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예천 야옹정' 보물 지정
경북 예천 '예천 야옹정' 보물 지정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9.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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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전 건물의 특징 잘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청 "한국 건축 연구 귀한 자료"

경상북도 예천군에 있는 '예천 야옹정(醴泉 野翁亭)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9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제 제230호로 지정되어 있는 예천 야옹정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17호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 보물로 지정된 예천 야옹정 (사진제공=문화재청)

야옹정은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야옹 권의(1475~1558)의 아들 권심언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로, 아버지의 호를 따 '야옹정'으로 이름을 지었다.

건물의 수리 내력이 적힌 중수기(重修記)에 따르면 이 정자는 임진왜란 전인 1566년(명종 21년)에 건립되었으며 건물의 지붕에는 1566년을 가리키는 ‘가정 병인(嘉靖 丙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남아 있다.

건물의 평면은 전체적으로 정면 4칸, 측면 4칸의 ‘고무래 정(丁)’자 형이다. 정면 좌측 3칸은 대청으로 꾸몄으며, 오른쪽으로 온돌방 3칸과 누마루 1칸을 세로로 길게 두었다. 

건물 주위에는 흙과 돌로 만든 토석담장을 둘렀고, 전면 담장 왼쪽에는 기둥이 네 개인 사주문(四柱門)을 세워 정자로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야옹정은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에만 놓여 있고, 공포를 이루고 있는 새 날개 모양의 익공(翼工)이 짧고 강직한 점, 창호의 가운데에 문설주가 세워진 영쌍창 등 조선 전기 건물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붕의 서까래 위에 놓이는 평고대와 착고막이를 하나의 부재로 만든 통평고대는 이 건물의 가치를 더해준다. 

이러한 방식은 고려 시대 건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는 기법으로, 야옹정의 오랜 역사를 잘 보여주며 건물 내부의 천장 등 곳곳에는 단청의 흔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데, 정자에 단청을 한 것은 보기 드문 예이다.

문화재청은 "현재 임진왜란 이전의 건물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임진왜란 전 최초 건립 당시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야옹정은 임진왜란 이전의 한국 건축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