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국립오페라호 김학민 항해사의 불안한 항해
[Culture Column]국립오페라호 김학민 항해사의 불안한 항해
  • 박현준 한강오페라단장
  • 승인 2016.05.3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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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해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도 없애야...
▲박현준 한강오페라단장

지난 해  '국립오페라단 사태'가 1년이 훌쩍 지나 아득히 먼 일처럼 느껴진다. 이후 신임이자 신인인 김학민 단장이 임명되어 7월이되면 1년이 된다. 많은 오페라인들과 필자는 신인단장의 등장을 반대하고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현장과 여론을 간과한 인사스타일의 벽에 부딪혀 오페라 환경의 혁신적인 변화를 열망했던 필자와 오페라인들의 희망을 안타까운 여운을 남기고 잠시 접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출항하는 국립오페라호의 신인, 신임 김학민 항해사의 항해를 어쩔수 없이 지켜보았다. 항해를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우려했던 대로 신인 항해사의 항해는 출항부터 지금까지의 항해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항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듯하다.
레파토리 변경 및 선정 캐스팅, 관련된 오디션과정에서 성악가들과 내용증명이 오가는 등 끊임없이 잡음이 들려온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장악에 문제가 있는듯하다.

결정적으로는 한국 초연인 오페라 '루살카'에 요즈음 유행하는 셀프(?)연출까지 맡았는데 그 명분이 옹색하다. 성악가가 국립 단장이 되어 그 무대에서 노래한다면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국립단장은 정책을 만들고 쟝르 전체를 이끌어 가야하는 자리인데 무대에 열정이 있어 직접 참여한다면 직을 던지고 플레이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초연작으로 올린 '루살카'는 평이 나쁘지는 않은듯하다. 하지만 그많은 예산을 쓰는 작품이라면 세계적인 수준이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에 의미를 알아야 할 것이다. 김종덕 장관은 최소한 자기예술을 하라고 김단장을 오페라호의 항해사를 맡기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오페라계에는 세계무대를 누벼온 많은 성악가, 베테랑 연출가 등 오페라인들이 있다. 경험이 일천한 김단장이 이런 집단을 관장하는 구조가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게 되는 요인으로 보인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관장할 수 없듯이 말이다.

바로크 오페라에 대해 얘기해보자. 실험적인 오페라는 해야 한다. 하지만 실험을 국립오페라단의 인력과 예산으로 개인의 실험과 경험을 쌓아서는 안되며, 소극장과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바로크 오페라 및 실험적인 오페라를 공연하고 공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은 국립에서 실험적인 작품을 할 시기가 아니다.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시장 활성화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이다. 대중성이 있는 작품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 관객이 모일 수 있게 해 관객들의 저변을 넓혀나가야 한다. 세계 오페라의 종주국인 이태리도 오페라극장들이 줄도산을 하고 있다.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으로 오페라의 중심이 이동하는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대비하여야 한다.

그렇기에 김학민 단장은 오페라계 선배들과 협력해야 한다. 현명한 경영자일수록 주변의 협조를 구하고 협력하여 미래를 계획한다. 김학민 단장도 오페라계 저변에 많은 이들에게 협력을 구해야 남은 기간 좌초하지 않고 순항은 아니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국립도 이제는 시장을 개척하고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시장논리의 시스템을 개발하여야 한다.

오페라가 죽어야 오페라가 산다

이제는 국립오페라의 해산을 논할 때이다. 선진국에서는 오페라를 극장이 주도하고 하고 있다. 시즌이 형성되어 공연하고 그 밖에 오페라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실내, 야외에서 문화 상품화하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도시의 브랜드로 자리 잡아 오페라의 역사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립오페라단을 해체하고 극장 중심, 페스티벌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하여야 한다
국립에 들어가는 예산을 확충하고 분배해 여러 단체가 참여하는 무한경쟁을 통한 생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을 형성하고 상품화돼 관객이 모이고 그 관객들이 뜨거워질 때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공연 문화예술의 민간주도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시스템을 만들고 그걸 관에서 지원하면 되는 것이다.

오페라 페스티벌도 죽어야 산다.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올해로 7회째를 맞이했다. 이 페스티벌은 페스티벌이라고 하기에는 예산이 턱이 없다. 몇 개 단체가 격년제로 돌아가면서 나눠먹듯이 한다.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출연자들이 개런티를 티켓으로 받거나 거액에 티켓을 팔아다 단체에 준다. 그것이 출연이 조건이 되기도 한다.

이 페스티벌에 선정되기 위해 각 오페라단은 갖은 노력을 다한다. 명백히 말하면 오페라단은 단체라고 보기 어렵다. 민간 오페라단은 단장 한 사람과 사무직원 1~3명 정도로 이루어져 공연 기획사 정도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심지어는 이런 사무실도 없는 단체도 있다.

단장 한 사람인 단체도 많다. 국립을 제외한 우리나라 오페라계의 현실이다. 그렇기에 좋은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각 개인의 기량은 이미 세계적임을 인정받았다. 생산라인과 유통 마케팅 시스템의 부재다.

새판을 짜야 할 때다.

본연의 역할을 못하는 국립 오페라단도 오페라페스티벌도 죽어서 거름이 되자. 땅을 새로 일궈 건강한 영토를 만들자. 이방법이 죽어가는 오페라를 살리는 길이다. 극장을 중심으로, 페스티벌을 확대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큰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우리오페라가 가야할 길인 것이다.

불 꺼진 창이된 고양아람누리 극장, 투쟁이 시작된 경기문화의전당, 우리 오페라의 미래의 모습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런 점에서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꾸준히 찾는 대구 오페라페스티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오페라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현준 한강오페라단장은 배재고등학교와 한양대 음대, 이태라 롯시니 국립 음악원 등을 졸업했다.이태리 푸치니. 모나코. 콩쿠르 등 수많은 국제대호에서 입상을 했으며 오페라 <돈 카를로> <카르멘>. <팔리앗치> 등 1000여 회 음악회에 출연한 성악계의 중진이다.

kbs 열린 음악회. sbs콘서트 등 300여 회 방송 출연을 비롯 김영삼 대통령 마르틴 루터 킹 평화상 수상식 특별 연주/문화일보 초청 독창회/예술의 전당 서울 심포니 초청 독창회/ 월드컵 1주년 기념 세계 최대 상암 월드컵경기장 오페라 <투란도트> 예술 총 감독/2005 세종문화회관 최장기 오페라 <투란도트> 예술 총 감독/2012.2013년 예술의 전당 오페라 <페스티> 주역 출연/2014 파리 바그너 아카데미 초청연주/2014 예술의 전당 밀알 콘서트/유엔 평화음악회 등 출연하며 연출과 연주활동을 병행해 오고 있다. 현재 한국오페라융성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