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0년 기념 퍼포먼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0년 기념 퍼포먼스
  • 강지원 기자
  • 승인 2016.03.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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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과천관 야외 공원에서 김구림의 <현상에서 흔적으로 -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 재연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18일(오후 1시) 과천관 야외 조각공원에서 김구림의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1970)를 46년 만에 재연한다.

이번 퍼포먼스는 한국 초기 아방가르드 미술을 재조명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마련한 《과천관 30년 특별전》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로 기획됐다.

▲ 김구림,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 1970. 4. 11. 한강 살곶다리 부근) (사진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는 1970년 4월 11일 한강 살곶다리 부근에서 잔디를 불로 태워 삼각형의 흔적을 남긴 김구림의 대표적인 대지 미술이다.

한강 변 경사진 둑에 지그재그 선을 그어 7개의 삼각형을 만들고 그 모양에 따라 차례로 불을 질러 까맣게 탄 삼각형 4개와 불에 타지 않은 푸른 잔디 삼각형 3개를 남긴다. 태우는 행위와 과정에서 불에 검게 그슬린 잔디와 그렇지 않은 곳의 선명한 차이를 ‘현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새싹이 돋고 자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차이는 점차 흐려져 ‘흔적’을 남기거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 김구림,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 1970. 4. 11. 한강 살곶다리 부근) (사진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작가는 불로 태운 곳에 새순이 파랗게 자라는 자연변화 과정을 통해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생명 순환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에 따라 제목도 ‘현상에서 흔적으로’라고 붙이게 되었다. 작업의 결과로 태워진 삼각형 4개와 타지 않은 삼각형 3개는 죽음과 탄생, 음과 양의 개념을 드러낸다.

김구림은 한국 전위미술, 한국 실험미술의 선두로서 1969년 제 4집단 활동을 통하여 예술에 대한 총체적인 체험과 실험성 강한 작품을 창작했고, 70년대 'AG' 그룹에 참가하며 개념과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전위적인 미술 활동을 펼쳤다.

▲김구림 화백

관객 참여적 메일아트인 「매스미디어의 유물」(1970)과 대지미술 「현상에서 흔적으로」(1970),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1969) 및 다양한 퍼포먼스 등 회화·조각·사진·퍼포먼스·영화·연극 등을 넘나드는 그의 실험적 예술 활동은 최근까지도 국내외에서 활발히 조명되고 있다

《과천관 30년 특별전》은 상반기부터 연중 개최되며, 8월에는 과천관 전관을 활용한 본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미술작품이 제작, 유통, 소장, 활용, 보존, 소멸, 재탄생되는 과정과 그 시대적 맥락을 다룰 예정이다.

작가 김구림 (金丘林/ Kim Ku-lim,1936년생)

김구림은 한국 전위미술, 한국 실험미술의 선두로서 한국현대미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다. 1969년 제 4집단 활동을 통해 예술에 대한 총체적인 체험과 실험성 강한 작품을 창작했고, 70년대  'AG' 그룹에 참가하며 개념과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전위적인 미술활동을 펼쳤다. 관객 참여적 메일아트인 「매스미디어의 유물」(1970)과  대지미술 「현상에서 흔적으로」(1970),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1969) 및 다양한 퍼포먼스 등 회화·조각·사진·퍼포먼스·영화·연극 등을 넘나드는 그의 실험적 예술 활동은 최근까지도 국내외에서 활발히 조명되고 있다. 2012년 테이트 모던 기획전 ‘A Bigger Splash: Painting after Performance’에 참여했고,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초대전을 개최한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 이스라엘미술관(예루살렘), 미국 베켄카운티미술관, 독일 프랑크푸르트시민회관, 일본 훗카이도 근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수상

1983 대한민국무용제 무대미술상, 연극 미술상
2006 이인성 미술상
2014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저서
판화 컬렉션, 서문당
동화집, 별하나 나 하나, 동화 출판사
서양판화가 100인과 판화감상, 미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