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s]『한국연희예술사』, 윤광봉 著,민속원 刊
[Book&books]『한국연희예술사』, 윤광봉 著,민속원 刊
  • 강지원 기자
  • 승인 2016.03.1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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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연희에서 한류까지 다룬 '유사한 중국·일본의 연희'비교한 책 눈길.
▲<한국연희예술사>, 윤광봉 著,민속원 刊

한중일의 고대 연희부터 현대의 한류에 이르기까지 세 나라의 문화적 역사적 영향을 분석해 내놓은 책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문학자인 윤광봉 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한국공연예술원 원장)이 펴낸 ‘유사한 중국·일본의 연희를 살피며’라는 부제가 붙은 <한국연희예술사> (민속원,,1088쪽크라운변형 양장, 95,000원)가 그 것이다.

한·중·일의 교류는 매우 밀접할 수밖에 없다. 우리 한국 연희예술사의 서술에서 불교의 영향은 대단하다. 모든 연희의 바탕에는 불교라는 맥이 어디든 스며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세의 경우,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가 중국으로 건너가 불교를 융합한 각종 잡희를 창출하고, 또한 이러한 연희물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연행이 되었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어떻게 변용이 되었는가도 살폈다.

또한 근세에 이르러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이입된 일류日流와 21세기에 들어 일본을 강타한 <겨울연가> 같은 한류韓流가 어떻게 흐름을 타고 서로를 감동시켰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통연희인 소리극唱劇과 마당극 그리고 나라 제사인 종묘제례악과 사직제의 무대현장을 찾아 살펴보는 것으로 마감을 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각 시대 마다 우리 전통연희가 어떻게 변용과 융합이 되어 후대에 전해지고 있는가를 보기 위해 19세기까지 漢詩로 된 演戱詩를 바탕으로 자세히 살폈다. 조선조의 경우,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서울 특히 종로의 풍경을 자세히 살피고 있어 서울의 옛 연희문화를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이외 온갖 연희를 총망라한 송만재의 <觀優戱>를 중심으로 당시 배우와 관객의 풍경을 재조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더 보면, 제4부 중세인 <고려편>에서는 국교가 불교인만큼 불교와 연관된 <팔관회>와 <연등회>를 중심으로 이때 행해졌던 연희를 집중 조명하고, 오늘날 재현시킬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대안까지 제시했다. 또한 궁중연희로서 아악과 당악을 송·원대와 비교하며 정재인 <헌선도>와 <야심사>를 조명했고, 그리고 속악으로서 잡극 <쌍화점>을 송·원대의 잡희와 일본의 가부키를 대비하며 살폈다. 이외 인형극(傀儡舞)에 대한 한·중·일 세 나라의 양상을 살펴 서술했다.

제5부 중세인 <조선시대> 편엔 <중세 童舞 양상>의 한·중·일 세 나라의 모습이 자세히 서술되고, 중근세로 들어가 16·17세기의 동아시아의 인형극과 검무희 그리고 송만재의 판소리 열두 마당과 신위가 본 연희 마당을 조명했으며, 또한 19-20세기초 서울의 연희양상은 종로를 중심으로 한 당시 거리의 연희 풍경을 재미있게 서술했다.

제 6부 <근세> 편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연희 양상 특히 놀이를 중심으로 한 당시 어두었던 상황을 엿볼 수 있게 했으며, 특히 비운의 왕 이은이 본 마지막 呈才와 1920,30년대의 신파극의 동향과 <장한몽>을 일본의 경우를 살피며 서술했다.

제 7부인 <해방 이후 공간기와 현대> 편에서, 잊혀진 판소리 연구가 김삼불을 조명하고, 그가 남긴 신재효본 판소리 복사본을 소개했고, 써커스와 마당놀이의 역사적 전개와 일본에서의 겨울연가(후유노소나타)의 신드름과 농악에서 출발한 사물놀이가 난타로 변신하기까지의 전통의 변용과 응용을 살피기도 했다.

이와같이 이 책은 오늘날의 한류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고조선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흘러왔는가를 살필 수 있어, 특히 한국학을 가르치고 이에 흥미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따라서 한국의 <한류> 문화의 원류를 알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보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책 출판과 관련해 “지금 한·중·일 관계는 참으로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일관계는 정말 심하다 할 정도로 서로를 불신하고 있다” 며 “진정한 교류는 진실과 신뢰의 관계에 있을 때 이뤄진다. 나보다 못한 다른 존재라는 통념으로 한 단계 아래에 놓고 보니, 서로가 불신 하게 되는 것이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한일관계가 욘사마 시절처럼 회복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저자는 책 출간을 기념해 오는 17일(목) 오후 5시,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전통공연예술의 소통과 재창조>라는 주제 강의를 연다.  문의 : 02-760-4715

❚ 저자 윤광봉尹光鳳
서울 출생으로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교육대학원 영어교육 과(1976년 졸업, 희곡 전공), 그리고 다시 동국대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韓國演戱詩硏究』로 박사학위(1985)를 받았다. 중앙여고(북 아현동) 교사를 거쳐, 제주대학교(조교수), 대전대학교(교수), 그리고 일본 국립 히로시마대학(広島大学大学院総合科学研究科)교수로 정년을 했다. 히로시마 한 국연구회 회장, 비교민속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 (사)한국공연예술원 원장으로 있다.

저서로 『韓國演戱詩硏究(1985, 이우출판사)』, 『韓國의 演戱(1992, 반도출판사)』, 『유랑예인과 꼭두각시놀음(1994, 밀알)』, 『改訂韓國演戱詩硏究(1997, 박이정)』, 『朝鮮 後期의 演戱(1998, 박이정)』, 『일본 신도神道와가구라神樂(2009, 태학사)』가 있으며, 역서로는 스튜어트 컬린의 『한국의 놀이(2003, 悅話堂)』, 공저로는 『한국민속학 새로 읽기(2001, 민속원)』, 그리고 <広島韓国研究会>가 주최가 되어 펴낸 『草の根の日韓21世紀共同体(2006, 溪水社)』, 『韓國學への招待(2007, 丸善)』가 있다.

책의 주요 목차는 다음과 같다.

제1부|상세 원시 가무시대
1장 제사와 연희 그리고 예술화
2장 고조선의 연희-신시神市의 환무還舞와 최초의 서정시가 공무도하가-
3장 부여 및 삼한(마한ㆍ진한ㆍ변한)의 연희
4장 신화와 축제-수로왕과 허비-

제2부|삼국(고구려ㆍ백제ㆍ신라) 및 남북국 (통일신라ㆍ발해)시대
고구려 ―
1장 고구려의 신사와 사원
2장 수당시대와 고구려악무
3장 장의葬儀예술로서의 고구려 연희 -『고구려 문화사』를 중심으로-
4장 8,9세기의 한일 불교관계와 악무

백제 ―
1장 삼국사기로 본 백제악
2장 백제와 일본의 불교 교류
3장 행도行道와 행상行像

신라 ―
1장 융합문화로서의 신라악무
2장 최치원이 본 신라의 놀이
3장 무애희와 일본의 염불춤
4장 검무희劍舞戱
5장 처용가무와 종규鐘馗
6장 신라 사원의 연희 공간과 기악

발해 ―
1장 발해와 연희예술

제3부|상세 한중일의 사정
1장 한ㆍ중ㆍ일의 세시와 연희
2장 삼국 악무와 중국의 산악-7세기~12세기를 중심으로-
3장 불과 물의 행사-슈니에修二會-
4장 기악伎樂(印流)의 제 양상과 변이

중세
제4부|고려시대
1장 왕조 교체기의 한중일의 사정
2장 고려시대의 연희 사정
3장 궁중연희 아악ㆍ당악ㆍ속악
4장 잡극 쌍화점-송원대의 잡희와 대곡 가부키를 살피며-
5장 팔관회 의식에 나타난 연희 양상
6장 치어로 본 연등회의 풍경
7장 중세 한일 불교의식과 연희 양상
8장 사원 뒤풀이 속칭 땅설법인 삼회향三回向
9장 강경講經과 창도唱導
10장 이색李穡이 본 고려 연희
11장 처용무와 티베트 참무
12장 고려의 무속과 연희
13장 중세 동아시아의 괴뢰희 양상-천민 계층과 관련하여-
14장 고려 연희를 마감하면서

제5부|조선시대
1장 예악禮樂의 나라 조선을 열며
2장 중세 동무童舞양상
3장 성현이 본 15세기 서울의 연희 풍경

중근세
4장 16~17세기 동아시아의 인형극
5장 중세 굿놀이 풍경-시로 본 조선 무속과 연희-
6장 18,9세기 서울의 연희 양상
7장 검무희의 활성화 시대
8장 연행자演行者(배우)와 즐기는 자(관객)-신위와 송만재를 살피기에 앞서-
9장 송만재의 판소리 열두마당과 신위가 본 연희 마당
10장 『관우희觀優戱 서序ㆍ발跋』로 본 송만재의 연희관
11장 19-20세기 초 서울의 연희 양상
12장 지방에서 궁중으로 들어온 잡극-항장무

제6부|근세
1장 개화기의 기로에서
2장 「죽지사」로 본 속악유희俗樂遊戱
3장 일제강점기의 연희 양상
4장 비운의 왕 그가 본 마지막 정재-<처용무>, <보상무>, <무고>, <춘앵전>, <봉래의>-
5장 1920, 30년대의 신파극의 동향과 장한몽
6장 연희예술론의 대두

현대
제7부|해방 이후 공간기와 현대

1장 잊혀진 사람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
2장 서커스로 본 대중연예
3장 전통연희와 변용
4장 마당놀이의 역사적 전개-20년사를 되새기며-
5장 전통연희와 충직이들
6장 지방민속예술과 경연대회-1990년대 초-
7장 굿놀이와 예술-명무전과 산대놀이-
8장 겨울연가冬のソナタ의 신드롬
9장 한국연희문화의 다원화 시대
10장 끊임없는 변신-농악ㆍ사물놀이 그리고 난타ㆍ아리랑-
11장 한국사회의 변화와 문화충격
12장 21세기 초 서울의 연희문화
13장 국가제사와 악가무-종묘제례와 사직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