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입단 30년만에 토슈즈 벗어
강수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입단 30년만에 토슈즈 벗어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7.2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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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네긴' 공연 마치며 현역 은퇴, 내년 2월까지 국립발레단장직 수행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1986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입단 30년만에 토슈즈를 벗었다.

강수진 단장은 이날 저녁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 전막 발레 <오네긴>을 마친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

▲ <오네긴> 공연 후 단원들과 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있는 강수진 (사진제공=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네긴>은 러시아 소설가 푸시킨의 소설 <에브게니 오네긴>을 원작으로 한 공연으로 자유분방하고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공연으로 지난 1996년 처음으로 타티아나 역을 맡으며 강수진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강수진은 지난해 11월 한국 현역 고별 무대에서도 타티아나로 나와 최고의 감정 연기와 기술을 선보이며 박수 갈채를 받은 바 있다.

이날 공연을 마친 뒤 슈튜트가르트 발레단 단원과 스태프 등 100여명이 무대에 올라 한 사람씩 강수진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안겼고 관객들은 붉은색 하트가 그려진 '고마워요 수진' 손팻말을 펼치며 환호를 보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강수진의 마지막 공연 <오네긴> (사진제공=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강수진은 최근 발레단 블로그를 통해 "80세가 될 때 발레단을 어떻게 기억하겠느냐"라는 질문에 "사랑이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을 향한 사랑은 늘 내 마음속에 있으며 무덤까지 갖고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1986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하며 국내 무용수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강수진은 1997년 수석 무용수로 승격됐으며 2007년 최고의 예술가에게 부여되는 독일 궁중무용가(캄머탠처린)에 선정됐고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종신 단원이 됐다.

강수진은 지난 2014년부터 국립발레단장직을 맡으며 클래식 발레 위주의 공연을 벗어나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신작을 선보이며 국내 발레계에 활기를 주기도 했다. 

강수진은 내년 2월까지 국립발레단장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며 연임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으로 돌아와 발레 행정과 후배 양성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