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한성준 춤의 시원과 확산>
제3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한성준 춤의 시원과 확산>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08.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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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鶴)> 악보 발굴, 한·일 공동 복원 재창작·춤유산 아시아적 확장성 의미 반추

‘국호’를 단 최초의 전통무용축제인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이 해를 더해 대표성과 정통성을 다지며 고품격의 행사로 거듭난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회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춤자료관 연낙재는 8월과 9월 서울과 충남 내포시에서 제3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을 개최한다.

서울행사는 오는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연낙재 세미나실 등에서 한국을 비롯 일본·중국의 무용가와 학자가 참가한 가운데 “한성준 춤의 시원과 확산”이라는 콘셉트로 열린다.

▲ 한성준의 학춤(사진제공=연낙재)

중앙과 지방, 공연과 학술의 경계를 넘어 입체적 접근으로 호평 받은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이 올해는 시대와 세대, 지역과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어 더욱 확장된 프레임으로 관객과 만난다. 

25일, “우리 춤의 맥·혼·몸짓”은 한국을 대표하는 일곱 명의 중견무용가들이 출연, 춤의 자웅을 겨룬다. 한성준을 시원으로 오늘로 계승되고 있는 전통춤을 비롯 신무용으로 지평이 확산된 춤의 범주까지 폭넓게 아울렀다.

▲ 신무용가 조택원(좌측)과 한성준(우측)

임현선 대전대 교수의 <태평무>(강선영류)를 비롯, 정혜진 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의 <고풍>, 김삼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살풀이춤>, 윤미라 경희대 교수의 <진쇠춤>, 채향순 중앙대 교수의 <장고춤>, 배상복 전 제주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의 <신명>, 김충한 전 정동극장예술단 예술감독의 <가사호접> 등 다채로운 춤의 향연이 펼쳐진다. 

26일 선보이는 “한·일 공동 <학(鶴)> 복원&재창작”은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 춤의 시원과 확산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무대로 관심을 모은다. 신무용가 조택원이 조선춤의 명인 한성준에게 전통학춤을 배워 일본의 근대음악가 다카기 도로쿠에게 작곡을 의뢰해 창작한 한국 최초의 무용극 <학(鶴)>의 악보가 일본에서 발굴되어 연낙재 기증을 통해 한·일 공동 합작으로 복원, 재창작된다.

한성준-한영숙으로 이어져온 <전통학춤>이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의 지도로 무대에 오르고 한국무용가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을 비롯 한국적 현대무용을 정립한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발레리노의 표상 이원국 등이 참여한다.한·일 양국의 무용가, 학자들이 참여한 <학>의 복원, 재창작 작업은 지난 7월 작곡자 다카기 도로쿠 몰후(歿後) 10주년 기념행사로 그의 고향인 일본 톳토리현 와라베관박물관 공연장에서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다.

▲ 학춤 악보(사진제공=연낙재)

각 장르로 확산된 <학>의 재창작 무대에는 일본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마쓰모토 뎃페이, 소프라노 마쓰다 치에의 라이브음악이 곁들여져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카시 도로쿠가 작곡한 <학>의 악보를 발굴한 후지이 코키 시마네대학 교수가 음악적 학술고증을, 그리고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무용적 학술고증 결과를 발표하는 등 렉쳐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27일은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춤의 거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중 우리 춤문화유산의 향연”이 개최된다. 역사 속 춤의 명작을 비롯 한성준 춤을 시원으로 중국 조선족무용사회로 파급되어 오늘로 계승되고 있는 춤의 흐름을 반추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또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6호 소고춤 예능보유자 정인삼 명인이 출연하여 흥과 신명으로 우리 춤의 진면목을 선사한다.  한성준-한영숙으로 이어지는 춤맥을 잇고 있는 한국창작춤의 대모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산조춤>을 춤추고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한푸리>를 선보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전수조교 인남순이 <처용무>를, 한성준이 나라의 태평성대를 염원하며 조선의 왕과 왕비를 콘셉트로 만든 <태평무>를 박재희 청주대 명예교수가 춤춘다.

▲ 김매자의 산조춤과 배정혜의 한푸리(사진제공=연낙재)

한성준-한영숙의 춤맥을 이어온 고(故) 정재만을 사사한 중국의 대표적 조선족무용가 한현걸 북경무도대학 교수의 <살풀이춤>, 중국 조선족무용의 메카 연변대학교 김영화 교수의 <장고춤> 공연도 이번 행사의 의미를 배가한다. 한성준 춤이 한국을 넘어 중국 조선족무용사회로 파급되어 시·공간적으로 확장된 노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무대다. 

아시아의 근대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모아진 학술담론의 장도 마련된다. “서구적 충격, 迷夢에서 깨어나다, 아시아 춤의 근대화와 한국 근대춤의 노정”을 주제로 국제무용학술포럼이 오는 28일 연낙재 세미나실에서 개최된다.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이행기, ‘양(洋)’으로 표상되는 ‘서구적 충격’ 속에 아시아 춤의 근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서양춤의 수용과정을 폭넓게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