와 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 주도양 <Wetland>, C-Print, 100X200cm, 2016

이번 전시를 통해 ‘보는 것’의 다른 방식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자연과의 교감,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일깨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보는 것’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서 출발한 그간의 작업에 대한 고민을 독창적인 실험을 통한 형식적이고 장인적인 기법까지 아우르며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본 전시는 작가의 철학과 형식이 확장되는 과정, 보는 방식의 다양한 경험 그리고 카메라의 원리와 사진의 기법을 과학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이자 작가 자신이 탐구해온 사진의 모든 것을 선보이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일정 : 2016. 1. 15 - 3. 18
일시 : 매주 화~토,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 일~월, 설연휴(2.7~9))
장소 : 사비나미술관 전관
티켓 : 성인(19세~64세 미만) 5,000원 / 어린이/청소년(5세~19세 미만)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