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7회 서울모던아트페어 개최,서울미술협회 이인섭 이사장
[인터뷰]제7회 서울모던아트페어 개최,서울미술협회 이인섭 이사장
  • 이은영 편집국장
  • 승인 2016.04.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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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맞닿은 미술돼야 한다”쉽게 감상하고 소장할 수 있도록 미술문화 바꿔가는데 역할 다할 것

“일상에서 작품 감상은 자신의 생활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서울모던아트쇼 4월 8일~1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열려

▲서울미술협회 이인섭 이사장

서울미술협회 이인섭 이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의 첫 일성을 "이번 서울모던아트쇼(4월8일~11일)를 통해 일반인도 예술을 쉽게 즐기면서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트 페어라는 예술품 소장을 위한 행사가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해, 감상과 소장을 할 수 있도록 문화를 바꿔가는데 큰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서울모던아트쇼는 부스판매에서 수익을 올리는 여타 아트페어와는 달리 작가 대부분을 초대로 모셨다고 한다. 작품의 품격을 높이는 한편 가족단위 관람객 유치를 위해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동물테마전’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일상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감상하고 싶은 작품이 자신의 생활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지론이다. 그래서 이번 모던아트쇼에는 현대인들의 생활의 일부가된 카드결재를 파격적으로 도입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과 맞닿은 미술이 돼야한다”, 말하자면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릴 때는 작가로서 작품을 하고 작품이 전시장에 나왔을 때는 작품이 어떻게든 구매자의 손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때 겉치레 ‘따위’나, 예술가의 자존심은 내려놓으라는 주문이다.

이 이사장은 맺힌 데가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 질문의 답변도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다. 그런 그의 말투와는 달리 그가 내놓은 작품들에는 서정성이 가득 담겨있다. 반전같은 그의 외양과 작품이다.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군자는 일이 생겨야 비로서 마음에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빈다’ 는 채근담의 한 구절을 이 이사장의 작품론에 인용한 유성근 미술평론가 그의 내면 깊은 곳의 양면성을 제대로 짚어낸 것 같다. 서울모던아트쇼 준비에 바쁜 이인섭 이사장을 인사동 지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울모던아트쇼가 이번에 7회째를 맞았다. 일반 아트페어와 비교해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예전에는 일반 아트페어와 다른 점이 없었다. 사실 말만 아트페어지 여러 작가에게 부스를 내어주고 이익을 내는 식으로 진행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 협회에서 여는 모던아트쇼는 변별력을 갖고 색다르게 하려고 많은 고심을 했다. 그 결과 올해는 우리가 투자해서 테마전을 연다. ‘동물’을 테마로 한 입체, 평면, 조각 작품이 1층에 전시되는데 약 40여 명의 작가들이 각 10점 정도의 작품을 내서 총 400여 점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2층, 3층도 대부분 초대작가의 전시로 이뤄진다.

▲서울미술협회 이인섭 이사장

중요한 건 이 모던아트쇼는 단순히 부스를 팔기 위한 아트쇼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아트쇼를 통해 작가들은 예우를 받고 관람객들은 ‘동물’ 테마로 흥미롭고 풍성한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쉽고 재밌게 미술에 접근할 수 있는, 작가와 관객이 직접 만나는 아트쇼다. 신용카드로 작품을 구매할 수 있고 무이자 할부도 가능해 관람객들은 쉽게 그림을 소유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일상으로 들어온 예술’이다.

작품의 가격을 현장과 가이드북에서 공개한다고 들었다.

가장 저렴한 작품은 천 원부터 고가의 작품은 수 천만 원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그림을 사기보단 사주는 경향이 있다. 작가가 전시회를 통해 작품을 40점 정도 팔았다면 모르는 사람이 산 그림은 2, 3점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작가의 지인들이 사주는 식이다. 대중은 미술작품에 접근하기 어렵고 너무 비싸다고 느끼기 때문에 미술과 대중의 접점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작품의 가격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에 기업 후원을 많이 받았기에 아트쇼는 대부분 초대작가로 수준 높은 작품으로 구성했다.

작품 가격이 책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작가들의 거부감이 있었을 것 같다.

가격이 공개되는 조건으로 작가들을 초대했다. 많은 작가가 깨야 하는 개념은 자신이 예술가라는 개념이다. 물론 작업하고 일할 때는 작가, 예술가지만 작품을 내걸었을 때는 이를 팔아야 하는데 이를 창피해하고 자존심 상해한다. 작품을 사는 사람들은 그림의 가격을 들으면 다른 실용적인 물품을 생각하며 비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는 그림 가격은 싸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사는 사람의 입장과 작가의 입장은 차이가 난다. 우리는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봐야한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자기 전공을 살려서 일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대학을 위해 미술을 한 사람들, 미술대학을 나와 직업도 없고 그림도 안 그리는 사람들이 많다.

미술협회가 지금과 같으면 화가들은 더욱 대접받기 힘들어진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무조건 정신이 나간 사람 취급받거나 가난하고 배고파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내가 화가이기 때문에 내 가족이 배가 고파야만 하는 건 아니다. 화가가 되기 전에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내 경우는 젊은 시절 압구정동에서 입시학원을 크게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은 어느정도 해결됐다.

▲제7회 서울모던아트쇼 홍보대사를 맞은 방송인 솔비. 솔비는 작가로서 관람객들과 함께 작업하는 소통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사진은 홍보대사 위촉식 후 이인섭 서울미술협회 이사장과 기념촬영.

말씀대로 미술은 특히 작품을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나. 경제적인 여유가 작품에 집중하는 데 중요하겠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으면 작업하기 어렵다. 내 작품은 잘 팔리는 편인데도 이익이 적은데 다른 작가들은 오죽하겠나. 전시회를 열어도 전시회비용보다 작품을 팔아 번 이익이 훨씬 적다. 그럼에도 정부의 지원금이 거의 없는 현실이 아쉽다. 또 몇몇 열심히 활동하는 작가들을 제외하고 1년에 개인전 한 번 안 하는 작가들이 대부분인 점도 문제다.

이번 모던아트쇼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은 무엇인가?

이번에 협회가 ‘동물’ 테마로 전시회를 한 것은 부모님과 함께 어린이 관람객이 많이 와서 미술 시장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작지만 기대를 건다. 관람객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지금은 만 명 정도 예상하는데 SNS나 미디어를 통한 확대, 재생산으로 관람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를 바란다.

작품은 어느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하는가?

아트페어에서 작품 판매량은 미미하다. 비싼 작품보다 100만 원 이하 작품들이 최소 100점 이상 나가기를 바란다.

서울미술협회가 한국미술협회 산하가 아닌 독립 법인체라는 사실이 조금 놀라웠다. 그동안 어떤 활동들을 해왔나.

15년 전에 별도 독립법인으로 서울시에 등록했다. 현재 활동하는 작가만 삼천 명 정도 되고 올해 7회째를 맞는 모던아트쇼뿐만 아니라 서울미술대상전, 서울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도 주최한다. 또 서울미술협회 회원들이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알파 문고를 비롯 여러 식당가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인섭 作, 봄-마주보기, 53x33cm, mixed media on canvas,  2016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에 출마할 생각은 없는가?

미술협회 이사장은 재력이 있어야 한다. 난 회비만으로 협회를 크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미술 시장이 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후원이 필요한데 미술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고 홍보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어렵다. 그렇다고 국가 차원에서 미술 시장을 크게 만들려는 의지를 갖춘 사람을 밀어주기에는 ‘독재’라는 의견이 나와서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근본적으로 작가를 융성하고 대한민국 미술 시장을 키운다는 것은 몇 백년 후를 보고 지금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 돈을 던져야 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문화를 위한 투자가 너무 약하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시립미술관에서 협회가 전시할 경우 대관료의 반액 정도만 지원해주는 현실이다. 국력을 이 정도 키웠으면 그에 걸맞게 문화에 더 많은 투자를 해줘야 한다.

그래도 대기업들이 미술관을 짓는 등 투자를 하고 있지 않는가

미술관은 기업을 위한 것이지 예술발전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기 어렵다. 전시 공간 마련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신진작가 발굴도 부진하고 일반 작가들은 동참하기 어렵다. 중국의 경우는 국가에서 작가의 모든 의식주를 책임져준다. 우리나라도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미술 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줄어야 하는데 너무 많다. 이렇게 미술 인구가 많은 나라는 성공할 수 없다. 선비를 가장 대접해주는 ‘사농공상’ 유교사상이 박혀 있어 몇몇을 제외한 학생들이 대학을 가기 위해 미술을 한다. 예체능 계열이 비교적 대학 진입장벽이 낮은데 체육은 기본 체력이 있어야 하고 음악은 어릴 때부터 해야 하므로 많은 학생이 단기간에 할 수 있는 미술을 선택한다. 이렇게 미술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에 미술 발전이 어려운 것이다. 근본적으로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개혁해야 할까?

비관적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바뀔 수 없는 구조다.

이사장이 아닌 작가 이인섭의 작품세계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다. 작품을 ‘그려야지 만들면 안 된다’고 했다.

요새 홍익대학교 입시에서 실기를 안 본다. 이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제 시대가 바뀌어 ‘머리’로 미술 한다고들 말하는데 머리로 하는 미술과 가슴으로 하는 미술은 다르다. 머리로 미술을 한다고 하면 누구나 다 미술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곤란하다. 물론 실기시험 자체도 모순이 많았지만, 대학에서 학생을 떨어뜨리고 붙이는데 ‘기능’에 기준을 둘 수밖에 없다. 기준을 바꾼다면 모를까 실기시험 자체를 없애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작품을 그려야 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촌스럽지만 나는 내 손이 작품에 닿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 감동하거나 실망할 수 있어야 한다. 순간적으로 가슴에 느낌이 들어와야지 작품을 머리로 만들면 감정이 없어진다는 뜻이었다.

▲이인섭 作,봄마중, 24x24cm , mixed media on canvas, 2016

한순간에 그리는 작품에 대해 일부에서는 성의 없다, 또는 깊이가 없다는 비판이 있을 것도 같다.(웃음)

작품을 위해 많은 밑 작업, 훈련, 감정조절이 있는데 그것이 한순간에 그려졌다고 작품이 성의 없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심혈은 드러나는 작품보단 내면에서 기울이는 것이다.

작품 경향이 여러 번 바뀌었다.

어릴 때 현대미술을 했지만, 예전 작품들도 자연을 담았다. 극사실화도 했었으나 그림의 결과가 사실과 같아서 재미가 없어졌다. 추상화도 했지만 내 그림이 아닌 것 같아서 그만뒀다. 그림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작품 경향이 바뀌어도 ‘현재 하는 작품이 뭔가 재미난 요소가 있구나’하고 생각해주면 고맙겠다.

지금 작품 세계는 어떠한가?

‘어성전’ 시리즈다. 짧은 시간 살면서 내가 자연 일부분임을 느끼며 강원도 산골짜기에 있는 내 집, 그곳의 일부만 가져가도 행복하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이런 정도의 자연을 느끼고 가자’고 생각하며 작업한다. 대단한 예술성은 없지만,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작업실이 양양에 있다 들었다. 서울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데 오가기에 너무 멀지 않은지.

그래서 그 곳에 작업실을 둔거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게.(웃음) 사실 주변에 친구나 여러 지인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이 갑자기 연락을 하거나 하면 나올 수가 없지 않나. 그런 점들이 조용히 작업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좋다. 그리고 주변 자연도 좋아서 한 번 들어가면 며칠 씩 작업하다 온다. 그리고 나는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앞으로 서울미술협회 발전을 위해 어떤 방안이 있는가.

후원인을 많이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 뭐든지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 해줘야하기 때문이다. 회비로 운영하기보단 후원사를 데려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끝으로 서울미술협회 회원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그림 많이 그리시고 작품을 많이 파시길 바란다. 이뿐이다.

서울미술협회 이사장 이인섭은 홍익대학교 및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해 미술의 길을 걸었다. 자신의 모교인 홍익대학교뿐만 아니라 강릉대학교, 청주대학교, 수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서 문화예술상을 받았다.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장과 심사위원장, 대한민국 청소년 미술대전 외 다수 심사 및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1994년 갤러리 서화를 시작으로 서울모던아트쇼, 조선일보미술관 등 다수의 갤러리에서 지금까지 전시를 통해 활발하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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