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협 "육당문학상, 춘원문학상 제정 철회하겠다"
문협 "육당문학상, 춘원문학상 제정 철회하겠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8.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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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문제 부각으로 기본 취지 손상, 비판 계속되면 강행할 필요 없어"

한국문인협회(문협)가 논란이 되고 있는 '육당문학상', '춘원문학상' 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문협은 8일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린다는 순수한 차원에서 이 상을 제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하려했지만 문단 안팎에서 그들의 문학적 성과보다는 친일 문제를 중점 부각해 이 상의 기본 취지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 최남선과 이광수

이어 "문학상 본연의 목적과 관계없이 친일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비화된다면 굳이 이 상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면서 두 문학상 제정 취소의 뜻을 밝혔다.

문협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통해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내년부터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을 만들어 우수 문인들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육당과 춘원의 친일 행적을 두고 문학계 안팎에서 논란이 빚어졌고 이에 문효치 문협 이사장은 "친일 행각은 인정하지만 그들의 공은 별개로 다루어야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논란이 거세지고 문학계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자 문협은 결국 문학상 제정을 포기했다.

육당 최남선은 최초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이광수는 최초의 장편소설 <무정>을 쓰며 한국 근대문학의 시작을 알린 문학가였지만 최남선은 이후 친일 논설과 함께 일본사관을 주입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친일 행각을 펼쳤고 이광수는 창씨 개명에 앞장서며 조선 학생들에게 학도병 지원을 권유하는 등 친일 행각을 하면서 두 작가 모두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문협의 '춘원문학상, 육당문학상' 제정 논란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게 되었다.

문학계에서는 두 작가의 친일 행적과 더불어 '문학상이 많은 현실에서 또 문학상이 나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