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산비엔날레, 최초로 한중일 아방가르드 미술 전시
2016 부산비엔날레, 최초로 한중일 아방가르드 미술 전시
  • 이은영 기자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7.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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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림 정강자 장 샤오강 오카모토 타로 등 한중일 아방가르드 대표 예술가 작품 한눈에

2016 부산비엔날레가 오는 9월 3일부터 11월 30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과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열린다.

올해 비엔날레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로 90년대 이전의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다루는 'Project 1'과 90년 이후에 대두된 글로벌 비엔날레 시스템을 다루는 'Project 2', 그리고 다양한 종교와 인종, 국적의 예술인들과 학자들이 모여 두 프로젝트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Project 3'으로 구성되었다.

▲ 지난 20일 열린 부산비엔날레 기자간담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윤재갑 전시감독, 임동락 집행위원장, 구어 샤오엔 중국 큐레이터, 사와라기 노이 일본 큐레이터, 우에다 유조 일본 큐레이터, 김찬동 큐레이터

특히 이번 비엔날레는 역사상 최초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아방가르드 작품이 한 곳에 전시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으며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윤재갑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은 지난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경우 작품들을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고 일본의 경우 전쟁 가해자가 피해자인 듯한 내용의 작품들이 있어 중국과 한국 측이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해 한 자리에서 3국의 작품을 전시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그 틀을 깨고 역사상 처음으로 3국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의의"라고 말했다.

▲ 중국_쉬 빙(Xu Bing)_[Cultural Animal], Single channel video, 1993-1994

중국은 1976년 문화대혁명 이후 '북경의 봄', 천안문 사태를 지나 1995년 '원명원 사태'까지 이르는 저항과 갈등의 시기에 나온 작품들을 선보인다.

중국의 구어 샤오덴 큐레이터는 "문화대혁명 후 중국 작가들은 중국 최초 야외 미술그룹인 무명화회, 저항적 성격을 가진 성성화회, 사진작가들이 독립적으로 조직한 사월영회 등을 통해 전시를 탄압하는 중국 사회에 맞서 예술의 자유와 시대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시각을 구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예술가인 장 샤오강을 필두로 쉬 빙, 마 류밍, 장 환, 황 루이, 마 더셩, 마오 쉬후이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 중국_장 샤오강(Zhang Xiaogang)_[Wasteland No.2], Oil on paper, 25.6cm x 19.6cm, 1988

일본은 '그라운드 제로'라고 하는 히로시마 원폭 이후부터 80년대 말까지의 전위예술, 구타이, 모노하, 슈퍼플랫의 일부분을 포함한 전위미술이 선을 보인다.

일본의 사와라기 노이 큐레이터는 "1930년대 이미 전위미술이 피크를 이루었고 추상과 초현실의 만남으로 다채로운 작품들이 나왔지만 1939년 군부가 들어서면서 침체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종전 이후 오카모토 타로를 중심으로 봉건주의적 화단을 부정하는 '전위' 운동이 일어났고 이후 1986년에는 이 '전위'에 전면으로 반기를 든 새로운 사조가 생겨나면서 기존의 체계를 반발하는 식으로 일본 전위미술이 발전했다"고 밝혔다.

오카모토 타로를 중심으로 시노하라 유시오, 아카세가와 겐페이, 에노키 츄, 호리 코사이, 오리모토 타츠미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일본_오카모토 타로(Okamoto Taro)_[숲의 규칙], 유채, 캔버스, 181.5cm x 259.5cm, 1950

한국은 7,80년대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 자유를 추구하면서 단색화나 민중미술의 기저를 이루면서도 미처 조망받지 못했던 작품들을 소개한다.

김찬동 큐레이터는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형식적 모더니즘이나 사회적 리얼리즘이 아난 사회비판적인 담론을 제시한 작품들이 대거 공개되고 주류에 편승하는 것을 거부하며 주변부에서 활동해온 입체, 개념미술, 해프닝, 미디어 등의 실험적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면서 "한국의 전위미술사를 우리가 다시 써보자는 생각으로 숨겨진 자료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 한국_정강자_[투명풍선과 누드], 퍼포먼스(재연) 영상, 1968

<투명풍선과 누드> 퍼포먼스를 선보인 정강자, <기성문화 장례행렬>을 선보였던 제4집단, 그리고 김구림, 성능경, 이건용, 이승택 등 한국의 아방가르드를 이끌었던 대표 작가들의 숨겨진 걸작들을 만날 수 있다.

▲ 한국_김구림(Kim Kulim)_[현상에서 흔적으로], 300×200cm, 1970

비엔날레 기간 중에는 아방가르드 전시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학술적 담론 형성을 할 수 있는 심포지움 및 강연이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공연의 경우 부산을 기반으로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문화예술인 및 단체와 협력해 진행하는 '채널 B'(가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고려제강 수영공장은 전시 공간은 물론 휴식처, 맥주 마시는 곳 등이 마련되며 전시장 중간에는 학술, 공연 등이 개최되는 '중정'이 설치된다.

또한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고려제강 수영공장 전체를 사용해 공장 부지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이후에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게 만들어진다. 이 곳은 지난 2014년 특별전이 열렸지만 그 때는 공장의 일부를 이용한 전시였다.

23개국 120명(팀) 330점이 전시되는 부산비엔날레는 9월 3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 30일까지 부산을 미술의 세계로 만들 예정이다.

임동락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서구적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가 주체가 되어 현대 미술을 바라보는 비엔날레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현대미술의 현 주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