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문학성 보여주는 최울가 출판기념 특별전 열려
그림의 문학성 보여주는 최울가 출판기념 특별전 열려
  • 조문호 기자
  • 승인 2016.04.25 12: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한남동 ‘갤러리 서화’ 5월4일까지
▲최울가 ‘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책 표지.

파리를 중심으로 세계를 유목민처럼 떠돌며, 암벽화 같은 그림을 그려 온 최울가가 모처럼 서울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미술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그의 작업행로를 담은 ‘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란 책을 출판하며, 한남동 ‘갤러리 서화’에서 출판기념 특별전을 마련한 것이다. 전시는 지난 4월21일 개막돼 5월4일까지 이어진다.

원시성을 띤 그의 그림들은 너무 순수하고 자유롭다. 도상에 화려한 색을 입힌 그림들은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같이 느껴졌다. 다양한 도형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세계는 드로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드로잉 자체가 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된 원초적인 표현방법 아니던가. 작가의 고향이었던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연상되기도 했다. 사람이 등장하기도 하고, 동물이나 나무 같은 사물들이 무질서하게 그려 진 그림들은 원시적인 인간 본연의 삶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무시하는 그의 아나키적 화법에서 자유로움도 만끽할 수 있었다.

▲최울가, New Storage Series, Oil on Canvas, 130x162cm, 2015

한 때 상승세를 타기도 했던 “Black and White” 연작에서는 기하학적인 모형들이 어느 정도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암각화 같은 조형들이 마치 바위 위에 정으로 새긴 듯 빽빽하게 그려져, 보는 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 상형문자 같은 기호들은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의식에 다름없었다. 원시성의 훼손에 대한 물질문명의 비판을 그만이 즐기는 놀이 법으로 풍자한 것이다. 아마 문학적인 그의 그림언어로 현대인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최울가,Infinity Series, Oil on Canvas, 100x100cm, 2015

이번 ‘갤러리 세화’에 발표된 작품은 또 다른 변화를 보여 주었다. 원시주의에 천착한 골격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선들이 굵어졌고 여백의 미도 생겨났다. 일단 보는 이로 하여금 안락한 느낌을 주었는데, 이번에 펴낸 ‘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란 책을 읽고 그 원인을 짐작하게 됐다.

▲최울가,Infinity Series, Oil on Canvas, 162x130cm, 2015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언어’ 그 자체가 자신을 가로막는 장애란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것이다. 결국 끝없이 추구하는 자유로움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 캔버스 위에 생겨난 여백들은 바로 작가 자신의 마음의 여백으로 여겨진다. 곰곰이 그의 작업행로를 돌이켜 보면, 꾸준히 변해 온 작업여건이나 주변 환경도 작품에 반영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최울가,Black Play Series, Oil on Canvas, 130x162cm, 2015

이번 전시와 함께 ‘인문아트’에서 발간한 ‘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에는 최울가의 예술철학과 삶의 행로가 일기처럼 상세하게 기록돼 있었다. 초창기 작품에서부터 신작에 이르기까지 130여점이나 실려 있는데다, 문학적 감수성이 배어있는 그의 글들은 최울가의 작품세계에 푹 빠져들게 한다.

문의:한남동 ‘갤러리 서화’(02-546-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