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의 예술성이 가득담긴 ’시전지‘전
옛 선비들의 예술성이 가득담긴 ’시전지‘전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10.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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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사고판화박물관, 11월 20일까지 다양한 형태와 색채 볼 수 있어

젊은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연서를 쓸 때 한번 쯤은 애틋한 마음을 잘 표현해줄 편지지를 고르며 설레어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날 ‘팬시’란 이름으로 유명 브랜드 문구사에서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또는 이름모를 작가들이 그림이나 캐릭터가 감성을 자극하는 편지지로 출시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라 이메일로 보내는 간단한 시대가 됐지만 그래도 어떤 특별한 마음이나 감상을 담고 싶을 때는 포털이나 또는 자신이 찍은 사진 등을 이용해  '팬시편지지'를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 개자원산수보소

예전 우리 선조들도 정서는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선비의 표상이라 일컫는 매난국죽은 물론 산수와 여러 아름다운 문양들이 그려진 시전지(詩箋紙)를 사용해서 자신들의 마음과 뜻을 품격있게 표현하려 했다는 기록들이 발견된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오는 11월20일까지 열리고 있는 ‘시전지’전시에서 그 기록들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시전지(詩箋紙)란 “글이나 편지를 쓰는 작은 쪽지”로 문양과 색상이 있는 편지용 종이는 꽃 문양이 많아 화전지(花箋紙)라고도 했고, 시를 보낼 때 쓴다해서 시전지(詩箋紙)라고도 했다.

청 말에는 시전지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에서는 명전(名箋)이라 이름 붙여 판매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과 청나라 시전지 관련자료 170여점과 명청시대 화보류 30여건 등 2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 대원군관련(하정일)시전지1소

이번 전시는 몇 가지의 특징이 있다.조선시대 선비들이 사랑한  조선과 청나라에서 제작된 시전지 목판, 시전지 와  아름다운 다색 목판화  시전지와  옛 글이 적힌 편지와  편지봉투 등을  소개하는 대규모 시전지 전시 △조선의  선비들과 화가들이  사랑했던  명  청 시기에 만들어진 다양한 화보류 (고씨화보, 시여화보, 십죽재화보,개자원화보, 방씨묵보, 정씨묵원, 당시화보, 팔종화보, 만소당죽장화보등)를  한 자리에 가장 많이 소개하는 최초의 전시 △동아시아를  관통하는 시전지와  화보를   통해  동양문화의 다양한  캐릭터와   콘텐츠를  확보  하는 전시회 △가을 독서의 계절에 시전지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들이 선비가 되고 시인이 되어 곱게 새겨진 목판화 종이에 시 한편 적어 가까운 지인이나 연인에게 보내는 여유를 갖는  마음으로 보는 전시회이다.

이와함께 이뤄지는 전시교육으로는  나만의 목판화 시전지만들기전통판화학교가 주말에 1박 2일 템플스테이로 운영된다.

한편 시전지가 탄생된 배경을 살펴보면  설도전- 설도 (768-831 )가 백거이 ,두목등과 시를 주고 받을 때 채색전지에 시를 써보 내면서 설도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송나라 서경초에 의해 편리하게 10여종의 편지지가 만들어 졌다. 원나라  비저의 전지보에 문양이 있는 전지가 소개되고 있어  당시에 문양이 있는 시전지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국이상국집등에 시전, 화전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어 고려시대에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선비들이 선물하기 좋은 주요 품목에  시전지가  들어갈 정도 선비의  필수품으로 받아 들일 정도로 유행했다.