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장군 승리는 “칼 아니라 붓으로 이겼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승리는 “칼 아니라 붓으로 이겼다”
  • 홍경찬 기자
  • 승인 2009.08.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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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 RCE포럼서 성웅 이순신 장군의 '스마트 파워'역설

 제48회 한산대첩축제 개막에 맞춰 지난 8월 12일 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제10회 RCE(Regional Centres of Expertise,지역전문지식센터) 포럼에 초청 강사로 나선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한산대첩을 비롯 23전23승을 이룬 이순신 장군의 승리 비결로 칼이 아닌 붓을 꼽았다.

▲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RCE포럼서 성웅이순신 장군의 '스마트 파워'를 역설하고 있다.
 거북선과 천자통을 비롯한 무기의 승리가 아니라 일본의 전법을 낱낱이 파악한 정보의 승리라는 것이다. 무력이 아닌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서, 통영의 내일도 문화에 달렸음을 강조한 것이다.

 자신의 고향 아산에는 안 가도 통영의 한산대첩축제는 빼놓지 않고 참여한다는 위트로 청중의 박수를 받고 시작된 이어령 전 장관의 이날 강의는 이순신 장군을 거북선의 발명가 정도로만  평가하는 것은 그 업적의 절반도 보지 못한다는 것으로 말머리를 풀었다.

 판옥선을 리모델링해서 거북선으로 만든 것은 일본 안택선에 대한 연구는 물론, 화공법을 잘쓰지 않고 조총에 의지해 접근전을 주로 쓰는 일본군의 전략도 모두 간파한 지략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한산대첩의 학익진 역시도 정보전의 승리이며 이러한 정보력이 23전23승을 이끈 비법이고,  우리가 이순신 장군에게 본받아야 할 점도 바로 이 정보력, 곧 무(武)가 아닌 문(文)의 힘이다.

 임란 이후 일본이 조선통신사를 청한 것도 문화를 배우기 위한 것이었고,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자산이야 말로 글로벌 경쟁에 꼭 필요한 ‘스마트 파워’다.

 그렇다면 스마트 파워의 재료인 문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시를 한 줄 외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 즉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배용준이 일본에서 욘사마 열풍을 일으킨 것 역시도 일본 여인들의 가슴을 울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수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활보하는 통영은 세계의 어떤 도시와도 견줘도 뒤지지 않는 스마트 파워가 잠재하고 있으며 공립예술고등학교 등을 통해 이를 적극 발굴, 육성해야 한다.

 한산대첩축제 역시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어령 전 장관은 통영과 통영 시민은 축제를 즐길 자격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창조적 축제를 만들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으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새의 날개는 단지 날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알을 품기 위해 더 많이 쓰이듯, 이순신 장군과 수많은 예인의 자취를 품고 있는 통영도 전 세계로 비상할 것이라며 함께 날개를 펴자고 제안했다.

 이날 초청강의는 통영 시장을 비롯 350여 명의 시민이 참석, 소극장 좌석이 모자라 서서 경청하기도 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武 아닌 文이 승부를 가른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홍경찬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