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로고, 프랑스 슬로건 표절 논란
정부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로고, 프랑스 슬로건 표절 논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7.0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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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 주장, 문체부 강력 부인에도 의혹 더 짙어져

지난 4일 정부가 발표한 새 국가브랜드 로고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표절 시비에 말려들면서 자칫 '국제망신'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으로 번졌다.

▲ '크리에이티브 프랑스'와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로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프랑스의 '크리에이티브 프랑스' 슬로건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정부는) 슬로건에서 사용된 빨간색과 파란색이 태극의 두 색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프랑스 국기의 색이며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이 국가명 앞에 온 것도 명백한 표절"이라고 말한 뒤 "표절된 슬로건에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이 들어있다. 표절과 창의, 참으로 비극적인 코리아"라고 말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슬로건을 발표했을 당시 장동련 국가 브랜드 개발 추진단장은 "'크리에이티브'와 '코리아'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이미지와 단어 등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도록 했고 색상은 태극의 빨강과 파랑을 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이 이날 제시한 것을 보면 둘 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사용했고 똑같이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단 두 슬로건은 일단 글씨체가 다르며 빨간색과 파란색 배치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 두 슬로건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논란이 커지자 문체부는 "프랑스 로고와는 성격과 내용이 다르며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나온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문체부는 "로고 색상에 유사성이 있긴 하지만 태극의 '빨강과 파랑'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 시안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왔다. 전문가들과 유사성을 검토한 결과 프랑스 로고는 자국의 창의성을 부각한 글로벌 비즈니스 캠페인 슬로건이지만, 우리 로고는 국민들의 의견을 모은 것을 핵심으로 정한 내용이라 유사하지 않은 것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내놓은 슬로건을 우리 나라가 고스란히 그대로 썼다는 점 자체에서 이미 창의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더욱이 이를 그대로 강행할 경우 자칫 '국제망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검증을 거쳤다'는 문체부의 주장 또한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디자인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디자인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직무유기' 혹은 '거짓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용이 다르다'는 이유로 표절이 아니라고 하는 주장 또한 문제가 있다. 결국 내용만 다르면 슬로건을 그대로 본따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낸 셈이다. 이럴 경우 국제망신을 피할 도리가 없다. 

또한 손혜원 의원이 "(이 제작에) 지금까지 35억이 들어갔고 앞으로 더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세금 낭비'라는 비난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